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 : 2009-02-22 오후 7:35:13 / 수정 : 2009-02-22 오후 8:17:25
박영민(youngmi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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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고, 밥을 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 꼬박 운전을 해봐야 평균 9만원 정도를 벌 정도로 손님이 없는데, 택시비까지 오르면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답답하네요. 손님이 더 없을까봐 걱정입니다"
올해 11년째 회사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박모씨(55). 박씨는 최근 발표된 택시요금 인상소식이 반갑지만은 않다. 경기침체로 손님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손님을 더욱 감소시키는 작용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박씨는 "그나마 사람이 많다는 전북대학교 구정문 인근도 요즘에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없어 손님을 태우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왜 하필 이런 시기에 택시요금이 인상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손님이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누구를 위한 택시요금 인상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주일에 서너차례 정도 택시를 이용한다는 시민 진모씨(29). 진씨도 택시요금 인상소식이 반갑지 않기는 마찬가지. 출근에 늦거나 야근, 회식,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종종 택시를 이용했지만 월급은 동결돼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늘어날 상황에 놓였기 때문.
진씨는 "동결된 월급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데 공공요금이라 할 수 있는 택시요금마저 올라 막막하다"며 "가급적 내달부터는 귀가를 서둘러야 겠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내달 1일부터 400원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소비자들은 물론 일부 영업용택시 기사들을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택시 이용객들이 줄어든 상황에서 요금 인상으로 승객이 더 줄어들 경우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IMF 당시보다 더 어려운 경제상황에서의 택시요금 인상은 서민들은 물론 택시기사들의 생계를 막막하게 해 도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서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며, 영세한 택시업계의 구조조정 없이 요금만 인상하는 것은 진통제만을 주는 격으로 택시노동자들과 서민들이 부담만 더 늘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