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문화생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diamond]

출처 : 여성시대 diamond

꽃이 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날들이

네가 떠난 흔적처럼 남았다.

이승희/다시 봄비는 내리고

수많은 것들이

중력에 몸을 꿇는 계절이 왔다

당신께 드리는 내 무릎은

계절이 필요없다

이훤/무계

어젯밤에는 잠든 사이 

양철지붕을 빌려 비가 한참을 울다 갔다.

고영민/사슴공원에서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서 터지던 네 울음

신경림/가난한 사랑 노래

나는 잠수함

네가 사는 물 밖으로 다신 나가지 못 한다

자꾸 아래로 침잠하는 버릇

아무 데도 나는 정박할 수 없구나

바다 밑에 문어발처럼 뻗은 섬의 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씩씩거리며 용암을 토하는 화산의 아가리가 얼마나 깊은지

나는 네가 

그런 어둡고 탁한 깊이를 평생 모르고 살아가길 바란다

어느 날엔가 그냥 장난처럼 낚싯대를 하나 가지고 나와

그 끝에 잠시 파닥거리는 웃음을 미끼로 달고서

재미있게 하루를 드리웠다가 거두어 가거라

그때 나는

온통 철갑으로 둘러진 무거운 몸을 죄악처럼 입고서

네 그림자 밑을 조용히 스쳐 지나갈 것이다

녹슨 쇳조각 떨어져 내리는

폐선들이 가라앉은 

심해의 어둠 속으로 다시 나를 꿇어 앉혀야 할 일만 남은 것처럼

최금진/잠수함

지구라는 별에서의

마지막 만남과 헤어짐

우리 다시 사람으로

만나지는 못하리

나태주/별리

나는 이제 

한 문장에서 한 문장으로 건너가는 죽음처럼

오래 슬프구나.

낱말과 낱말을 건너

비문처럼 자유로웠다면

나는 당신과 다르고

나는 당신을 몰랐을 텐데.

여태천/번역

문제 시 속삭여 줘요 

[스티취취이]

너무 좋다 ㅜㅜㅜ

[아련한 여시]

가난한 사랑 노래 중학생때 보고 너무 좋았던 시야..!!!
상황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해서 여운깊었어

[아비가일쓰]

다 좋다ㅠㅠ

[자스민우롱차]

어떻게 이런 글을 쓰지

[라니쮸]

가난한 사랑 노래는 볼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울컥함 ㅜㅜ 다른 시도 다 너무 좋다..

[복숭아 머가리]

너무 좋다 ㅠㅠㅠㅠㅠㅠ

[물 위를 걷다]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 시 구절 보면 말로 표현 못하는 부분을 침착하고 눈부시게 표현하는 게 너무 좋아...ㅠㅠ
여시야 좋은 글들 모아서 글 쪄줘서 고마워!!♥

[안녕가오리]

너므조아..고마워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