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humoruniv.com/board/read.html?&table=pds&number=1286337
온 동네가 초가집이던 시절, 울 외할아버지는 증조 할머니께서 집에 맛있는거 생기면 놋 접시에 조금 담아서 도깨비 밥이라고 고 외양간 옆에 있는 광 구석에 하룻밤 두시는 걸 보고 재밌어보이셔서 어릴적부터 따라하셨고, 얼떨결에 계속 하셨다고 함.
그러다 울 어머니 신혼시절, 하루는 저녁 술을 말술로 드시고 뜬금없이 한 밤중에 인근에 사시는 동네 죽마고우가 보고 싶다고 그 집에서에서 같이 덧술하시고 한 숨 자고 온다며 나가셨대. 다음날 꼭두새벽 외할머니께서 동네가 시끄럽길래 나가보니 그 친구분 집안에 연탄불이 잘못됐는지 일가족이 질식사했다고 난리가 나 있었음. 그 말 듣고 외할아버지가 그 집안에서 잤다고 생각하신 외할머니는 졸도하심.
그러다 누가 흔들어서 깨어나보니 외할아버지가 온몸이 홀딱 젖은 채로 자기를 흔들고 계셨다고 함. 그래서 자기도 충격으로 죽었나보다 하고 같이 강 건넙시다 하셨는데 멀쩡한 사람 죽이지 말라고 외할아버지한테 혼나셨다고 ㅋㅋㅋ
알고보니 외할아버지께서는 지난 밤 친구네 집 대문을 본 것 까지는 기억하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없고, 엄청 걸걸한 목소리가 머릿속에 천둥처럼 울려서 눈 떠보니 닭우는 소리 들리고 본인은 친구집 너머에 있는 동네 뒷산 개울가 안에서 쪼그리고 계셨다는 거야.
그래서 후다닥 일어나셔서 내려와보니 친구집 앞에 동네 사람들 다 모여있고 그 가운데 자기 마누라가 기절해 있는거 보시고 후다닥 달려오신 거였다고.
이게 어찌된 영문인가 싶어 어리둥절 하시다가 문득 자기를 깨운 목소리가 뭐라 했는지 자세히 떠올려보니... 아마도 본인께서 들으신 목소리는 이거였다고 함.
"밥값"
이게 환청인지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우리 가족과 친척들은 아직도 외가집 집도깨비가 외할아버지 살리려고 밤새 홀려서 뒷산에 데려간 거라고 알고 있음.
울 외할머니께서도 그 이후로 도깨비밥을 차리시기 시작했고, 외숙모들한테도 꼭 하라고 가르치셨다고 함.
첫댓글 따봉도깨비야 고마워
현실적으로는 친구집에 방문한 할아버지도 연탄가스에 중독됐는데 중간에 깨서 비몽사몽 밖으로 나와서 걷다가 개울가에서 기절하고 기억에 손실 입어서 중간과정을 기억 못하는거겠지만 도깨비가 구해줬다고 믿을래 ㅎㅎ
본문도 댓글 해석도 신비로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연탄가스 중독되면 혼수상태에 빠지고 의식이 있어도 팔다리를 못움직인대 처음 증상도 두통 어지러움 몽롱함이고 술까지 취한 상태에서 중간에 깰수는 없을듯 일가족 사망한정도면 농도도 높은거라
@으아아아아아아아마강 케이스마다 다르지. 우리엄마가 연탄가스 중독됐다가 살아나셔서 자세히 들은적이 있어. 정신을 잃었다가 (본인이 쓰러진건 기억이 안나신다고 함) 희미하게 정신이 들었는지 어쨌는지 밖으로 나오셔서 다시 쓰러졌고 동네사람들이 발견해서 살아나심. 엄마의 마지막 기억은 방도 아니고 옛날 부엌으로 사용하던 곳에서 목욕했던 기억이래. 근데 옷은 다 입고 있었던거보면 다 씻고 방에 들어가서 옷도 입었는데 그 기억이 다 날라간거임. 연탄가스 중독 증상중에 혼란, 의식소실이 있어서 중간과정을 기억 못하는게 대다수야. 일가족 사망 사고가 뉴스에 크게 나와서 그렇지 산 사람도 많고 일부만 사망한 사고도 많아. 근데 살아난 사람이라도 중간과정은 거의 기억하지 못하기때문에 초자연적인 무언가랑 결부시켜 생각하기 쉬운듯.
밥찷일개요.
도깨비얘기 너무 재밌어….
도깨비 착하다🥹
도깨비는 늘 신기하단말이지
저런거 따라하다 잡귀신 붙을수도 있겠지?
도깨비야 고마워
도깨비도 밥값을 하는데..
따봉깨비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