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sports-g.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567&fbclid=IwZXh0bgNhZW0CMTEAAR0q4ZnFBHBscvEXTE79QlbVBYGfbsFzQAbmEewH6g2RnmCG9JWbCGXozMg_aem_AXQcWvlAMXvcir00s_PcVtr2V1F5JFcDUOrT9Gn7dL0jPyMvQMUtnz8qomI0NlpnQNaFADX8xLzjLwInuvTxds20
경기 소감
아, 힘드네. 그런데 너무 좋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실 이번 경기
를 앞두고 대표님이…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김포전 끝나고 대표님께 사
퇴 의사를 말씀드렸다. 그런데 대표님이 기사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절대 안 된
다고 했다. 시즌 다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다.
근데 선수들 앞에서 대표님이 그 이야기를 하셔서 내가 굉장히 당황했다. 어떤 것이
어도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다. 내가 처음에 맡을 때도 1년이라는 시즌보
다 내가 감독으로서 팀을 이끌 때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그만두겠
다고 수뇌부에 말씀드렸다.
그래서 1라운드 로빈 끝나고 내 나름대로 정리를 했다. 대표님께서 그런 부분은 절
대로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마음을 다시 잡고 준비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
들어낸 것 같다.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잠깐 미팅은 했지만 앞서 인터뷰한 것처럼 1라운드 로빈은 잰걸음으로 갔지만 2
라운드 로빈은 큰걸음으로 가겠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리그를 치르는 동
안 굴곡이 있다. 2라운드 로빈의 첫 걸음을 잘 뗐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
고 자신감 가지고 하자고 선수들에게 격려했다.
기분 하늘로 날아갈 것 같다. 더군다나 수원삼성이라는 거대한 팀을 격침시켰
다. 사실 그런 꿈을 꿨다. 팀을 맡으면서 수원삼성을 한 번 이겨보고 싶다는 막
연한 꿈을 꿨는데 현실로 다가오니까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그리고 염기훈 감
독이 나와 사제지간이라 미안하기도 하다.
염기훈 감독이 "제가 한 번 이기고 감독님이 한 번 이겼으니 동등한 겁니다"라
고 말하면서 축하해주고 격려해줬다. 오늘은 감기약 안 먹어도 잠 잘 올 것 같
다.
지금 성적에 책임져야 할 게 있었는가?
나는 축구라는 게 팀이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리그를 시작하면 일정 부분에
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초보 감독이긴 하지만 감독직 맡
으면서 자신도 있었고 수석코치까지 지내는 등 프로에 오래 있어서 결과물이
없으면 한 달이라도 그만두겠다는 각오로 했다.
1라운드 로빈이 끝나고 성적에 대한 건 분명 내가 책임져야할 부분이 있었다.
굉장히 고심을 했는데 대표님과 단장님이 그건 불허라고 딱 잘라서 말했다.
다시 마음을 바로잡고 리그에 더 올인하고 지금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지 더 생각했다.
전력분석관도 있고 코치도 있지만 수원삼성을 분석하기 위해 눈알 빠지고
파란 것만 보일 정도로 잠 못자고 했다. 그런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
다.
지도자들이 색깔을 입히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말에 동의하
지 않는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 그러냐면 어차피 팀을 맡았으면 팀에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오로지 내가 선수들을 이끌고 가야한다. 내가 선수들에게
기술과 전술을 입혔는데 결과가 안 나오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표님과 단장님께 말씀드린 부분이었다. 기간이 길어도 짧아
도 능력이 발휘됐을 때는 감독에게 축복과 환호를 받지만 결과물이 없
을 때는 일찍 책임을 지는 것도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또 올 시즌 동안 그런 고민을 할 일이 있을까.
이제는 더 이상의 발언은 하지 않는다. 대표님께 또 그런 말씀드리는 것
도 결례다. 내가 시즌 끝날 때까지 충남아산이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둘
지 재차 도전해보겠다. 내 머릿속에 구상했던 성적에 도달하도록 도전
해보겠다.
앞으로를 위해 더더욱 정진하고 선수들을 담금질해서 진짜 작년보다
충남아산이 훨씬 축구 스타일이 바뀌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이
야기를 듣고 싶다. 그러기 위해 이전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리고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조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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