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7시 상상카페에서는 [서은영이 사랑하는 101가지]의 저자 스타일리스트 서은영님과 독자의 반가운 만남이 있었다. 스스로 서은영님의 팬이라 밝히신 SBS 윤영미아나운서께서 사회를 진행한 이 번 북살롱은 스타일에 관한 책을 다룬만큼 찾아온 독자들의 스타일도 모두 톡톡 튀어 서포터즈의 눈도 덩달아 즐거웠다. 독자들의 개성만큼이나 재기발랄한 질문과 그녀의 재미난 답변이 이어졌던 훈훈한 대화의 [북살롱]! 그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지금부터 리뷰의 현장에 들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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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게 된 동기
"이 번 만남을 준비하면서 출판사에서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뭐냐고 물었는데, 전 그냥... 여러분을 만나고 싶었어요."
솔직하다. 이미 여타 미디어와 잡지,책으로 유명인이 된 그녀가 처음으로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솔직한 고백이자 마음을 관통하는 진심이었다. 패션과 스타일에 관심이 가득한 독자들도 그런 그녀의 울림 가득한 인사법에 벌써 넘어간 듯 하다. 사랑과 열정, 좋아하는 것에 대해 잔잔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소박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펜을 놓고 그녀를 다시 살펴본다.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사실, 출판사와 이미 계약된 브랜드에세이였어요.(웃음) 그런데 작년 12월 경에 갑자기 제 주위에 좋은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 사람들이 어떤 좋은점을 가지고 있는지 본질을 보려고 노력했고 그들과 같이 대화하고 만나면서 행복을 느꼈어요. 이 101가지 책의 내용도 마찬가지에요. 명품이기 이전에 내게 항상 좋은 것을 모아 보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것이 지금 제 인생관이 되어 사람을 만날때 좋은 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습관을 가지게 되었어요. 전 그게 감동적이라고 느껴요."
이어 진주목걸이를 너무나 좋아한다는 그녀의 솔직하고 진심어린 고백이 이어졌다. 당장 진주목걸이보다 그것을 차고 나갔을 때 여자이고 싶은 감정을, 즐겁게 착용하는 기분을, 좋게 봐주었을 때 기쁨이 너무 좋다며 두 손을 꼭쥐고 붉은 볼로 가져가는 그녀가 새삼 순수한 여고생같다.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 좋아한다고 밝히고 왜 그런지 이유를 말할 수 있는 그녀의 모습이 당차다. 그리고 사물에 대한 애정을 일과 사람, 생활전반의 것과 연결 시킬 수 있는 그녀의 응용력이 가히 놀랍다. 결국 책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것을 만들기 위한 무언가를 발견해준다면 기쁠거라는 그녀의 바람으로 첫인사가 끝났다. 어찌보면 꽤나 긴 인사였음에도 팔색조같은 그녀의 표정과 몸짓,귀를 뗄 수 없는 쫀득쫀득한 입담에 독자들은 모두 매료되어 넋을 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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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답변
Q. 101가지 아이템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A. 기억에 남는 건 정말 많아요. 정말 많은데, 못넣은 것도 있어요. 원고를 다 쓰고 나서 탐빈스 목걸이를 가장 넣고 싶었다니까 편집장님이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탐빈스는 진주, 크리스탈을 엮어서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에요. 유니크하게 디자인된 걸 원하신다면 가로수길에도 팔던데요. 그리고 책에도 나왔지만 모조진주목걸이는 동대문종합시장에서 싸게 팔아요. 거기에 코사지를 달거나 리본을 묶으면 정말 예쁘답니다. 스카프밑에 살짝 진주가 보이는 스타일링도 정말 예쁘죠. 로모카메라도 좋아해요. 거칠지만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지거든요. 사실 디지털카메라로 찍고지우고를 반복하다보면 늘 같은표정의 예쁜모습만 남아서 웃을일이 없어져요. 그리고 빨리 지울 수 있는 만큼 누군가 나를 기억속에서 빨리 없애버릴 것만 같아서 저는 인화할 수 있는 로모카메라가 좋아요.
Q. [서은영이 사랑하는 101가지]에서 101가지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미국이나 영국에서 101라는 의미는 통상적인 교과이름에 있더라구요. [죽기전에 해야할 101가지]처럼 외국대학 커리큘럼에 있는 교과이름을 인용한거에요.
Q. 디자이너, 에디터, 스타일리스트, 이렇게 작가..등등 지금까지 많은 직업의 일을 하셨는데 어느게 가장 잘 맞나요?
A. 사실 제가 직업이 좀 많죠. 참 어렵고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불과 2-3년 전까지도 집안 어른들 걱정에 많이 울었어요. 하지만 저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일"이란 한 우물을 판다고 생각했어요. 스스로 의심해본적도 물론 많아요. 너무 삽질을 해서 저희집이 철물점인 줄 알았다니까요.(웃음) 직업변화의 기회에 어떤 경우에라도 최선을 다하면 하나의 끈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본질을 알 수 있다면요.
저는 운이 좋아서 디자이너가 되고 지금은 아름다움을 만들어서 사람들과 즐겁게 나눌 수 있는 기업컨설팅까지 하고 있어요.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외받은 사람들을 위해 일하는 거에요. 그래서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고자 했고 덕분에 방송을 하게 되었죠. 결국 목표가 생기고나니 제가 했던 모든 일들이 도구, 과정으로 생각되요. 그래서 지금보다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들이 진짜 더 흥미진진할 것 같아요.
Q.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학생인데요. 전공을 하면서 패션디자인에도 여러 길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패션을 좋아하는데 하고싶은 일이 많아서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A.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에요. 하지만 일단 부딪히지 않으면 몰라요. 사실 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인맥으로 낙하선으로 들어갈 뻔 한 회사가 있었는데 떨어졌어요. 하지만 저는 다행으로 생각해요. 그로인해 20~30군데 면접을 보고 좌절을 해볼 수 있었거든요. 만약 낙하선사원이 되었더라면 인생이 쉬운거라고 생각했을거에요. 다이아몬드를 세공하는 것처럼 여기저기 부딪히고 막 굴리세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목표를 너무 세우지말고 계속 두드려 보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시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어요.
Q. 본인을 가장 위로해주고 휴식하게끔 하는 건 무엇인가요?
A. 이럴 때 "사랑하는 남자요."라고 말하고 싶은데...(웃음) 주변의 사람들, 가족, 친구들이죠. 하지만 그들로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에는...저는 '기도'로 찾았어요. 저는 종교가 있거든요. 믿음과 기도만이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Q. 서은영님은 사물과도 대화하고 사람들과도 대화하는 소통의 직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홍보일을 준비하는 학생인데 소통의 실용적인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십시오.
A. 제가 대화를 많이 나누지만 편협한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존경하시는 분은 저에게 "참 주변머리가 없다."라고 말하기도 하시는데 그나마 진심으로 해요. 화를 내도 진심으로 화를 내요. 진심은 부메랑처럼 돌아오거든요.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칭찬해주는 것들이 열정적으로 비춰지는거에요. 얼마전에 식물을 키웠는데 물을 너무 많이 주니까 죽고 또 너무 안주니까 죽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제 할 일하면서 가끔씩 주는데 잘 자라더라구요. 사람도 같은 것 같아요. 진심으로 주고 내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되요.
Q. 만나뵈니까 상당히 매력적인 분이신데 아직 싱글로 남아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원하는 남성상이 있다면?
A. 저는 아주 늦게 사랑을 시작했어요. 집안에 수습할 일이 있어서 30대 중반까지 죽도록 일만 했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누구라도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부터 사랑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사실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똑똑하고 돈많고 세련된 남자를 많이 만나봤지만 그들은 나와 내가족을 진심으로 좋아해 줄 것 같지가 않아요. 하지만 그는 착해요. 선하고 좋은 모습이에요.
Q.작가님의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A. 이모와 어머니에요. 저희 이모는 봉사활동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 항상 코사지 달린 모자를 쓰고 다니세요. 그리고 어머니는 아직도 하이힐을 신으세요. 자신이 여자임을 잊지 않고 언제나 최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 모습이 좋아요.
Q.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경쟁구도에서 여자가 승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드세지는데, 서은영님이 매스컴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우아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연마한 것인지 비결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절대 돈과 성공은 타협해서 안된다는 거에요. 돈을 벌겠다면 돈을 벌 수 없어요. 과거에 저는 매순간 무작정 일했어요. 정신없이 우물을 판거죠. 그러다보니 처음엔 흙탕물이 나와요. 계속 더 팠더니 샘물을 발견했어요.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대요. 저도 지난 겨울에 목표가 생겼는데 예전에 저는 사람을 껴안을 여유가 없었어요. 이제는 여유가 생긴 거죠. 그래서 보여지는 게 우아한 카리스마라고 생각해요.
Q. 저는 10대인데요. 친구들이 연예인을 따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제 스타일대로 입고 싶거든요. 10대들의 스타일리은 어떻게 하나요?
A. 10대들의 스타일링은 너무 먼이야기라...(웃음) 지금 뱅스타일 아주 좋아요. 자기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건 스타일링에 자신감이 있기에 할 수 있는거에요. 유행은 없어지지만 내스타일은 계속가요. 그대로 입고 다녀요. 아주 좋아요.
Q. 추천하고 싶은 책과 다음 나올 책에 대해 말해주세요.
A. 책이 곧 또 발간되요. 예전에는 파울로코엘료의 책이 용기를 주기 때문에 많이 봤는데 지금 가장 좋은건 좀모거의 소설이에요. 그는 90세가 넘는 노인인데 알프스산맥 밑에 사는 농사꾼이에요.[지금우리가서있는이곳]이란 책이 있어요. 그의 책은 언뜻 연애소설 같지만 본질은 삶을 그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Q.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리스트와 아트디자이너가 있다면?
A. 스타일리스트는 다이애나 브린래드, 아트디자이너는 알렉산더 브르드비치 에요. 보통은 자신이 없으면 스타일로 뭐든 많이 붙여요. 하지만 그들은 많이 빼버려요. 그리고 고유의 옷 선에서 스타일을 찾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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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과 마주보기 위해 시종일관 서서 질문마다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있으니 정말 감동적이다. 그녀가 처음 우리에게 했던 말 그대로 그녀의 세계관에 들어가 보니 정말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거목을 보고 온 듯 하다. 가슴이 떨린다. 이어 포토그래퍼 윤강주작가님의 책소감을 들은 뒤 싸인회가 시작되었다. 꼼짝없이 그녀의 싸인을 받기위해 앉아있는 독자들의 눈빛이 그녀가 하고온 진주같다.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작가와 독자의 만남 속에 오가는 진심이 가득했던 5월의 북살롱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글 |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야식대마왕/ 사진 |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홍승옥
첫댓글 재밌었나요? 참가자 의견들이 분분한듯 한데요^^ㅋ
ㅋㅋㅋ 저는 재미있었어요. 순수한 사람이던데요 ^^
사실... 그녀가 말하는 외국사람이름이 너무 생소해서 들리는대로 써버렸는데 정확하지 않아요. 검색에도 안나오고 ㅠㅠ 흙흙...이를 어쩌죠..
오호라.. ..
오오 이쁘다아
승옥언니 사진 여기저기 돌아다니네요ㅋㅋㅋ 후기 잘봤어요- 그때 들었던 내용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