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실택 스노우 레이크

[최성욱]

덴마크의 실텍은 20여 년간 은을 재료로 고급 케이블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왔던 대표적인 하이앤드 케이블 제작사이다. 현재는 MXT, Classic, Classic MKⅡ, Signature라는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동사는 선재의 특성을 개선할 때마다 제품의 세대(Generation)를 증가시켜 발표하고 있는데, 시그니처 시리즈는 실텍의 최고기술이 적용된 제품군으로써 현재 제 6세대에 이르고 있다.

케이블에 적용된 실텍의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는 실버_골드 야금술과 선재의 구조 기술이라 할 수가 있다.

은이나 동의 내부를 이루는 크리스털 결합체 사이에는 무수한 틈들이 존재하는데 그 부분이 신호의 디스토션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실택의 실버_골드 야금술은 바로 이 틈새를 24K 금으로 채워 신호 전송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게 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며 제 6세대에 이르러서는 거의 완벽한 크리스털의 결합도를 가지게 되었다 한다.

한편 시그니처 시리즈는 종래에 비해 훨씬 가는 선재를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저역의 특성이 뛰어나고 사운드가 풍성하면서 다이내믹하다. 실제로 필자가 사용하는 루비-힐 전원 코드나 리뷰용 스노우-레이크 인터 케이블을 만져보아도 외피는 굵지만 내부에는 빈 공간이 많이 존재함을 알 수가 있다.

또한 내부의 선재는 특수 코팅된 가는 단선을 일정한 각도로 서로 꼰 것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적 기술이 현재 실텍의 사운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스노우-레이크는 시그니처 시리즈 중에서 가격적으로는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대표한다고 할 수가 있다. 디자인은 과거 청색의 밋밋한 모습에서 탈피하여 상당히 고급스러워 졌다. 일단 소스와 프리사이에 연결하고 들어보았다. 과거의 실텍과는 많이 달라진 소리이다. 해상력이 좋고 소리 중심이 잘 잡힌 도톰하고 라이브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우선 저역에 무게감이 있어 스테이지가 안정되고 평소보다 다이내믹이 향상되어 연주에 열기가 가득하다. 특히 헌터에서 제니퍼원스는 목소리와 여운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음악의 호소력이 한층 증가한듯하다. 바이올린은 은선의 가늘고 날리는 듯한 가벼움이 아닌 중후하지만 빠른 반응으로 멋진 연주를 들려준다.

윤곽은 섬세하고 깃털처럼 부풋한 표현이 되는데, 특히 잔향이 조금 길어진 듯 시청 공간에 음악이 흐른다. 또한 드라마틱하게 연주되는 대편성도 듣기에 좋다. 제작사의 저력이 느껴지는 우수한 케이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