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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PC계의 절대 강자 인텔이 ARM에 밀려난 이유
PC의 두뇌에 해당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15년 4월 모바일의 두뇌에 해당하는 SoC(System on Chip)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다. PC에서 수십 년간 고수해 온 기술을 모바일에 접목해 또 다른 혁신을 꾀한다는 인텔의 새로운 도전이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인텔은 2004년 모바일 SoC사업에 뛰어들어 200억 달러(약 23조 원)를 투자했지만, 수년째 적자를 지속해왔다. 이에 따라 인텔은 인력을 11%나 감축했다.
과거 성공 방식에 얽매여 새로운 시장 요구 외면한 인텔
PC 강자 인텔은 왜 모바일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을까. 바로 새로운 도전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그 어떤 기업보다 도전과 혁신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인텔은 PC에서 사용했던 x86 프로세서를 모바일에도 확대 적용하는 데 집중했다. x86이 뛰어난 성능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아 왔기 때문에 모바일에도 성공적으로 장착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PC용으로 출시된 x86은 모바일에 적합하지 않았다. 과부하, 발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지만 인텔은 새로운 프로세서 개발에 도전하지 않고 x86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발열과 과부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진 경쟁사들의 제품을 뛰어넘기엔 한계가 있었다. 과거 성공에 과신한 나머지 신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삼성, LG,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인텔 제품을 전력효율과 발열 문제, 비싼 가격 등의 이유로 여전히 채택하지 않았다.
인텔을 패배시킨 절대 강자 ARM의 전략
반면 ‘반도체 디자인 업체’ ‘반도체 지식재산권(IP) 업체’라고 불리는 ARM은 인텔과 정반대의 전략을 실행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제조업체들은 이를 토대로 고객 니즈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제품을 만들었다. 인텔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고 자기가 직접 생산해서 넘겨주는 식이었다. 이렇게 되자 모바일 프로세스시장은 ARM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ARM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업체만 해도 전 세계 300여 곳이나 된다. 삼성전자나 퀄컴도 ARM의 고객이다. ARM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95%다.
최우선 목표에 최우수 자원 투입 안 해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실패한 또 하나의 이유는 목표에 걸맞은 자원배분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텔이 차후 모바일 시장이 뜰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인텔은 2000년대 초반 모바일 시장 전략을 세웠던 ‘퍼스트 무버’였다. 하지만 인텔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시장 전망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에 지레 겁을 먹고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것이다. 인텔은 기존의 방식대로 ‘고성능 고가격’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갔다. 모바일 시장 전략을 세웠고 결국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걸림돌이 돼 모바일 시장에 제대로 된 투자를 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빨리 모바일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알아봤지만, 불확실성에 겁먹고 더 이상 진보하지 못한 것이다.
시사점: 고객에게 맞추지 않으면 죽는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지향점은 오로지 고객이다.
관련 직무: 전략기획, 마케팅, 연구개발
출처: '100대 경영사례로 끝내는 블라인드 면접비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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