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계통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내면을 분석할 때 저만의 기준이 있다면,
인격적으로 나아지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사람들,
즉, 자신의 내면에 대해 "이상적 자아상(ideal self)"을 지닌 사람들일수록
변화나 성장의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입니다.
한가지 확실한 점은,
인간이라면 대부분 더 나아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나아짐의 대상이 보통은 돈이나 명예를 불러오는 능력적인 부분에 치우쳐있다는 점입니다.
즉, 자기계발의 목적이 대부분 부(富)에 있다는 거예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보면,
자신의 성장에 대해, 능력적인 부분보다 인격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들은
실제로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건, 많은 사람들을 지켜본 결과,
심리적 공허감을 뿌리치고 내면의 평정심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바로 이 소수의 "인격수양자"들이더란 거죠.
심리학적으로도, 인격수양자들이 내면의 성장을 더 빨리 도모해내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감정 조절을 예로 들어 볼까요?
감정보다 더 큰 존재
요즘 "기분 관리도 능력이다"라는 말이 화두이죠.
감정 조절은 심리학자들의 오랜 관심 주제 중 하나였고,
감정 관리 기법이라고 한다면, 이미 정형화된 루틴이 어느정도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예일대 감성지능센터의 설립자인 Marc Brackett의 경우,
"우선 멈춤"을 강조합니다.
Marc Brackett은 이러한 멈추기를 메타 모먼트(Meta Moment)라고 칭하는데,
감정의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알아차리는 즉시 스스로에게 얼음!!!이라고 외치는 겁니다.
이 때 제동을 거는 것과 동시에,
3초에서 10초 정도 속으로 수를 세면서 심호흡을 하는 것도 권장됩니다.
하나, 둘, 셋, 쓰읍-후우, 쓰읍-후우, 쓰읍-후우 (코로 들숨, 입으로 날숨)
※ 내 편도체가 지나치게 자극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과,
그 즉시 멈춰라는 내적 외침과 함께 제동을 거는 것은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이러한 정신적 훈련은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내가 새로 자전거 타기를 배운다거나 수영하는 법을 배운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즉, 시간을 두고 열심히 연습해서 몸에 익혀야 하는 것이다.
운전으로 비유하자면,
감정적인 상태에서 그 감정을 폭발시키는 일은,
잘못된 길로 가면서 오히려 엑셀을 밟는 것과 같습니다.
잘못된 길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당연히 브레이크를 걸어야겠죠.
이 브레이크를 밟는 단계가 메타 모먼트라면,
그 다음 단계, 즉, 멈춘 후에 올바른 길로 방향을 돌리는 일은 일종의 "주의분산(distraction) 단계"에 해당됩니다.
즉, 나를 열받게 만든 대상에게서 내 관심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유인하는 거죠.
이 때 유용한 decoy, 즉, 바람잡이가 바로 나의 "이상적 자아"입니다.
'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여기서 이렇게 감정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야.'
'나는 기분에 좌우되지 않는 사람이 될 거야. 여기서 절대로 지지 않겠어.'
멈춰! 까지는 어찌저찌 되더라도,
내 주의집중이 여전히 날 자극시킨 대상에게 꽂혀 있다면,
상대방과의 갈등으로 인해, 감정의 파도는 또다시 급발진하게 될 겁니다.
따라서, 메타 모먼트 직후의 주의분산 단계가 중요한데,
이 때, 감정을 몰아낼 수 있을 정도로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 "상징적 존재"를 심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심리학자들이 주로 추천하는 심상화가 내가 되고자 하는 "최고의 자아"를 떠올리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평소에 자신의 인격적 성장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일수록,
내 최고의 자아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물음을 통해,
자신의 감정 상태를 리프레쉬하기가 더욱 쉽습니다.
감정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이미 자신들에게 있기 때문이죠.
더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 여기서 감정을 몰아내는 역할을 하는 상징적 존재가 꼭 내 최고의 자아일 필요는 없다.
각자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 이를 심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가령, 어떠한 아버지는 일을 하면서 감정 노동으로 힘들 때마다, 메타 모먼트 직후 자신의 아이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애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더 열심히 해야한다라는 쪽으로 주의가 환기되면서, 감정 과몰입 상태로부터 빠져나오게 되는 것이다.
메타 모먼트 → 주의 분산(상징적 존재)까지 성공했다면,
마지막으로, 여기까지 해 낸 여러분을 셀프 칭찬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우리의 뇌는 타인의 칭찬과 스스로의 칭찬을 뚜렷하게 구분해내지 못합니다.
해냈다는 것에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이 과정을 강화시키려면,
인위적으로라도 나 자신에게 응원과 축하의 말을 건네는 일이 반드시 필요해요.
오늘도 잘 해냈구나!
오늘 난 내 이상적 자아에 한발자국 더 다가갔어!
감정은 절대로 날 이길 수 없어. 내가 바로 내 인생의 주도자야.
자전거 타기나 수영하기를 평생 배우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이러한 정신적 기법들도 한 번 확실하게 훈련해 놓으면 평생토록 써 먹을 수 있답니다.
동도 여러분들께서 감정 드라이브의 마스터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감사합니다
요즘 저한테 꼭 필요한 글이였습니다
5살 딸아이에게 매섭게 화내는 저를 보면서
어떻게하면 잘 극복해나갈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잘 극복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다섯번을 연달아 읽게 되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