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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강
漢字(한자)의 창제원리인
陰陽五行(음양오행)의 이치
해와 달과 땅과 하늘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자연이다. 해와 달로 인해 하루의 낮과 밤, 일 년의 사계절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다, 햇볕이나 달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물론 하늘과 땅 사이에 공기나 물이나 불이 없이는 인간은 살 수 없다. 인간의 삶의 터전인 땅은 산과 들, 강과 바다 등의 자연환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듯 인간과 자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적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에 대한 동서양의 인식과 세계관은 확연히 다르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의 자연관은 서구의 자연관을 토대로 하고 있다. 遊牧(유목)과 商業(상업)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서구의 자연관은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거나 지배한다는 생각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인간이 자연을 탐험하여 개척하고 개발해 온 역사 자체를 인류문명과 역사의 발전이라고 보고 있다.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보는 이러한 자연관은 서구의 세계관과 철학에 반영되어 있다.
반면에 農耕(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동양의 자연관은 자연 그 자체에 순응하며, 자연과 인간은 함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존재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관이다. 중국에서 발달한 도교나 불교, 유교는 대표적인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이며, 한국에서 발달한 풍수지리(風水地理)나 자연과 만물에 신(神)이 있다고 믿는 무속문화 또한 매우 자연친화적인 가치관이다. 이들 모두 자연을 인간의 정복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순응하며 같이 살아가는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늘과 땅, 해와 달을 비롯해 인간주변의 모든 자연만물을 일컬어 대우주라고 한다면, 만물의 하나인 인간 자체를 ‘소우주’라고 하는 인식도 동양의 자연관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사람의 몸인 인체를 우주자연의 축소판인 ‘작은 자연’으로 바라보는 자연친화적인 세계관이다.
만물과 현상에는 법칙과 질서가 있어
이런 사상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글이 黃帝陰符經(황제음부경)의 “宇宙在乎手, 萬化生乎身(우주가 다 내 손안에 있으며 만 가지 변화가 내 몸에서 나오느니라)”이다. 이러한 천지자연의 이치를 바탕으로 하여 인륜의 법도를 도출하여 철학의 계통을 세운 것이 萬學(만학)의 帝王(제왕)으로 부르는 주역이다.
주역 서괘하전(序卦下傳)에서 공자는 “천지가 있은 연후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연후에 남녀가 있고, 남녀가 있은 연후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연후에 부자가 있고, 부자가 있은 연후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연후에 상하가 있고, 상하가 있은 연후에 예의를 두는 바가 있느니라.(有天地然後에 有萬物하고 有萬物然後에 有男女하고 有男女然後에 有夫婦하고 有夫婦然後에 有父子하고 有父子然後에 有君臣하고 有君臣然後에 有上下하고 有上下然後에 禮義有所錯니라)”고 정리했고, 계사하전(繫辭下傳)에서는 “옛적에 포희씨가 천하의 왕을 할 적에 우러러서는 하늘에서 상을 관찰하고, 구부려서는 땅에서 법을 관찰하고, 새와 짐승의 무늬와 땅의 마땅함을 관찰하고, 가까이로는 저 몸에서 취하고, 멀리로는 저 물건에서 취하여 이에 비로소 팔괘를 지으시어 법상을 드리웠느니라.(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에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고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고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여 於是에 始作易八卦하여 以垂憲象하니라)”고 하며, 인륜의 법도가 모두 천지자연의 이치에서 근거했음을 거듭 밝혔다.
음양의 天變地化 陽變陰化
이렇듯이 세상에 존재하는 만물과 현상에는 일정한 법칙과 질서가 있다. 이 법칙과 질서는 순환반복을 거듭하며 진화발전하고 있다. 만약에 법칙과 질서가 없다면 혼란과 혼돈 속에 자연만물 자체가 파괴되어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동양철학에서는 이 법칙과 질서를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이치(理致)라고 한다. 하늘과 땅, 낮과 밤, 사계절의 변화, 만물의 삶과 죽음 등 자연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 등의 현상을 비롯해 인간의 생활에는 반드시 음양오행의 이치가 있음을 밝혔다.
이를 周易 계사상전(繫辭上傳) 제1장에서 “하늘에 있어 상이 이뤄지고, 땅에 있어 모양이 이뤄지니, 변화가 나타나느니라.(在天成象코 在地成形하니 變化 見矣라)”고 하였다. 여기서 하늘인 陽(양)의 始生(시생) 작용을 ‘變(변)’이라 하고, 땅인 陰(음)의 成長(성장) 작용을 ‘化(화)’라고 하였다. 봄 여름의 生長(생장)을 變이라고 한다면 가을과 겨울의 거두고 갈무리하는 收藏(수장)을 化라고 한다. 이를 ‘天變地化’ 혹은 ‘陽變陰化’라 한다.
곧 陽이 주축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變’이라 하고, 陰이 주축으로 작용하는 과정을 ‘化’라 하였는데 이를 ‘化’는 음양의 진퇴(進退) 속에 다시 ‘變’을 낳고, ‘變’은 다시 ‘化’를 낳으며 끝없이 순환하니, 만물의 생성법도가 모두 음양변화에 있다. 오전이 해가 떠올라 남중하여 올라가는 陽變의 과정이라면 오후는 서쪽으로 해가 들어가는 陰化의 과정이 되고, 봄과 여름이 싹터서 자라나는 陽變의 계절이라면 가을과 겨울은 숙성하여 갈무리하는 陰化의 계절이다. 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그림1]과 같다.
음양오행 사상은 간략히 말해 우주자연의 만물과 현상에는 陰과 陽, 그리고 水火木金土라는 형질(形質)들의 결합과 대립을 통한 상생과 상극작용이 있음을 밝힌 철학이다. 음양오행의 상생과 상극작용이 순환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만물의 생성과 성장, 소멸이라는 변화가 발생함을 살핀 것이다.
이 음양오행의 이치를 상징적으로 잘 나타낸 것이 손바닥이다. 손바닥의 앞과 뒤를 음과 양이라고 보면 다섯 손가락은 오행을 나타낸다. 黃帝陰符經의 ‘宇宙在乎手’라고 한 것은 손바닥에 담겨있는 음양오행 이치가 곧 우주의 이치라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동양의 자연관의 핵심을 이루는 음양오행은 정치 경제 문화 등을 비롯해 사회 모든 분야의 기준이 되었고 아울러 황하문명의 핵심사상이 되었다. 동양이 예로부터 자연현상에 대한 관찰이 뛰어나 천문지리가 발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文明을 발전시켜 배경이다.
陰陽五行은 황하문명권의 자연관이자 세계관
기독교문화권인 서구인들의 우주관이 성경의 천지창조 신화를 토대로 하고 있다면 한문문화권인 황하문명권의 세계관은 복희씨가 창시한 ‘하도(河圖)’의 음양오행 사상을 토대로 하고 있다. 복희씨의 ‘하도’는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천문을 관측하여 一부터 十까지 음양의 수(數)의 이치가 베풀어지는 가운데 오행이 생성됨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팔괘와 64괘를 그려 농경문화를 꽃피웠다. [부록]에 첨부된 ‘天象列次分野之圖(천상열차분야지도)’와 ‘北辰과 28宿와 四靈神(북신과 28수와 사령신)’과 ‘紫微垣(자미원)과 北辰(북신, 北極五星)’은 복희씨가 관측했을 천문으로 이를 바탕으로 河圖를 그렸다.
八卦 整理表
伏羲 卦序 | 卦象 | 文王 卦序 (方位) | 別稱 | 自然 | 五行 | 德 | 가족 관계 | 신체 | 동물 |
一乾天 | ☰ | 六乾 (西北) | 乾三連 | 하늘 | 陽金 | 健 | 父 | 머리 | 말 |
二兌澤 | ☱ | 七兌 (正西) | 兌上絶 | 연못 | 陰金 | 說 | 少女 | 입 | 양 |
三離火 | ☲ | 九離 (正南) | 離虛中 | 불 | 陰火 | 明 | 中女 | 눈 | 꿩 |
四震雷 | ☳ | 三震 (正東) | 震下連 | 우레 | 陽木 | 進 | 長男 | 발 | 용 |
五巽風 | ☴ | 四巽 (東南) | 巽下絶 | 바람 | 陰木 | 巽 | 長女 | 넓적 다리 | 닭 |
六坎水 | ☵ | 一坎 (正北) | 坎中連 | 물 | 陽水 | 誠 | 中男 | 귀 | 돼지 |
七艮山 | ☶ | 八艮 (東北) | 艮上連 | 산 | 陽土 | 止 | 少男 | 팔 | 개 |
八坤地 | ☷ | 二坤 (西南) | 坤三絶 | 땅 | 陰土 | 順 | 母 | 배 | 소 |
위와 같은 선천팔괘는 요임금 때의 갑진년 대홍수의 재난을 겪으며 禹에 의해 洛書九宮數理(낙서구궁수리)가 펼쳐지고, 井田法이 완성되었다. 또한 이 數의 원리에 의거하여 후천팔괘방위도가 세워지며, 文王과 周公과 孔子로 이어지는 『주역』의 철학이 완성되는데, 아래 그림을 통해서 그 원리를 살펴보기로 한다. 곧 『주역』은 인류의 가장 오랜 문헌이면서 황하문명권의 세계관을 가장 잘 집약하고 있는데 그 핵심사상이 음양오행이다.
四 五紀 | 九 五福六極 | 二 五事 |
三 八政 | 五 (皇極) | 七 稽疑 |
八 庶徵 | 一 五行 | 六 三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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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田圖 : 井田法은 九夫로 이뤄지는 共同體의 기초이자 公私를 나누는 봉건제의 기본틀이다.
文王八卦方位之圖
특히 단군과 동이족의 후예인 한민족은 음양오행에 따른 문화와 생활에 있어 오히려 중국보다 뿌리가 깊다. 말과 글은 물론이요, 천문, 지리, 음식, 주거, 의복, 의학, 음악 등 어느 하나 음양오행과 관련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이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한 한글이야말로 대표적으로 음양오행의 이치에 의해 만들어졌다.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달력의 일주일을 나타내는 ‘日月火水木金土’는 음양오행 그대로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사용하고 있다. 한민족만의 고유한 민속놀이 기구인 윷 역시 모양 자체가 음양오행에서 나온 것이다. 동양의학(한의학)의 고전이라고 하는 황제내경도 음양오행에 의거한 책이다.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서구의 물질문명이 동양의 정신문명을 압도하면서부터 음양오행 사상이 학문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생활 곳곳에는 여전히 음양오행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주자연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 등의 현상을 비롯해 인간의 생활에는 반드시 이치(理致)가 있다고 했다. 현존하는 각종의 종교와 교리, 철학, 학문 등은 인류가 그 이치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자연만물은 우주(宇宙)라는 시간과 공간에 있는 존재로서 이 시간과 공간의 법칙과 질서를 벗어날 수 없다. 시간과 공간 속의 존재이며 동시에 그 속에서 변화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時空)은 삼라만상이 생장소멸의 역사를 이뤄나가는 근본 바탕이라 할 수 있다.
쉬운 예로 사람은 연월일시에 맞춰 생활한다. 낮이 되면 활동을 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거나, 더운 여름엔 가볍게 입고 추운 겨울엔 불을 지펴 난방을 하는 것이나,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자연법칙은 순환반복하면서 앞으로 진행되어 나가고 있다. 이렇듯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자연만물의 현상에는 일정한 법칙과 질서가 있으며, 동양에서는 음양오행에 근거해서 이 理致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 이치가 곧 동양의 자연관이요 인생관이요 세계관인 것이다.
南向(남향)을 기준으로 하는
左陽右陰(좌양우음)과 左東右西(좌동우서)의 文化
앞서 음양오행도와 선후천팔괘방위도 등에서 이미 살펴보았지만 농경문화인 한자문화권에서는 서구의 방향표시와는 정반대로 남쪽을 위로 하고 동서를 좌우로 하는 방향을 써왔고, 모든 분야가 이를 바탕으로 記述되고 발전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구의 북반부에 위치하면서 겨울에는 눈이 내리며 춥고, 여름은 비가 많은 동시에 덥다. 또한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면서 남중고도가 낮고,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면서 남중고도가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겨울에는 햇볕을 많이 받아들여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최대한 막아 시원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지어야 했다.
이에 따라 나온 것이 남향집이며, 최대한 단열과 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붕의 모양은 ㅅ자형으로 만들고 처마를 길게 하였으며 지붕 속에는 흙을 넣었다. 그리고 출입하는 남쪽 벽의 앞문 외에 별도로 북쪽 면에 뒷문을 만들어 여름날에는 열어두어 시원하게 하였고, 겨울에는 굳게 닫아두었다.
집을 남향으로 지은 것은 추운 겨울에 난방을 위해 최대한 햇볕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다. 사람이 위치하는 기본 방향도 밝은 남쪽을 향하도록 하였으며, 누워 잠자는 머리 위쪽도 남향하도록 하였다. 밝음을 숭상한다는 『주역』의 崇明(숭명)사상으로, 地圖 제작 또한 남쪽을 위로 하여 그렸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아래쪽은 북쪽으로 등진 모습이 되고 왼쪽은 바로 해가 떠오르는 동쪽이 되고, 오른쪽은 해가 지는 서쪽이 된다. 요즘 학교에서 가르치는 서양식 방향 표시법과는 완전히 반대개념이다. 이러다보니 우리의 문화나 뜻글자를 이해하는데 애먹게 되는데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左陽右陰, 左東右西의 개념이 바로 서야 한다.
음양오행에 따른 左右의 개념
① 右의 口는 하늘의 밝은 양(一)에 대한 음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口는 여러 가지로 쓰이는데 입 또는 땅, 혹은 새의 둥지로 보기도 한다. 둥지는 집을 의미하는데, 새나 사람이나 집에 들어갈 때는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저녁 무렵이므로 口는 음의 방위인 서쪽을 뜻한다. 西(서녘 서), 酉(술병 유, 열째 지지 유), 兌(서방 태), 如(같을 여) 등과 같이 口가 들어 있는 글자들은 대개 음과 관련된다. 따라서 口가 들어간 右(오른우)는 서쪽을 뜻한다.
고대 동양에서는 어두운 북쪽을 등지고 밝은 남쪽을 향하는 것을 토대로 방위를 정했다. 북을 등지고 보면 좌가 동쪽이고, 우는 서쪽인 左東右西의 방위가 정해진다. 또한 좌양우음의 배치이기도 하다.
② 左의 工은 天地(二)가 하나로 통함(丨)을 나타내므로 천지기운이 교통하여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과 의미가 통한다. 봄은 밝은 양의 기운이 발하는 계절이고 방위상으로는 왼편인 동방에 속한다. 따라서 工은 양의 방위인 동쪽을 상징하며 工이 들어간 左(왼 좌)는 동쪽에 해당하는 것이다. 左와 右의 工과 口에는 左陽右陰의 이치가 담겨 있다. 陽先陰後의 원리에 따라 領議政(영의정) 아래 다음 서열은 左議政이며 그 다음이 右議政이다. 右議政을 높게 두는 것은 앞서 제59장의 ‘左達承明’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반면 공부를 익히는 학생들에게 서쪽은 완성의 단계이므로 서원(書院)에서 기숙사를 배치할 때 서재(西齋)는 선배들의 방이 되고 동재(東齋)는 생기(生氣)를 받아들여 익히라는 차원에서 신입생들의 방이 된다. 궁궐에서 태자의 궁을 동쪽에 두고 東宮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五行의 이치
오행이란 음양의 氣運(기운)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땅 위에 그 形質(형질)이 베풀어지는 이치를 나타낸 개념이다. 초목이 싹터 자라는 계절인 봄을 草木의 기운이 旺盛(왕성)하다고 하여 木旺之節(목왕지절), 더운 여름은 불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火旺之節(화왕지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중간은 땅에 있는 만물이 成熟하는 과정이므로 땅의 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土旺之節(토왕지절), 가을은 추운 겨울에 대비하여 단단히 영글기에 단단한 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金旺之節(금왕지절), 겨울은 물 기운이 있는 것은 얼기에 水旺之節(수왕지절)이라고 개념화하였다.
五行의 生而克(생이극)과 克而生(극이생)
이를 계절의 生而克(생이극 : 나와서 이겨나가는 과정), 곧 봄→여름→삼복(三伏)→가을→겨울의 이치로 표현하면 木火土金水이다. 참고로 季夏(계하)인 三伏은 夏至(하지)로부터 셋째 庚日(경일)인 初伏(초복), 넷째 경일인 中伏(중복), 立秋(입추) 후 첫째 경일인 말복(末伏)을 말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대체로 20일이 걸린다. 이럴 경우의 삼복을 每伏(매복)이라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의 경일이기 때문에 20일 만에 맞이할 수 있다. 이때는 달을 건너 들었다 하여 越伏(월복)이라 한다.
五行을 水火木金土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克而生(극이생)의 이치로 말한 것이다. 근원인 물을 바탕으로 하여 왕성한 기운을 극복해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뜻인데 禹(우)임금의 治水法으로 『書經・周書(서경・주서)』 洪範(홍범)편에서 다뤄진 오행치수법의 원리이자 洛書九宮數理의 이치로 천하를 다스리는 大經大法의 이치이기도 하다. 오행의 순서는 적용하는 사안에 따라 그 순서를 달리해 쓰기도 한다.
또한 한문문화권에서는 달력이나 운세(運勢)의 기준으로 쓰는 60干支(간지) 또한 음양오행에서 기원하고 있다. 간지에서 陽을 대표하는 하늘의 운행을 天干이라 하고, 陰을 대표하는 땅의 운행을 地支라고 한다. 천간과 지지는 10干과 12支로,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말한다. 10개의 天干과 12개의 地支를 상호 배합해서 나온 것이 60
간지이다. 여기에 24절기를 더해 태양력과 태음력의 조화를 이뤄 누구나 알기 쉬운 달력을 上古시대 때부터 써왔다는 점이다. 이렇듯 한문문화권의 역사와 문화,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음양오행을 알아야 하며 음양오행을 알기 위해선 뜻글자인 한문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
특히 단군과 동이족의 후예인 한민족은 음양오행에 따른 문화와 생활에 있어 오히려 중국보다 뿌리가 깊다. 말과 글은 물론이요, 천문, 지리, 음식, 주거, 의복, 의학, 음악 등 어느 하나 음양오행과 관련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이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글자로 인정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 한 한글이야말로 대표적으로 음양오행의 이치에 의해 만들어졌다. 인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달력의 일주일을 나타내는 ‘日月火水木金土’는 음양오행 그대로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이 사용하고 있다. 한민족만의 고유한 민속놀이 기구인 윷 역시 모양 자체가 음양오행에서 나온 것이다. 동양의학(한의학)의 고전이라고 하는 황제내경도 음양오행에 의거한 책이다.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서구의 물질문명이 동양의 정신문명을 압도하면서부터 음양오행 사상이 학문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생활 곳곳에는 여전히 음양오행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주자연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 등의 현상을 비롯해 인간의 생활에는 반드시 이치(理致)가 있다고 했다. 현존하는 각종의 종교와 교리, 철학, 학문 등은 인류가 그 이치를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자연만물은 우주(宇宙)라는 시간과 공간에 있는 존재로서 이 시간과 공간의 법칙과 질서를 벗어날 수 없다. 시간과 공간 속의 존재이며 동시에 그 속에서 변화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時空)은 삼라만상이 생장소멸의 역사를 이뤄나가는 근본 바탕이라 할 수 있다.
쉬운 예로 사람은 연월일시에 맞춰 생활한다. 낮이 되면 활동을 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거나, 더운 여름엔 가볍게 입고 추운 겨울엔 불을 지펴 난방을 하는 것이나,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자연법칙은 순환반복하면서 앞으로 진행되어 나가고 있다. 이렇듯 시간과 공간에서 벌어지는 자연만물의 현상에는 일정한 법칙과 질서가 있으며, 동양에서는 음양오행에 근거해서 이 理致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 이치가 곧 동양의 자연관이요 인생관이요 세계관인 것이다.
南向(남향)을 기준으로 하는
左陽右陰(좌양우음)과 左東右西(좌동우서)의 文化
앞서 음양오행도와 선후천팔괘방위도 등에서 이미 살펴보았지만 농경문화인 한자문화권에서는 서구의 방향표시와는 정반대로 남쪽을 위로 하고 동서를 좌우로 하는 방향을 써왔고, 모든 분야가 이를 바탕으로 記述되고 발전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구의 북반부에 위치하면서 겨울에는 눈이 내리며 춥고, 여름은 비가 많은 동시에 덥다. 또한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일찍 지면서 남중고도가 낮고,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지면서 남중고도가 높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겨울에는 햇볕을 많이 받아들여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집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최대한 막아 시원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지어야 했다.
이에 따라 나온 것이 남향집이며, 최대한 단열과 보온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붕의 모양은 ㅅ자형으로 만들고 처마를 길게 하였으며 지붕 속에는 흙을 넣었다. 그리고 출입하는 남쪽 벽의 앞문 외에 별도로 북쪽 면에 뒷문을 만들어 여름날에는 열어두어 시원하게 하였고, 겨울에는 굳게 닫아두었다.
집을 남향으로 지은 것은 추운 겨울에 난방을 위해 최대한 햇볕을 많이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다. 사람이 위치하는 기본 방향도 밝은 남쪽을 향하도록 하였으며, 누워 잠자는 머리 위쪽도 남향하도록 하였다. 밝음을 숭상한다는 『주역』의 崇明(숭명)사상으로, 地圖 제작 또한 남쪽을 위로 하여 그렸다.
이렇게 되면 자연히 아래쪽은 북쪽으로 등진 모습이 되고 왼쪽은 바로 해가 떠오르는 동쪽이 되고, 오른쪽은 해가 지는 서쪽이 된다. 요즘 학교에서 가르치는 서양식 방향 표시법과는 완전히 반대개념이다. 이러다보니 우리의 문화나 뜻글자를 이해하는데 애먹게 되는데 우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左陽右陰, 左東右西의 개념이 바로 서야 한다.
음양오행에 따른 左右의 개념
① 右의 口는 하늘의 밝은 양(一)에 대한 음의 개념이다. 그러므로 口는 여러 가지로 쓰이는데 입 또는 땅, 혹은 새의 둥지로 보기도 한다. 둥지는 집을 의미하는데, 새나 사람이나 집에 들어갈 때는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저녁 무렵이므로 口는 음의 방위인 서쪽을 뜻한다. 西(서녘 서), 酉(술병 유, 열째 지지 유), 兌(서방 태), 如(같을 여) 등과 같이 口가 들어 있는 글자들은 대개 음과 관련된다. 따라서 口가 들어간 右(오른우)는 서쪽을 뜻한다.
고대 동양에서는 어두운 북쪽을 등지고 밝은 남쪽을 향하는 것을 토대로 방위를 정했다. 북을 등지고 보면 좌가 동쪽이고, 우는 서쪽인 左東右西의 방위가 정해진다. 또한 좌양우음의 배치이기도 하다.
② 左의 工은 天地(二)가 하나로 통함(丨)을 나타내므로 천지기운이 교통하여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과 의미가 통한다. 봄은 밝은 양의 기운이 발하는 계절이고 방위상으로는 왼편인 동방에 속한다. 따라서 工은 양의 방위인 동쪽을 상징하며 工이 들어간 左(왼 좌)는 동쪽에 해당하는 것이다. 左와 右의 工과 口에는 左陽右陰의 이치가 담겨 있다. 陽先陰後의 원리에 따라 領議政(영의정) 아래 다음 서열은 左議政이며 그 다음이 右議政이다. 右議政을 높게 두는 것은 앞서 제59장의 ‘左達承明’의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반면 공부를 익히는 학생들에게 서쪽은 완성의 단계이므로 서원(書院)에서 기숙사를 배치할 때 서재(西齋)는 선배들의 방이 되고 동재(東齋)는 생기(生氣)를 받아들여 익히라는 차원에서 신입생들의 방이 된다. 궁궐에서 태자의 궁을 동쪽에 두고 東宮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五行의 이치
오행이란 음양의 氣運(기운)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땅 위에 그 形質(형질)이 베풀어지는 이치를 나타낸 개념이다. 초목이 싹터 자라는 계절인 봄을 草木의 기운이 旺盛(왕성)하다고 하여 木旺之節(목왕지절), 더운 여름은 불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火旺之節(화왕지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중간은 땅에 있는 만물이 成熟하는 과정이므로 땅의 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土旺之節(토왕지절), 가을은 추운 겨울에 대비하여 단단히 영글기에 단단한 기운이 왕성하다고 하여 金旺之節(금왕지절), 겨울은 물 기운이 있는 것은 얼기에 水旺之節(수왕지절)이라고 개념화하였다.
五行의 生而克(생이극)과 克而生(극이생)
이를 계절의 生而克(생이극 : 나와서 이겨나가는 과정), 곧 봄→여름→삼복(三伏)→가을→겨울의 이치로 표현하면 木火土金水이다. 참고로 季夏(계하)인 三伏은 夏至(하지)로부터 셋째 庚日(경일)인 初伏(초복), 넷째 경일인 中伏(중복), 立秋(입추) 후 첫째 경일인 말복(末伏)을 말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대체로 20일이 걸린다. 이럴 경우의 삼복을 每伏(매복)이라 한다. 하지만 말복은 입추 뒤의 경일이기 때문에 20일 만에 맞이할 수 있다. 이때는 달을 건너 들었다 하여 越伏(월복)이라 한다.
五行을 水火木金土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克而生(극이생)의 이치로 말한 것이다. 근원인 물을 바탕으로 하여 왕성한 기운을 극복해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뜻인데 禹(우)임금의 治水法으로 『書經・周書(서경・주서)』 洪範(홍범)편에서 다뤄진 오행치수법의 원리이자 洛書九宮數理의 이치로 천하를 다스리는 大經大法의 이치이기도 하다. 오행의 순서는 적용하는 사안에 따라 그 순서를 달리해 쓰기도 한다.
또한 한문문화권에서는 달력이나 운세(運勢)의 기준으로 쓰는 60干支(간지) 또한 음양오행에서 기원하고 있다. 간지에서 陽을 대표하는 하늘의 운행을 天干이라 하고, 陰을 대표하는 땅의 운행을 地支라고 한다. 천간과 지지는 10干과 12支로,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 말한다. 10개의 天干과 12개의 地支를 상호 배합해서 나온 것이 60
간지이다. 여기에 24절기를 더해 태양력과 태음력의 조화를 이뤄 누구나 알기 쉬운 달력을 上古시대 때부터 써왔다는 점이다. 이렇듯 한문문화권의 역사와 문화, 가치관을 이해하기 위해선 반드시 음양오행을 알아야 하며 음양오행을 알기 위해선 뜻글자인 한문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