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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한우물은지겨워 / (책) 정희진-페미니즘의 도전
안녕 여시들!
나는 최근 들어 ‘아줌마’라는 표현을 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여시야.
여시와 메갈에서부터 시작하여 여러 강의를 함께 찾아 듣기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의 실천이 아주 사소한 언어 사용에서부터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어.
결과적으로 내가 그간 아무렇게나 써왔던 몇몇 표현들에 있어 조심스러워졌는데 가장 문제적이었던 게 ‘아줌마’야.
물론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서워서, 당장 어제 오늘도 무의식적으로 불쑥불쑥 말해버리곤 자책했지만,
모르고 쓸 때와 알고 나서 쓸 때의 마음가짐만큼은 확실히 달라졌기 때문에 글을 찌기로 했어.
내게 이런 변화를 가져다준 직접적 계기는 정희진님의 <페미니즘의 도전>이라는 책이야.
지난 학기에 들었던 여성학 수업에서 교수님께 직접 추천받은 책이고,
이 글에 소개하는 구절들 말고도 내용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으니까,
오늘 이후로 관심이 생기는 여시들이 있다면 꼭 읽어줬으면 좋겠어!
(나는 재미도 없고 글솜씨도 없어서,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글을 풀어나갈 것 같아.
그래서 다소 지루하겠지만, 원래 분량 자체도 길지 않고 그중에서도 최대한 간단하게 잘라왔으니까
잠시만 시간 내준다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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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 미혼 여성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아줌마 같다.” 야.
그런데 이 ‘아줌마’에 대한 혐오(비난)야말로 우리 사회가 나이 든 여성에게 가하는 ‘처벌’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심지어는 같은 여성들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여성에 대한 가장 쉬운 모욕이자 통제 방식이기 때문이야.
비슷한 맥락에서 같은 대학교에서도 4학년 여대생들은 1학년에 비해 나이로 은근히 차별받는 느낌을 들 수 있겠지.
그리고 이 모든 사태의 전제를 조금 폭력적으로 요약하자면
여성이란 '나이'에 따라 애인으로서 노동하거나, 어머니로서 노동하기 때문이라고 먼저 깔고 갈 수 있어.
여기서 '나이'에 우리는 주목해야 해.
2.
남성에 비해 여성은 능력이나 자원보다는, 나이와 외모가 권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50대쯤에 이르면 여성과 남성의 권력은 비교 불가능하게 돼.
왜냐하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Woman)이란 모든 여성(Female)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야.
계급, 나이, 외모, 결혼 여부 등에 따라 (가부장제에서 판단하기에) '진정한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이 구별되는데,
이때 '아줌마'는 마치 여자가 아니라, 제3의 성인 것처럼 치부가 돼.
남성 중심 사회는 '여성 개인'을 '여성'이라는 전체 집단의 속성에 귀속시키지만,
(사실 이 정도만으로도 빡치지. 여성을 인간적인 개인으로 봐주지 않고, 성프레임에 가두고 있다는 얘기니까)
거기에서 좀 더 나아가서, 사실 남성 사회가 원하는 여성의 개념이란 대단히 협소해!
이를테면 정숙하고, 젊고, 예쁜 여성만이 여성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거야.
예시를 더 들게. (사실 이 예시에 공감하기엔 사바사일 것도 같은데, 책에 언급된 만큼 비교적 단순해보여 끌어왔어!)
남자들은 여성 흡연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이 있지만 모든 여성에 대해 그러지는 않아.
'술집 여자'나 '할머니' 혹은 '여성 지식인'의 흡연을 향해서는 비교적 덜해. 왜냐하면?
위 세 경우의 여자들은, 앞에서 말했던 '그렇지 않은 여성' 곧 '진정하지 않은 여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즉 남성 사회가 규정한 여성의 범주에서 벗어난 여성이라는 얘기. (시1바 존나 쓰면서도 개빡친다)
그리고 이걸 조금 다른 말로 다시 정리하자면,
요컨대 한국 사회는 젊은 미혼 여성의 흡연만 처벌하는데
이는 곧 흡연이 '여성성'을 위반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데 대체 여성성이 뭔데? 있기는 한 거?)
3.
다시 말하지만 성별 사회에서 '여성적' 자원과 '남성적' 자원은 동등하게 평가되지 않아.
(여성적, 남성적이든 성프레임에 갇힌 표현이겠지만, 여기서는 그걸 역이용, 강조하기 위해 계속 사용하고 있어)
졸1라 엿같지만
'여성적 자원' = 소멸하는 유한한 자원 = 연령이 높아져 신체적 조건이 변화하면 여성성에서 멀어진다고 생각
'남성적 자원' = 일생 동안 계속 남성
이미 이렇다고 인식돼왔다는 거야.
요새 계속 문제되고 있는 반오십, 크리스마스케잌도 주로 여성을 향한 공격이잖아?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해. 남성에게 나이 듦은 곧 늙음이 아닌데, 여성에게 나이 듦과 늙음은 같아.
한남들이 남자는 30대부터 시작이다, 40대부터 시작이다, 50대부터 시작이다, 라고 무한루프로 자위하는 것들 좀 봐봐..
4.
책의 내용 순서를 지키되, 내용은 중간중간 생략하면서 끌어오다보니 (이 챕터의 내용은 뒤에도 있고, 훨씬 길기 때문에)
왜 '아줌마'라는 표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점에서는 좀 멀어졌는데
결국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분류된 '타자'라는 것.
(=남자의 몸은 나이가 들어도 남성적이지만, 여성의 몸은 아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여자의 존재성도 몸으로 환원이 된다는 것.
남성의 몸과 다르다는 것이 여성의 존재 '의의' 방식이 되기 때문이지. 곧 '다른 몸'으로.
그러니까 그렇게 6.9 갖고 기세등등하면서도 발정난 개새끼들처럼 여자의 몸에 달려들지 않겠어?
그리고 저렇게 남성의 몸이 중심이 될 경우
여성의 정체성은 남성 중심 사회가 '부여'한 것이지만, 남성은 행위하는 주체로서 정체성을 '획득'하게 돼.
'김여사''가 왜 하필 '김'여사''인지
'아줌마 부대'가 왜 하필 ''아줌마' 부대'인지
'맘'충'이 왜 ''맘'충'인지
(덧붙여, 아줌마의 이미지가 왜 억척스럽고 사납다고 인식되는지)
남성들이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용어들도 잘 생각해보자.
대부분 나이에서 시작한 연령주의와, 지들 멋대로 정했다는 여성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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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내가 '아줌마'라는 표현에 경각심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이유야.
그런데 사실 지금까지 이 글에서의 논리는, 곧 저자의 관점이기 때문에
'아줌마'라는 표현만 순수하게 보면 거기에는 아무 잘못도 없을지 몰라.
그런 의미에서 왜 우리가 '아줌마'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야 해..? 라고 느낄 수도 있을 거고.
하지만. 시작은 순수했어도, 과정에서 오염돼버렸으니까.
솔직히 난 아주 어릴 때부터도 마냥 아줌마가 되기 싫다고 생각하고, 아줌마라고 남자애들이 부르면 기분이 나빴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저런 오염의 영향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습득해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아.
그래서 아줌마란 용어, 우리가 정말 달리 부를 방법이 없어서 아줌마라고 부르는 순간들,
거기에 절대적인 잘못은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이면도 있구나, 의식하면 좋을 것 같아.
그러고 나서 주위를 살펴보면 분명 저 표현을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보일 것이고,
그럼 그때부터라도 그 상황을 인지하고 지적하고 해결하고 변화시키려고 같이 노력해보자는 것.
이제 마지막으로.
이 모든 건 나도 아직 체화하지 못한 부분, 노력하는 부분, 그래서 여전히 너무 부족한 부분이라
대부분 책에 의지해서 글을 썼기 때문에 두서도 없고, 마무리도 어설프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어.
혹시 내가 간과했거나 성급하게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꼭 알려줘. 더 좋은 의견도 환영할게!
내일 아침 일찍 토익 학원에 가야 해서 곧 자야겠지만 당장은 자지 않을 거니까..
최대한 짧게 쓴다고 썼는데, 그래도 길어진 글 읽어줘서 넘나 고맙고ㅠ^ㅠ
문제시 2시까지 피드백 / 수정 / 삭제합니다
첫댓글 페미니즘 한참 붐이였을 때 게시글들 한 두개씩 끌올해보고 싶어서 끌올!
그에비해 아저씨는...
삭제된 댓글 입니다.
🤔 하지만 굳이 기혼이 아니여도 아줌마라고 불릴 수 있음! 사회가 여성개인을 바라볼 때 그 개인이 진짜 기혼인지 애가 있는지 애를 낳을 예정인지 비혼인지 비출산인지는 중요하지 않음
그냥 그런 잠재적 능력이 있다는것 자체 만으로 '여성'으로 동일하게 묶어서 능력을 축소시켜버리고 비하하고 차별하고 혐오하기 때문에..
남초에서 요즘 '여자들이 제일 잘 긁히는 말'이라며 '아줌마' 써먹잖아?
기혼이던 미혼이던 비혼이던 상관없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거나, 자기보다 나이가 안 많더라도 남성과 달리 '여성의 나이먹음' 자체를 비하의 의도로 쓴다는거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듯
답답하다…. 맞는 내용인데… 아줌마라는 단어의 사용을 개인이 조심하는건 상황을 유예하는 정도 밖에 안될 것 같아서… 저런 부정적 의미를 지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아가씨도 오염되었다가 박찬욱 영화로 좀 살렸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인권 높아지면 아줌마도 존칭될듯
같은 여자도 저거로 아줌마가 왜 나쁘냐 웅앵 ㅇㅈㄹ하면서 아줌마아줌마 ㅈㄴ쓰면서 남자 편드는거 보고 기막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