출처 :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811139252
2060년 2월 29일, 우리 다섯은 죽을 것이다.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하겠지.
지난 40년 사이, 세상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급변했다. 기술은 나날이 발전했고, 그 무엇도 발전 속도를 늦추지 못했다. 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의료 기술, 교육, 전쟁,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법이 기술에 의해 통제되기 시작했다. 인간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에 너무 감정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인간은 아주 사소한 선택권까지 빼앗기고 말았다. 전공, 직업, 사랑, 죽을 날짜, 매일 먹을 음식... 인생에서 만들 수 있는 모든 결정을 뺏기고 말았다.
규칙은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에 안내서를 제시했다. 조금이라도 규칙에서 어긋나면 바로 제지당하곤 했다.
나는 공장 근로자였다. 마커스, 제이, 엘리, 링컨, 카라와 나, 총 여섯 명이 함께 근무했다. 우리는 나름 상황에 만족한다고 생각했다. 뭐, 규칙에 따르면 우리는 현재 삶에 만족하는 중이라고 하는 데다가, 근무지에서 우리 다섯 명만이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서로 직접 대화를 나눌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순간, 모든 불이 꺼졌다.
링컨이 침묵을 깨기까지 몇 분, 우리는 감히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전기가 나간 모양이야," 링컨이 말했다. 우리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그였기에 우리는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익숙한 파란 불빛도, 음악도, 백색 소음도 사라졌다. 그저 세상이 고요해진 탓에 무언가가 미세하게 윙윙대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공장 전체 전력이 나갔으니까 적어도 우리 세상만큼은 고요해진 게 확실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빛이 없었기에, 마커스가 손전등을 꺼내 우리를 비췄다. 이곳에 머무르는 게 좋겠다고 다들 의견을 모았지만,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을 무시할 수 없었다. 과연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까? 유일하게 엘리만이 공장에 남겠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엘리는 자신을 말릴 사람이 없기에 자살을 기도했단다. 하지만 도움의 손길 하나 없는 그곳에서도, 자살이란 참 힘들었다.
우리는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었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평소라면 감히 해볼 수 없던 것들을 해냈다.
그리고 다시 불이 들어왔다.
우리는 곧 모두 체포됐다. 카라는 처음 불이 꺼졌을 때 들었던 미세하게 윙윙대는 소리가 자유가 아닌 통제, 그러니까 카메라 동작 소리였다는 것을 깨닫고 전부 게워냈다. 우리는 그날 모두 죽을 운명이었다.
제이는 창문을 깨 자연광을 들어오게 한 죄로 15시 02분에 처형됐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마커스와 카라는 몇 년 전부터 사랑을 키워오고 서로를 선택한 죄로 16시 35분에 나란히 약물 주입으로 사망했다.
링컨은 자신이 쓴 시를 손에 쥔 채 16시 51분에 사망했다.
내 사망 시간은 17시 38분으로, 가장 늦었다. 바깥에 나가는 게 아니었다.
그게 전부였다. 우리가 감히 해볼 수 없었던 것들이.
엘리만이 여섯 명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되었고, 회복 기간을 거쳐서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첫댓글 무슨뜻이지ㅠㅠ 근데 무서워
불 꺼진 게 규칙을 지킬 지 안 지킬 지 시험해보려고 끈 거고, 근데 그걸 카메라로 찍고 있었고, 1명 빼고 다 공장 밖으로 튀었다가 규칙 위반으로 다 사형인데 그 한 명은 또 쳇바퀴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서 자기들이 나은 것 같다는 뜻인가봄?
엘리는 죽지 못해 사는거고... (감시자들이 일 시키려고 자살 막음) 나머지들은 저항해서 처형당하짐만 자유를 느꼈으니께 후회는 없다는 뜻인가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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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이게궁금...왜 다섯명이된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