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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경제 평론가 김방희입니다. 지난해 (2016) 말부터 올해까지 우리나라에는 부자를 둘러싼 추문이 유독 많았습니다. 땅콩 회항 부터 경영권 승계 분쟁을 둘러싼 분쟁과 무리수, 또 최근에 기업인 해외원정 도박까지 좌절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슈퍼 리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만 우리 부자들은 그렇게 본받을만한 모습은 아니었던 거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남다른 부자, 특별한 슈퍼 리치는 없는 걸까”라고 말이죠.
그것이 세계 최빈국에서 최고의 부자 나라까지 특별한 부자를 찾아 떠난 이번 여행의 계기였습니다.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생활할까. 특히 부자와 대중의 관계 혹은 기업과 사회의 관계는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맨 땅에 헤딩하듯 세계 오지에서부터 중소도시, 최첨단 도시를 찾아서 떠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처음 찾은 곳은 미국 미시간주, 그곳에 있는 그랜드 래피즈라는 도시입니다. 우리에게 낯선 곳입니다만은 대도시의 세련됨과 소도시의 소박한 매력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입니다. 지난해 여행 가이드북인 론리 플래닛이 미국의 남버원 여행지로 추천한 곳이기도 하죠. 미시간 주하면 떠오르는 대표 도시 디트로이트와 미시간 호수 사이에 있는 중소도시인 그랜드 래피즈, 우리 말로 하면 거대한 급류라는 뜻 인데요. 강 주위로 여유롭게 다니면서 낚시도 즐기는 모습이 상당히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가을이 되면 작은 도시는 놀라운 변신을 합니다. 바로 Art Prize 라는 행사가 열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작품을 그리는 화가의 파피넷 클래식 까지, 유명 작가에서 아이들까지 누구나 참여해서 축제를 즐기게 만듭니다. 무려 3주 동안 말이죠. 파격적인 퍼포먼스도 빠지지 않습니다. 조용한 도시, 그랜드 래피즈는 예술과 흥이 넘쳐 나는 곳으로 변신합니다. 유명 작가는 아닙니다만은 최선을 다한 거리의 화가에게 나도 힘껏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랜드 래피즈라는 도시를 상징하는 이벤트가 바로 이 아트 프라이즈 예요. 이 행사는 미술품 경연대회로는 세계 최대규모 인데요. 올해로 7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거리 곳곳이 축제 분위기입니다. 세계 어디나 이런 축제가 열리는데 꼭 등장하는 게 있죠. 바로 즉석에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들입니다. 전 평생에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었는데요. 그랜드 래피즈에 온 기념으로 저도 도전해 봤습니다. 5분만에 쓱삭쓱삭 하고 완성이 된 그림, 난 속으로 크게 기대를 했는데, 저와 닮았나요? 정말 닮았어요. 멋 지네요. 제 특징을 좀 잘 잡아낸 것 같습니까? 저는 잘 모르겠는데 닮았다고 그러네요. 다른 기다리는 손님들이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실물이 조금 더 낫지 않나요?
거리만이 아닙니다. 도시에 있는 미술관이며 각종 전시관에서 경연이 한창 진행 중입니다. 여기는 작품들이 다 좋네요. 이 아트 프라이즈는 참 독특한 행사입니다. 유명한 작가를 초청하는 전시회가 아니고요. 누구나 지원해서 통과하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1200여명의 작가들이 도시 곳곳에서 전시를 하면서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되는 축제, 작가들도 미술관을 벗어나서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게 됩니다.
알라 딕슨/아트 프라이즈 참가자-아트 프라이즈에는 50만명의 사람이 방문합니다. 과연 어떤 갤러리에서 3주 동안 50만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요? 이 행사는 심사위원회에 평가받는 쇼와 달리 대중들이 심사위원이 됩니다. 관광객들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직접 고르죠. 놀랍게 아트 프라이즈는 관광객들이 직접 대상을 선정합니다. 실시간 현황판을 보니까 벌써 39만명이 투표에 참여했더군요. 실제로 세계 최대의 미술경연대회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진지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시민들과 관광객이 이 행사의 주인공들인 셈입니다.
대형벽면에 직접 그린 작품이 눈에 확 띄었는데요. 옆에 은색 마크가 있죠. 대상 후보 20개 안에 들었다는 표시입니다. 누구나 예비심사 없이 자기 작품을 내서 대중들의 평가를 받아 볼 수 있는거죠. 그리고 1위를 하게 되면 우리 돈으로 5억원이 넘는 돈을 받게 되는 겁니다. 결선에 오른 작가인데 상당히 좋아하더라고요, 주디스 브라운/아트 프라이즈 참가자-저는 외부 아티스트로서 여기에 왔습니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또 무엇을 보게 될지 기대하며 왔습니다. 물론 우승하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둘 다 하고 있습니다. 여기 미술관에서 제가 하고 싶은 예술을 하고 잘 되면 수상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는 최선을 다 합니다.
5억원의 상금을 걸고 시민들이 직접 우승자를 뽑는 일종의 초대형 오디션 프로라고 할까요.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고 5억원의 상금까지 지원한 이들은 누굴까. 운영자를 직접 만나 봤습니다.
릭 디보스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아트 프라이즈에 처음 방문했는데요.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이 작품은 2014년도 우승자입니다. 작품명은 인터섹션(intersections, 교차점들)이고요. 지난해 대상 작품이었군요. 조명을 이용한 아이디어가 참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지금 저희는 새로운 소프트 웨어를 만들고 있다고 할까요? 그것들을 운영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시민들이 만들어낸 초대형 예술경연 대회는 아트 프라이즈 만이 아닙니다. 이 작은 도시를 활기차게 하는 힘, 그 뒤에 억만장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랜드 래피즈 곳곳에는 특정인의 이름과 성이 새겨진 건물들이 많습니다. 이곳 그랜드 래피즈는 미국에서도 상대적으로 중소도시에 해당됩니다. 이곳 도심에서는 기부자들의 이름을 벽에 새겨 넣은 건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이 병원은 그랜드 래피즈는 물론이고 미시간주 그리고 미국 전역에서도 유명한 소아전문병원입니다. 이 지역 부호가 기부한 건물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건물 같은 경우도 이 지역 출신 부호, 유통업으로 돈을 번 부호가 기증한 병원입니다. 그랜드 래피즈의 억만장자들, 그리고 이 작은 도시에 그렇게 아낌없이 기부를 하는 걸까요. 그랜드 래피즈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기업의 오너인 억만장자들을 만나봤습니다.
당신이 밴 엔델인가요? 네, 제가 스티브 밴 엔델입니다. 저는 덕 디보스입니다. 스피드 밴 엔델(미국 억만장자), 덕 디보스(미국 억만 장자)-미국 부자 랭킹 11위까지 올랐던 억만장자들입니다. 아트 프라이즈는 즐거우셨나요? 그랜드 래피즈도 좀 돌아보셨나요? 네, 예술작품들을 많이 봤습니다. 조카 분이 매우 똑똑하고 창의적인 사람이더군요. 그는 조카에게 아트 프라이즈에 쓸 170억원을 지원해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덕 디보스-조카가 아트 프라이즈에 대해 처음으로 말한 날이 기억납니다. 저는 전혀 이해를 못했죠. 예술, 사람들---, 저는 그런 식의 생각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처음 아트 프라이즈를 보고 나서 ‘와우! 이제 알겠어!’ 이렇게 된 거죠. 긴장 되었나 봐요. 눈을 떼시네요.
글로벌 기업의 CEO들, 언론에도 등장하는 슈퍼 리치, 하지만 편안한 복장에 처음으로 스태프들 앞에서도 격의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안녕, 스티브. 오늘 조금 멋진걸? 고마워, 잔소리만 해줘서. 나는 카키 바지를 너는 청바지를 입었네? 이건 정말 흔치 않은 일입니다. 보통은 제가 청바지를 입거든요. 이쪽이 저의 가족이예요. 저의 아버지 제이 밴 엔델입니다. 이분은 제 아버지 리치 디보스입니다. 두 사람은 대를 이어 공동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여기서 어깨 너머로 항상 저희를 바라보고 계시죠. 저희가 잘 하고 있는지 늘 지켜 보고 계십니다. 그렇지, 스티브? 그렇고 말고,
질문: 많은 건물에 당신들의 이름이 새겨진 것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가족의 이름으로 세워진 빌딩들을 날마다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느끼시나요? 스티브 밴 엔델-아버지께서는 이름을 새기기 위해 건물을 지은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든 것입니다.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와서 즐길 수 있는 장소를요. 맞아요. 아주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건물은 단지 건물일뿐 사람들이 와서 이용해야 비로소 가치가 생기니까요.
질문: 보통은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더 큰 도시로 떠나기 마련이죠. 그런데 당신들의 회사와 가족들은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답변: 우리는 여기가 좋으니까요. 우리는 둘 다 여기에서 나고 자라서 인생의 많은 부분을 여기에서 보냈습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여행하고 우리의 사업은 전세계에 퍼져 있지만 우리는 여기서 사는게 무척 좋습니다. 이들의 할아버지는 멀리 네델란드에서 온 이민자들이었습니다. 그랜드 래피즈 인근에는 홀랜드라는 마을이 있는데 아예 네델란드 라는 지명을 붙였습니다. 미시간 서부지역에는 네델란드계 이민자들의 발자취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이 대표적인 데요. 네델란드를 상징하는 풍차와 그 뒤로 나부끼는 성조기가 아주 인상적입니다. 풍차에 나막신을 신고 하는 전통공연까지 네델란드 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듯 하죠.
1910년대에 네델란드에서 이주해온 할아버지들이 그랜드 래피즈에 정착했고 아버지 세대가 사업에 성공해서 억만장가가 된 이들,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인들인 셈입니다. 그랜드 래피즈가 네델란드 이민자들의 도시라고 말해주는 전통이 바로 맥주가 제일 맛있는 곳으로 선정됐을 정도입니다. 그런 만큼 그랜드 래피즈에 오면 꼭 들려야 할 곳입니다. 아예 여러가지를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있을 만큼 다양한 맛의 수제 맥주를 자랑합니다. 이런 건 저도 처음이예요. 한국에는 맥주 맛이 그렇게 다양하지 않으니까 네델란드계 주민들이 맥주 제조법을 들고 들어와서 여기는 맥주가 되게 유행하거든요. 우리 맥주보다 훨씬 진하고 맛있는데 단 과음은 조심하셔야 합니다.
과거 그랜드 래피즈는 주목받는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은 일거리를 찾아서 대도시로 떠났던 그러나 80년대 들어 이 지역 출신 기업가들이 슬럼가에 공연장을 세우고 호텔을 세워 올리면서 도시는 변해 갔습니다. 그리고 2세들은 좀 더 어려운 숙제를 풀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부란 결코 돈만 내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것 그 이상의 일입니다. 대규모 자원봉사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요.
덕 디보스-우리는 보다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을 결정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기부나 나눔 역시 잘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항상 유념하려는 원칙입니다.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 지역 사회에 진정한 보탬이 될 수 있을지 단순히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 이외에 말이죠. 그랜드 래피즈에는 미국 최고의 시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30층이 넘는 이 건물은 아동전문병원입니다. 여기에 디보스 (De Vos) 가문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감동적인 것은 병원 내부에 세워진 수많은 이름들, 보이십니까? 병원을 위해서 건물 외관에는 가장 많은 돈을 기부한 사람의 이름이 적히지만 소액 기부자들도 이렇게 잊지 않았습니다. 기부를 받은 쪽이나 기부를 한 쪽 모두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꼭 자랑을 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남들도 이런 자랑스러운 전통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온 겁니다. 이게 미국 기부문화의 특성입니다. 우리와 조금 차이가 있는게 아닐까 합니다.
1993년 지역 아이들을 위한 아동전문병원을 목표로 세워진 이곳은 10년 사이에 첨단 치료시설을 갖춘 최고의 서비스로 미국 전역에서 환자들이 오는 곳이 됐습니다. 이 쌍둥이들은 25주만에 조산아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날 당시 채 1kg이 되지도 않았던 아이가 생사의 기로에 서기를 여러번, 하지만 이제는 믿기 힘들만큼 건강해 졌습니다. 한 마디로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지니 저스티스/미국 그랜드 래피즈시-캐리는 수많은 합병증에 취약했습니다. 이 병원이 없었다면 다른 도시로 가야 했겠네요. 네, 아마 도요. 신생아 집중 치료실은 작고 가녀린 아기들을 돌보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캐리는 1파운드(약 0.8kg)로 태어났어요. 정말 잘못될 확률이 높았죠. 이 병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시나요? 캐리 저스티스-물론 입니다. 이 지역 사회의 자부심입니다.
여기 그랜드 래피즈에 이런 시설이 있으니 멀리 디트로이트나 시카고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요. 정말 굉장한 일이죠. 아이를 지키는 것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결국 병원에 기부한 이들이 아이들을 지킨 셈입니다. 두 형제 사이가 눈에 띄게 차이가 있거든요. 크기, 몸집에서는 차이가 있는데 태어나고 나서 집중적인 관리를 받으면서 차이가 많이 줄었죠. 그런데 지금은 아까 보신 것처럼 똑 같습니다. 건강상태도 똑같고 얼굴도 똑같고 인상적인 것은 지금도 기부가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보험혜택을 주선하고 환자 가족들이 머물 숙박시설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서 여전히 기업들이 함께 고민합니다.
빌 부시/어린이 병원 의사-다른 나라 또는 다른 주 들에서요. 우리가 해야 했던 한 가지 일은 그들이 이곳에 왔을 때 필요한 서비스들을 준비하는 것이었습니다. 밤을 새고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 지역의 대중교통, 식당 등을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그들이 이곳 병원에 와서 머무는 동안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죠. 웨스트 미시간 항공학교 (그랜드 래피즈시) 역시 미시간주의 명물입니다. 학교 곳곳에 달린 비행기 모형이 말해주듯, 이곳은 비행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5년전에 억만 장자가 제안하고 설립한 공립고등학교입니다.
패트릭 콰냐/웨스트 미시간 항공학교 이사장-적어도 미국에서 저희 같은 학교는 유일하다고 믿습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고등학교이고 학교 일과 후에 비행수업을 진행합니다. 이것은 동아리 활동도 아니고 방과 후 활동도 아닙니다. 학생들이 기초 이론교육 후에 비행과학수업을 수료하면 파일럿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별하죠. 비행기 조정기술 교과과정에 나온 것은 흥미롭지만 이런 학교를 만들 생각을 한 것도 상당히 흥미진진 합니다.
대기업 창업주들은 2차 세계대전에 공군으로 참전했습니다. 그것을 기념하고 지역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꿈의 학교인 셈입니다. 이렇게 부자도 머리를 짜냅니다. 참신하면서 모두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기부를 하기 위해서 말이죠.
후안 칼데론/웨스트 미시간 항공학교학생-이 학교에서 비행기를 처음으로 조정했을 때가 생각나요. Cessna 172라는 비행기였는데 그때 저는 16살이었어요. 비행기의 컨트롤이 온전히 내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은 어린 나이의 저에게 굉장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죠. 작은 도시 그랜드 래피즈를 지키는 힘, 그것을 한번 더 확인하는 것이 Kid’s Food Basket 입니다. 아이들에게 저녁 밥을 제공해 주는 일종의 결식 아동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미시간 일대 38개 공립학교를 통해서 매주 7천명의 아이들이 도움을 받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굶주린 채 잠자리에 들지 않게 이런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말이죠. 지난 석달 동안에도 9만 4천명이 넘는 아이들이 저녁 걱정을 덜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100% 기부를 통해 운영된다는 사실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에게 공짜로 밥을 제공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란 자체가 없습니다.
8개 기업이 앞장서고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벌써 13년간 이 지역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돈만이 아닙니다. 음식을 포장하고 배달하는 자원 봉사자도 필요합니다. 회사는 자원 봉사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주고 있었습니다. 작지만 이런 배려가 꾸준한 기부를 가능하게 하는 거겠죠.
김방희-우리나라 기업들 처럼 단순히 돈만 내는게 아니라 이렇게 구체적으로 어린이의 기아를 맞서서 기업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게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우리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죠. 어떻게 보면 조금 더 섬세하고 성숙한 방식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요? 기업과 사회는 어떤 관계일까요? 분명한 건 사회가 잘못서면 기업의 운명도 결코 장담하지 못한다는 사실일 겁니다. 그랜드 래피즈의 억만 장자들 그들은 이렇게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도시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Grand Rapids Lip Dub-BGM American Pie-
2011년 그랜드 래피즈 시민 5000명이 참여하여 만든 플래시움 뮤직 비디오. 몇 해전 한 시사 주간지에서 그랜드 래피즈를 새로 성장하는 도시로 선정하자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만든 비디오 입니다. 도시 구석 구석에서 5천명이 넘는 시민들이 등장한 이 비디오의 앤딩 크레딧 2세는 주민들의 이름과 함께 억만 장자들의 이름이 나란이 올라 갑니다. 그들은 지역 사회에 군림하는 대신 지역 사회와의 공존을 선택 한 것입니다.
덕 디보스-저는 기업과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서 모두가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비즈니스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지 정부도 아니고 자선단체도 아닙니다. 우리는 그들 모두를 연결시킵니다.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무엇인가를 더 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파트너쉽을 맺으려고 노력합니다. 지역 사회의 모든 사람들 과요. 그들 모두 역시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우리 기업만의 지역 사회가 아닙니다. 여느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우리도 이 도시의 일부고 이곳이 우리의 집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요. 끝.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52화에서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