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www.teamblind.com/kr/post/%EC%99%9C-%EC%9E%A5%EC%95%A0%EC%95%84%EB%A5%BC-%EC%9D%BC%EB%B0%98%ED%95%99%EA%B8%89%EC%97%90-%EB%8B%A4%EB%8B%88%EA%B2%8C-%ED%95%98%EB%8A%94%EA%B1%B0%EC%9E%84-vqhRmOu6
저학년이라 아직 학습내용이 쉬워서
엄마가 애 붙들고
덧셈뺄셈 열심히 시키는 모양인데
그래봤자 150+350은 풀어도
영희가 연필을 150자루~ 이러면 못 품
마주보고 말로만 하는 짝 활동같은 거
진행할래도 걔 짝은 아무것도 못하는 거임
하다못해 간단한 신체활동도 짝활동 시키면
걔랑 짝 둘 다 멀뚱히 서 있기만 함
(안 닿고 짝이 하는 동작 따라하기 같은 활동임)
돌발상황도 간혹 있고 그럴 때마다 참 곤란하다
대화도 이게 말이 통하는건지 안 통하는건지
얘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음
뭔 말만하면 .....응! 이럼
수업시간에도 설명 다 하고
다른 애들 발표도 하고 이야기 나누고
이제 교과서 문제 푸는 시간 되어서
순회지도 돌면 걔는 책만 펴고 가만 있거나
이상한 거 적고있거나
어떤 때는 칠판에 있는 거 잘 따라적어놨음
학급규칙이나 간단한 설명, 지시도
걔한테는 훨씬 더 오래오래 설명해줘야하니
솔직히 힘들고 진빠짐
나도 얘가 학교와서 뭘 좀 하고 가는건가
싶어서 신경쓰임
그렇다고 얘를 봐주려면 얘만 보고
얘 옆에 붙어서 이거하자
이제 여기에 이거 적자 다 봐줘야함
전체에다가 수업 진도 나가고
말 많은 저학년들 발표 시키고 들어주고
그 와중에 다른 학습태도 안 좋은 애
싸우는 애 중재하고 정신없는데
그 애 옆에 달라붙어있을 순 없음
다른 애들한테 의자 까딱 하지마세요~
하는 정도로만
누구야 여기 이 칸에 칠판에 있는거 적으세요~
이 정도만 겨우 함
부모는 모르는가?
아님 무슨 센터 다닌다 함
학부모 상담때도 엄청 간곡히 말함
근데 일반 반에 두겠대
저학년 공부는 자기가 봐줄만하니까
아직 괜찮대ㅎ
이대로는 애 커서 군대갈까봐(....)
장애인 등록도 몇 달 전에 드디어 했대
또 이번에는 센터다니는거
나라에서 돈 받겠다고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하겠대
나랑 특수반쌤이 그동안 그렇~게 상담하면서
특수교육대상자 신청하시라고
애한테 더 좋을거 생각해서 설명하고
상담해도 싫다더니
센터인지 거기 다니는 주변 학부모인지한테서
무슨 정보를 얻으셨는지
돈 준다니까 그거 타려고 신청하네
그마저도 특수반 안 가고
일반반에 있는 걸로 신청한대
나는 얘를 어떻게 대해야하나
지금처럼 애는 학교에 왔소갔소만하고
멀뚱히 앉아있고 내 맘은 안 좋고
이대로가 맞나?
지난 학기에는 학부모한테 전화도 하고 했는데
이젠 모르겠다...
대체 왜 장애아 부모들
애를 일반 학급에 두는걸까?
교우관계고 학습이고 하나도 안되는데
담임이랑 학급애들 힘들게만 하는데.....
왜 그러는걸까
그 정도로 장애라는걸 인정하기 싫은걸까
난 특수교사야.
음..뭐부터 얘기해야할까..
장애아라고 해서 특수반, 특수학교에서
교육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편견이야.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위주라 어쩔 수 없이
중고등에선 특수학교로 빠지는경우가 많지만,
초등은 대부분 통합교육을 해.
특히 장애가 심하지 않은 경우 저학년일수록
완전통합을 부모가 시키고 싶어하고..
부모의 맘은 다 똑같지 않을까?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똑같이
교육받고 싶어하는…
아무리 장애아라고 해도 말야..
이 아이의 전 생애를 두고 보자면,
이 아이의 세계는 점점 좁아질거야.
지금은 일반학급에 있지만, 아마 내년?
길어봤자 3학년엔 결국
특수학급을 가게 될거야..
그리곤 아마 중등엔 특수학교를 가겠지,
특수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에 나오게 될까?
초등에서부터 이미 나머지 일반아이들에게
피해가 된다고 벌써부터
특수학급에 왜 안가냐는 마당에
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쉽게 사회에 나올수 있을까?
결국 이 아인 졸업하고
복지관이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
내 말은 이 아이의 생애에서
일반아이들과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일 수도 있단 거야.
쓰니는 1년 이 아이를 보는거지만,
이 아이는 그 1년이
자기 인생에서 정말 큰 시간이야.
부모는 이미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을 보았기에
그 시간을 최대한 지켜주려 몸부림치는걸거야.
쓰니, 아이가 반에서 못하는건 당연해
그 아이에겐 학습이 중요한 게 아냐
선생님의 목소리,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이 소통하는거,
친구들이 자기들끼리 떠들고 노는 거
그 반의 그 소음,
그 분위기를 경험하고, 관찰하고,
그 속에서 나름 사회를 경험하는거야.
당연 20명이 넘는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벅차고, 힘들지ㅜ
이 아이가 여기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그 속에서 배우는것이 있으니
꼭 쓰니가 뭘 가르쳐야 한다
이런 의무감은 내려놓길바라ㅜ
난 늘 통합반샘들께 고맙고 또 고마워
난 현장에 있지도 또 특수한 학생이 주변에 있지도 않아서 잘 모르고 말 얹고싶지 않았는데 댓글 좀 보고 또 평소에 내가 느낀 건 특수학교가 많이 없다는 거야. 아무리 장애아라도 학습 받을 권리는 있는데 아이에 맞는 학습처가 우선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