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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타게 될 열차는 빨강색 103계였다. ('103계' 이렇게 표현하면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스센지를 떠난 열차는 점점 시골로 바뀌어가는 풍경을 담고 미지의 장소를 향해 달린다.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저점 외곽으로 갈수록 사람은 적어진다.
이제 정말 풍경이 우리나라의 시골처럼 변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도 잠시 뿐, 창밖 스크린은 새로운 풍경으로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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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 지도에서는 금방이라도 바다가 보일 것 같은 철길이었지만, 그동안은 보이지 않던 바다가 이제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일본이 섬나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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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열차의 맨 뒤편으로 가면 지나온 철길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차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발전차가 맨 뒤에 달려 있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운좋게 발전차가 기관차 뒤에 있으면 창문을 사이에 두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그나마 그것도 여객전무가 안전상의 이유로 들어오라고 하면 뒤로 보이는 철길 구경은 불가능해진다. 우리나라에서 철도란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자리에 앉아 이동하는 교통수단 이외의 것으로 쓰여서는 안되는 것만 같다. 한숨만 나온다.
열차는 鹿家(시카카) 역에서 마주오는 열차와 교행하게 되는데, 우리는 예정대로 여기서 내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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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이곳은 느낌이 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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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카 역사의 모습은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고, 무인화 된 역사를 보며 수많은 우리나라의 무인간이역들이 떠올랐다.
이곳이야말로 내가 찾던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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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상회의 몰락... 그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곳에서도 장사를 하다 만 가게가 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고, 사람의 그림자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동네의 집들을 보면 유난히 화분과 꽃이 많았다. 화분에 든 꽃이 이렇게 싱싱하게 피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을 키운 손길과 정성이 있었다는 뜻이다. 비록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곳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마을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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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다가 보인다. 낯선 나라의 시골 간이역에 내려서 만난 바다였기 때문일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그냥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 앉아서 바다랑 기차나 실컷 보다가 돌아갔으면 싶을 만큼.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푸른 바다가 보이는 이쁜 간이역이 존재했었다. '정동진'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오염된 물과 복잡한 거리가 역을 나서는 순간 숨통을 조여오는 곳으로 변했다.
정말로 정동진이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불릴 수 있을까?
나는 두렵다. 제 2의 정동진이 등장하게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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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바다를 구경하고 시카카 역으로 되돌아왔다. 역 구내에서 보던 모습과는 또다른 모습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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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내부의 모양이 비슷한 규모의 우리나라 간이역과 쏙 빼닮았다. 아니, 어쩌면 일제시대 양식으로 지어진 우리나라의 간이역들이 이들을 닮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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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들어진 역사 일체형 벤치가 정겹다. 이곳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후쿠오카에서 멀지도 않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역명판을 찍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첫댓글 사진을 정성들여 찍은것같습니다. "간이역"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구도와 공간이네요.. 저도 일본철도여행을 할때면 이름모를 간이역에 내리고싶은 충동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산악철도나 오지의 재래선에 관심이많습니다...
슬슬 게시판을 독립시켜 드릴 때가 온것 같습니다. 원하시는 제목(한글 25자 내외)을 댓글로![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아주시면 글을 옮겨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앗 성수님, 정말요? 제목은 'bora의 일본 간이역기행'으로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JR쿠슈 소속 103계 1500 번대 열차내요^^;;
ATC를 쓰는차량입니다 지하철입선용
도시나 주택가에서만 보던 103계가 왠지 저런곳이 더 잘 어울려 보입니다.
사진 한장한장 정성이 넘쳐 흐르네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