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정사(鳳停寺) / 경북 안동시, 세계문화유산

[감사와기쁨]

천등산 봉정사(天燈山鳳停寺) /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 경북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는 대한 조계종 제16교구 의성 고운사의 말사(末寺)이다.

왜정시절, 제국주의자들이 본사(本寺) 아래 말사란 제도를 만들었다.

당시 규모가 큰 사찰 30곳을 본사로 그 주위의 절과 암자를 말사로 지정하였다.

그런 제국주의자들이 만든 조계종의 본사와 말사 제도, 이젠 그 개념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규모가 작은 사찰은 사찰대로 암자는 암자대로 독립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봉정사 안내도는 일주문을 지나서 볼 수 있다.

일주문.

어디로 들어가는가?

가는 곳을 향하여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 일주문은 조선 숙종 때 건립된 것이라 한다.

매표소에서 걸어와 이곳에서 한숨 돌려야 하는데 승용차로 여기까지 들어왔다.

천등산봉정사(天燈山鳳停寺) 현판이 고색창연하다.

만세루(萬歲樓)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25호, 조선 숙종 때 건립

안내도를 지나면 나이든 소나무가 지팡이를 의지하고 힘겹게 서 있다.

풍채는 좋아 보인다.

계단에 발을 얹기 전에 보는 만세루는 불편함이 없다.

환영한다는 것일까? 춤 추는 소나무의 자태도 보기 좋다.

만세루 누하문(樓下門)의 문틀이 굴곡진 게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누하문을 통과할 때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겸손의 표로 고개를 숙여야 한다.

찰라이지만 어둔 공간을 지나 밝은 세상, 그 세상에서 만나는 부처, 반가울 거다.

대웅전에서 본 만세루, 이 누각 안에 덕휘루(德輝樓)란 현판이 있다. 난 보지 못했다.

만세루의 이름이 덕휘루임을 알 수 있다.

만세루 강당에 앉아 있기만 하여도 잡념이 없어지겠다.

대웅전 / 보물 제55호.

13세기 말 건립 추정(조선시대)/ 전통적 가람의 배치이다.

처음 느낌은 '좁다. 갑갑하다'였다.

하지만 머물수록 평온해진다. 아담하다고 할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여느 절과 다른 건 마루가 있음이다.

부처를 등 뒤에 두고 마루에 앉아 상념에 잠기는 것도 좋겠다.

무량해회(無量海會)는 승방이다. 무량해회 뒷건물을 보수 작업 중이다.

화엄강단 / 보물 제448호

승려들이 교학 화엄을 공부하는 곳이다. 조선시대 중기 건립.

무량해회 뒷건물은 보수 작업 중이다. 이 진여문이 이 건물로 들어 가는 문 중 하나이다.

극락전(極樂殿) / 국보 제15호

태백산 부석사의 무량수전보다 더 오래된 목조건물로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12세기 이전 건립된 것으로 신라시대 양식이다.

안정사(安定寺)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44호

안동군 월곡면 미질리에서 발굴. 안정사에서 보관 중 안동댐건설로 안정사 폐사.

1973년부터 봉정사에 보관중. 극락전 옆에 있음.

제작시기는 통일신라 하대로 9세기경으로 추정. 대좌와 광배는 없음(미발굴?)

고금당(古今堂)/ 보물 제449호

극락전 우측에 있으며 안을 들여다 보지 않았다. 요사채로 조선시대 중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

삼층석탑 /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

고려시대 양식을 갖추고 있다.

범종각

1990년대 건립되었다.

화엄강당을 가운데로 하여 극락전과 대웅전이 좌우 대칭이다.

웅장하지 않은 게 나는 좋다.

영산암(靈山庵)

영산은 석가모니부처가 법화경 등 설법을 한 영취산에서 유래한다.

영산은 ㅁ형이다. 자연 친화적이고 유가적(儒家的)이다.(어느 글의 표현).

낯이 익은 건물 구조이다. 영월 장릉 근처에 있는 '금몽암'이 떠올랐다.

영산암도 금몽암도 모두 조선시대 지어진 건물이다.

암자입구에 우화루(雨花樓) 현판이 달려있다. 예전엔 극락전 입구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

의성 고운사의 우화루(羽化樓)와는 다르다.

누하루를 통과하는 느낌은 봉정사 누하루를 지나는 것과 느낌이 같다.

전(殿)에 계신 부처님이 보여야 하는데 나는 정원을 보고 기뻤다.

승려들이 거주하는 요사채

현판이 없어 몰랐다. 여기가 응진전이라고 한다.

봉정사의 절 집은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있다가 가라고 하는 것 같다.

만세루에서 본 대웅전과 그 마당, 화엄강당은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영산암이 더 마음에 든다.

절 같은 느낌이 없다. 금몽암에서 느꼈던 그 기분이다.

조선시대 건축양식이 신라나 고려시대와 다름을 알 수 있다.

지조암(知照庵)이 있지만 출입을 금하고 있다.

템플 스테이할 곳을 짓는가 새론 건물이 건립되고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매표소에 주차하고 걷는 게 좋겠다.

앞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몰릴 것인데 모두가 차를 가지고 들어간다면 슬프다.

나도 이번엔 차로 일주문까지 갔지만 다음엔 매표소에 주차하고 걸어들어 갈 것이다.

참 좋은 절이다. 화려함도 없다. 웅장함도 없다. 그저 수수함이 좋다.

명산을 배산으로 한 것도 아니다만 고요함도 좋다.

봉정사는 올해 유네스코 제43차 세계문화유산위원회로부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13번째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함께.

봉정사를 방문한 것으로 등재된 사찰 일곱을 모두 가보았다. 이것도 복이다.

봉정사는 1999년 4월 21일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한 곳이다.

또 올 7월 28일 문재인대통령부부가 휴가 중 다녀간 곳이다.  

*입장료 \2,000-  / 2018년 8월 2일 오후 5시 40분경 방문. 1시간 가량 관람.

*아래 사진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셀카로 촬영한 개인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