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평단협에서 기초안을 작성하고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에서 우리교구에 맞게 내용을 바꾼 평신도주일 강론자료입니다. 11월 13일 평신도주일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
자비의 실천으로
인내하며 생명을 얻도록 합시다.
(루카 21,19 참조)
교우 여러분, 오늘은 제49회 평신도주일입니다. 해마다 연중 마지막 전 주일에 지내는 평신도주일은 특별히 우리 평신도들에게 고유한 소명과 사명을 되새기며 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하고 기도하는 날입니다.
1. 오늘 미사의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고 지시했음을 상기 시킵니다. 테살로니카 신자들 중에는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다시 이렇게 권고합니다.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2테살 3,12)
그런데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됩니다. 우리 주위에도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자기 몫만 챙기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또한 쓸데없이 남의 일에 참견해서 불화와 마찰을 일으키며, 뒷담화로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되새겨 보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제 할 일을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하는 잘못된 습관을 끊어버려야 하겠습니다.
2. 한편, 우리 평신도들에게는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복음을 전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참 사랑임을 널리 알리려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하느님이 참 사랑이심을 증거 해야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사명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헌장에서 평신도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서……일상의 가정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써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우리 평신도들은 하느님 백성인 교회의 일원으로서 교회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협력하고 봉사하면서, 세상의 삶 속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세상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자리일 뿐 이니라 우리가 하느님 뜻에 맞갖게 가꾸고 변화시켜야 할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3. 그리고 올해는 특별히 ‘가정, 가장 가까운 교회’라는 주제로 가정성화를 위해 힘써왔습니다. 저 출산과 생명경시의 세태에 ‘생명은 하느님의 소중한 선물’임을 자각하면서 교구 차원의 다자녀 지원과 함께 생명사랑운동을 함께 해 왔습니다. 이는 올 한 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지난해부터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교구 평신도위원회에서는 매주 주보에 ‘한 주간의 실천사항’을 게재하고 있습니다. 신자라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것으로, 최소한의 실천사항입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가정에서는 부부답게, 부모답게, 자녀답게 서로 믿고 이해하고 용서하며 살고, 교회에서는 신앙인답게 친교와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살며, 일터에서는 저마다 맡은 직무를 정직하고 성실히 수행해 나가는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역시 지속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4. 교우 여러분, 우리는 올해 병인 순교 150주년과 자비의 특별 희년을 함께 지냈습니다. 자비의 특별희년을 제정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2014년 방한 때 평신도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한국 교회에서 실천해온 많은 자선사업 등을 살펴보신 후 “한국 교회의 역할이 자선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인간적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병인 순교 150주년과 자비의 특별 희년을 잘 살아온 우리는 앞으로도 각자의 삶을 살아온 자리에서 인간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또한 “변방으로” 나아가, 일상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 ‘답게’ 살아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파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신앙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면면이 이어가는 길이고, 이 땅에 복음화의 꽃을 피우는 길입니다.
우리의 모든 소망과 다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구대교구의 주보이신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마리아님과 성 이윤일 요한님의 전구를 빕니다. 아멘.
2016년 11월 13일
천주교 대구대교구 평신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