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 칸지라베이스캠프 - 칸지라 - 칸지 숨도
D4 : 칸지 숨도 - 피퉁라베이스캠프
라다크는 라(La)가 많은 곳이라는 뜻이다. 라(La)는 높은 고개라는 뜻이다. 어제 도착한 칸지라베이스캠프는 해발 고도가 4000m 조금 넘었다. 큰 봉우리 사이에 끼여있어서 아침에 해가 늦게 들어 아침을 먹을 때는 조금 추웠지만 걸으면 몸이 더워지고 다시 해를 만나면 어김없이 쟈켓을 벗어야 한다. 천천히만 걸으면 땀 날 일이 없다.
트레킹 3일차 만에 5150m의 칸지 라를 넘는 날이다. 우리는 결전을 앞 둔 군인들 처럼 긴장했고 가이드도 오늘은 헬퍼보이가 우리를 돕게 했다.
아침부터 엄청난 오르막을 치고 산허리를 몇번 돌더니 드디어 칸지 라 고개 아래의 거대한 빙하옆에서 5000m 봉우리를 넘기위해 애썼다. 고산증이 있는 친구는 점심을 생략하고 오히려 일찍 라(고개)를 넘었고 그나마 둘은 천천히 천천히 라를 공략하여 칸지라에서 카타를 걸고 우리들의 트레킹 안전을 빌었다.
사방의 길은 다 다른 색깔로 자신들만의 산을 색깔을 드러내고 우리는 한걸음 한걸음에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긴 날이다. 친구들은 거의 해가 질 무렵에야 칸지 숨도(숨도는 두 물줄기 만나 하나로 흐르는 곳)의 야영장에 도착했다.
트레킹 4일차는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섭고 힘든 기억의 날이 되었다. 잔스카 지역이 얼마나 거친 동네 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날이였다.
야영지 땅이 고르지 못해 텐트가 떨어져 있다. 왼쪽 파랑색이 화장실 텐트다.
계곡 사이로 걸어 들어간다.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스위스팀 가이드, 부부, 우리 가이드 소남이 우리가 오기를 기다린다. 소남은 이번 트레킹에서 늘 우리의 1리터 물통 하나씩을 자기가 배달해주었다. 가이드가 짐을 날라주는 경우는 처음 보았다.
아직 해가 덜올라온 곳은 기온이 서널하지만 오르막에 있는 우리는 더웠다.
천천히 천천히 걷는다.
뒤돌아본 산의 전경. 쵸코시럽을 뿌린 듯하다. 오른쪽 아래가 어제 저녁 캠프사이트다.
초쿄시럽 산의 맞은 편 모습.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의 모습. 빙하의 오른쪽이 칸지라이다.
닭벼슬 같은 고개마루의 모습. 여기까지 급경사여서 이 고개에서 한 참을 쉬었다. 그리고 사방으로 다른 모습의 풍경들이 펼펴진다.
실 핏줄 같은 트레킹 길. 때론 너무 가늘어서 걷기가 무섭다. 걸을 때 돌들이 굴러떨어지면 나의 간이 떨어지는 듯하다. 첫번째 고개마루 후 잠시 경사가 완만한 길이 연결된다.
쉬고 있는데 말들이 추월해간다. 말들은 우리보다 늦게 출발하지만 늘 앞서간다. 이 때 가이드가 헬퍼보이는 먼저 가지 말고 우리를 위해 남게한다.
예전엔 완전히 빙하였는데 지금은 빙하의 중심 부분이 많이 녹아 내렸다. 마지막 칸지라를 오를 때는 약간의 고소증으로 속이 좋지 않아 힘들었지만 한발씩 걷는 힘은 결국은 칸지라에 도착하게 된다.
칸지라 정상에서의 우리. 미리 준비해간 카타를 걸고 이번 트레킹의 무사완주를 기원했다.
칸지라 넘어 내려오는 길, 산에는 몇가지 색이 있는지 단순하면서도 다양하다.
내리막 길은 너덜 길이 몇시간이나 이어졌다.
너덜위에 길이 있다.
제비꽃 종류일 듯하다. 이 사진을 찍기위해 길에서 오르막을 올랐더니 숨이 터질 둣 차올랐다.
바람이 너무 거세어 레인코프를 방한복으로 걸쳤더니 춥지않고 좋다.
칸지 숨도 가다가 돌아본 길. 내가 걸어온 길은 오른쪽에서 꺽어온 곳이고 왼쪽 계곡길은 물이 흘러가는 계곡이다. 물이 있어서 인지 여기는 작은 풀들이 잔듸처럼 깔려있다.
오늘의 캠프사이트 칸지숨도. 두 물줄기가 만나는 곳이다.
나의 텐트, 짐이 어찌나 많은지. 캠핑 트레킹은 롯지 트레킹보다 필요한 것들이 더 많다.
다음 날 아침 마부가 우리 짐들을 싸고 있다. 원래 마부들은 말들과 운반의 책무만 있는데 취멧은 늘 헬퍼보이를 도와서 텐트를 치고, 걷고 자질구레한 일을 스스로했다. 아이가 일곱이나 되어서 우리는 늘 짠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 보았지만 그는 늘 웃는 사람이다. 우리 스텝 중 개별 팁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다. 헤어질 때 우리는 진심으로 눈물이 났었다.
출발하여 걷다가 돌아 본 우리 캠프사이트. 벌써 우리의 노란 텐트가 다 철수되었다.
피퉁라 리버를 왼쪽에 두고 나란히 걷는다.
다 같아보여도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른 지형이다. 공통점은 건조하여 먼지가 정말 많다.
강만 건너면 오늘의 야영지인데 강이 깊어 가이드가 어디로 건널지 고심하고 있다. 오늘은 오전에 트레킹이 끝난다.
두 명의 스텝이 친구 한명을 건너게 한 후 이번에는 친구와 나를 한꺼번에 건너게할 계획이다. 빙하 녹은 물이 너무 차서 그들도 건너기가 힘들었다.
가이드, 친구, 헬퍼보이, 나 이렇게 손을 잡고 오다가 한쪽 손만 도움을 받았던 내가 거센물살에 밀려 뒤로 넘어졌다. 그러자 마부가 뛰어와 나를 잡고
쿡이 뛰어와 친구를 맡고 가이드까지 세명의 남자를 나를 당겼지만 일어서는게 역부족이였다. 거센 물살에 나는 오른 손에 쥐고 있던 스틱을 놓쳤다. 사진의 왼쪽 빨간색 잠바가 나의 오른손이다. 세명의 남자가 끌다시피해서 밖으로 나왔다. 이전에는 늘 혼자서 강을 잘 건넜기에 가이드도 나도 건너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는 다른 곳보다 유속이 유난히 빨랐는데 안전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다. 나는 이날 길고 우울한 오후를 보냈다.
첫댓글 라다크도 은근히 빙하류 건너는 일이 많죠.
온난화 영향으로 수량이 점점 많고 빨라져
건너기가 힘들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칸지라 방향 풍광도 멋있네요.
우리는 칸자라를 오른쪽으로 두고 파르필라를 넘었습니다.
참고로 낭가 파르밧 후기 다음 회에 언급하겠지마
파키스탄 트레킹 점심 도시락을 미리 공개합니다.
과일도 없고 주스도 없고, 도시락 통도 없이 비닐백에…
느끼한 주먹밥보다 샌드위치가 먹기 편합니다.
파키스탄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군요. 물 건너는 일이라도 줄었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우리네 동네 산에 가보면 정규루트 등산길보다 길이 이리 저리 얼켜있는 길이 더 많이 있는것처럼 라다크에도 계곡과 라를 연결한 정말 다양한 트레킹 루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처럼 발로만 걷는게 아니라 차를 타고 가다가 좋은 구간을 만나면 걷기도하는 트레킹이 서양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해요. 아주 나이 들어 오래 걷기 힘들면 그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간지라 지형을 보니 지구 산의 속살을 보는 듯 물감 풀어놓은 듯 색감이 다 다르네요. 총천연색 향연입니다.
지형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어 지류가 많고 온난화로 빙하수량도 급류로 변해 건너기 조심해야겠네요!
큰일날뻔 했구만요. ㅎ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조금만 호흡이 가빠도 금방 고소증세가 오니 항상 안정된 호흡을 유지는게 필수지요!
갈 곳은 많고 부지런히 댕겨야 하는데 말입니다. 얼릉 자유의 몸이 되길 바랄뿐입니다.
라다크 지역은 대부분이 지가변동의 흔적을 다양하게 볼수있어 풀과 나무가 없어도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색다른 자연풍경에 취하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