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 5일,
이번주에 공부할 마해송 님의 작품세계 뿐만 아니라
생애에 관한 이야기도 간단히 들어있어서 참고가 될까 해서 올립니다.
인터넷에서 퍼온 것이고, 글쓴이에 대해서는 자세히 아는 바 없으나
비교적 객관적 사실 중심으로 씌어져 있어서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교육부장)
<><><> 동화작가 마해송의 작품 세계 <><><>
- 어린이를 사랑한 동화 문학의 개척자
심상우 글
마해송.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창작 동화를 쓴 분. 그러나 마해송 선생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제대로 작품과 삶을 조명한 글이 별로 없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동 문학에 관심을 가진지 4년도 채 못 되는 필자가 마해송 님에 대해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적절치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선생님이 남긴 동화들을 읽어 보니 선생님이야말로 동심과 어린이의 삶을 올바르게 가꾸기 위해 힘쓴 분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외람된 마음을 접어 두고 작품을 중심으로 선생님의 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마해송 님은 1905년에 개성에서 태어나 1966년 11월 뇌일혈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총 일곱 권의 동화집과 동요, 수필, 소설 등의 작품을 남겼다. 아동 문학 작품을 통해 아이들과 이 민족을 뜨겁게 사랑한 동화 작가로서의 면모를 부족함 없이 드러냈다는 점에서 동화 작가로서 자리매김이 가능할 것이다.
선생님은 만 18세 되던 1923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 동화인 <바위나리와 아기별>을 쓰고 1926년에 소파 방정환이 발간하던 잡지《어린이》신년호에 그 작품을 발표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살펴보자.
바위나리는 혼자 있는 쓸쓸함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노래도 부르고 울기도 한다. 어느 맑은 날 밤 하늘의 아기별이 그 울음 소리를 듣고 밤마다 내려와 바위나리의 친구가 되어 준다. 그러던 어느 날 바위나리는 하늘에 올라갈 시간을 놓치고 만다. 하늘 나라 임금님은 밤마다 아기별이 밖에 나갔다 오는 것을 눈치 채고 하늘 나라의 법을 어긴 죄로 외출 금지령을 내린다. 바위나리는 마침내 모진 바람에 바다로 휩쓸려 가고 밤마다 울던 아기별은 하늘에서 쫓겨나 땅으로 떨어진다. 아기별이 떨어진 곳은 바위나리가 빠진 바다였다. 아기별은 그 바다에서 잃었던 빛을 낸다. 바다를 밤마다 은빛으로 물들이면서…….
이 동화는 마해송 동화의 큰 줄기를 이루는 민족의 독립을 바라고 사회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는 이후의 작품과는 달리 환상적인 내용을 담은 유일한 작품이다.
그의 민족주의는 일제 시대에는 우리 나라를 침략한 일본을 비난한 이야기인 <토끼와 원숭이>로 나타난다. 이 동화는 1931년과 1933년 소파 방정환이 발간하던 《어린이》에 연재되다가 3회치의 원고를 압수당해 더 발표되지 못하다가 해방 후 1946년과 1947년에 《자유신문》에 전·후편이 발표되었던 작품이다.
식민지 백성의 설움을 나타낸 <어머님의 선물>(1923)은 계모의 매를 맞고 설움을 당하는 상봉이의 슬픔을 통하여 나라를 잃고 왜적들에게 학대를 받는 우리 민족의 슬픔을 나타내었다.
또한 농촌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동정을 나타낸 작품으로 1941년 《새벗》에 발표한 <박과 봉선화>가 있다. 우리의 옛 고향 박꽃 피는 초가집에서 자라나는 순박한 어린이와 누나들의 모습에서 일제 시대 민족의 뿌리인 농촌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깊은 이해와 따스한 정을 보여준다.
그는 6·25 전쟁과 피폐한 조국의 현실을 마주하면서 문화를 꽃피우는 여러 일을 해내는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 동화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남겼다. <떡배 단배> <모래알 고금> <앙그리께> <꽃씨와 눈사람> 같은 작품들이 그것이다.
1948년 발표한 <떡배 단배>는 강대국의 경제적 침략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갑동이라는 소박하면서도 민족적 주체의식이 뚜렷한 농민을 통하여 대한 제국 말기와 일본 제국 강점기의 암담한 민족 현실을 나타냄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남의 나라에 예속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말해 주고 있다.
1955년 발표한 <사슴과 사냥개>에서는 부당한 권력의 횡포에 대한 미움과, 약한 사람의 편에 서는 정의감이 강하게 드러나 있다.
이후에 발표한 <꽃씨와 눈사람>은 자유당 정권 당시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부패한 자유당 정권이 학생의거에 의해 무너질 것을 예언한 듯하다.
<모래알 고금>은 1958년 발표한 작품으로 어린이다운 상상력의 세계와 사실 묘사, 풍자가 단연 돋보이는 수작이다.
이름이 '고금'인 모래알이 여러 어린이의 호주머니 속을 넘나들면서 엿보는 세상은 참으로 놀랍다. 맨 처음 심술궂은 임이식이라는 아이의 호주머니에서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소꿉놀이를 통해 가진 자들의 떳떳하지 못한 세계를 드러낸다. 또 임선희라는 소녀의 집으로 간 고금은 선희 부모의 비뚤어진 사랑 놀음을 고발하고 있다.
마해송 님의 <모래알 고금>이 더욱 많은, 더욱 긴, 그리고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우나, 새로운 창작 동화 기법과 표현, 문학성은 높이 평가해야 마땅하다. 비단 마해송 님이 왕성하게 작품활동하던 당시뿐만 아니라 오늘까지도 어른들 문학의 서자로 취급당하는 아동 문학에, 특히 동화 문학에서 새 지평을 열어 보인 길잡이로 꼽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편 어른에게 읽히기 위한 풍자성 짙은 수필 <편편상> <요설록>을 동화와 함께 남기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1964년 <떡배 단배> <비둘기가 돌아오면>으로 제1회 한국 문학상을 수상하고, '고마우신 선생님'으로 추대된 것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마해송 님이 회갑을 넘기고 1966년 11월 작고한 뒤 이듬해 생일인 1967년 1월 8일에는 새싹회에 의해 '해송 아동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우리 나라의 근대 아동 문학이 동심 천사주의의 늪에 빠져 어린이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을 때 마해송 님은 이처럼 우리 나라의 현실을 일깨우고 우리 민족의 정서를 심어주기에 힘썼다. 그리하여 우리 동화 문학에서 삶의 문제를 중심 과제로 삼을 수 있게 한 공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마해송(1905∼1966)의 작품
《사슴과 사냥개》(창작과 비평사, 1977)
《바위나리와 아기별》(교학사, 1987)
《어머님의 선물》(견지사, 1988)
《해송 동화집》(개벽사, 1934)
《토끼와 원숭이》(신구문화사, 1947)
《떡배단배》(학원사, 1954)
《멍멍 나그네》(현대사, 1961) 등이 있고
《모래알 고금》(카톨릭 출판사, 1958)이 있다.
▣(이 글은 《어린이와 책·하나》에 실린 글입니다. 글쓴이 심상우 님은 우리회 회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