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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간질환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의학연구소 / 채 희 복
서 론
알코올은 인체의 여러 장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병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진 장기들로는 뇌, 심장, 췌장 그리고 간이 있다. 알코올이 간질환을 일으키는 기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30 g 이상의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간질환의 상대적인 위험도(odds ratio)가 13.7-23.6 으로 높게 나타난다. 한편 매일 120 g 이상의 심한 음주자군에서의 간질환 발생률은 13.5%로 상당히 낮다. 그러므로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기전에는 알코올 소비량뿐 아니라 알코올대사 효소의 유전 다형성 및 환경적인 요소 즉 성별, 영양상태, C형 간염바이러스의 중복감염 등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알코올 간질환의 병태생리 연구분야는 아직도 개척해야 할 분야가 많이 남아있다.
알코올 간질환 연구분야에 있어서 최근의 진보는 주로 병태생리학적인 측면과 치료분야에서 이루어졌다. 산화스트레스, cytokine의 역할,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 등이 실험실과 동물실험 수준에서 꾸준히 이루어져 왔으며,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임상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치료면에서는 1971년 심한 알코올 간염에 스테로이드 치료가 도입된 이래 최근 2000년까지는 유일한 치료제였다. Pentoxifylline은 cytokine의 생산을 억제하는 기전이 있으며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대안치료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새로운 치료제들이 임상연구 중이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약은 없는 실정이다. 간이식은 기대여명이
적고 합병증이 동반된 말기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이식 후 관리 및 면역억제제 순응도는 이식수술 후 금주와 관련이 깊으므로 술 전 6개월간 금주가 가능하였던 환자를 대상으로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저자는 알코올 간질환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병태생리와 치료면에서 새로이 밝혀진 연구결과들을 요약해보고자 한다.
본 론
1. 역학
2007년 우리나라 통계청의 자료를 인용하여 알코올 간질환 유병률을 살펴보면, 국내 알코올 관련 질환에 의한 사망수는 한해 4,701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9.6명이다. 이는 전체 간질환 사망이 7,314명으로 10만 명당 15.5명 사망수인 것을 비교해 보면 알코올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지대함을 알 수 있다. 국내 간경변증의 원인 구성은 HBV 64.9%, 음주 18.6%로 음주에 의한 간경변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간세포암종을 원인별로 살펴보면 B형 간염바이러스 관련 72%, C형 간염바이러스 관련 12.5%, 음주가 6.8%에 해당하여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알코올 간질환 관련통계에 의하면, 습관적 음주자의 10-15%에서 간경변으로 발전한다. 음주자들 중 간경변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이 간경변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채로 살다가 30-40% 정도의 사람들이 부검에 의해 간경변 환자로 밝혀진다. 대상 간경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금주한 경우 88.9%, 계속 음주를 하는 경우 68.2%이며, 비대상 간경변 환자군에서는 금주한 경우 60.1%, 그렇지 않은 경우 34.1%로 간경변의 진행 정도와 금주 여부 모두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에서 1천 8백만명이 문제가 있는 음주자 혹은 알코올 중독자로 분류된다. 간경변은 알코올 중독자 사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알코올 간질환은 주로
40-55세에서 발생하며, 남녀비는 3 :1이다.
2. 알코올의 대사경로
과음주인의 약 15% 미만에서 알코올 간질환이 발생하는 이유를 개체의 알코올에 대한 유전적인 감수성 차이에서 찾아보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ALDH2 (acetaldehyde dehydrogenase)는 알코올의 중간 대사물인 알데히드를 아세트산으로 바꾸는 기능을 가진 효소로서 알코올 과민반응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은 열성대립유전자의 이형접합체 혹은 동형접합체를 가지는 경우가 월등히 높다. 이러한 결핍형 접합체는 서구인에서는 거의 드물지만, 동양인에서는 전체 인구의 30% 정도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핍형 접합체의 존재가 한국인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과 얼마만큼 연관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연구로 음주를 하지 않는 건강인과 과음주인, 그리고 알코올 간경변 환자 등 각 세 군으로 나누어 결핍형 유전자의 빈도를 조사하여 보았다.7 정상 대조군의 결핍형 대립유전자의 보유빈도가 30%였던데 반해서,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군에서는 결핍형 접합체의 빈도가 7%로 낮은 결과를 보였는데, 결핍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과민반응으로 과음주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연구에서도 ALDH2가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 30명에서 모두 정상으로 나와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알코올의 대사는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난다. ADH(alcohol dehydrogenase)에 의하여 에탄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된 후 ALDH의 작용에 의하여 아세트산으로 산화된다. 이러한 일련의 산화반응이 원활하게 일어나기 위해서는 NADH에서 NAD로의 재산화되는 반응에 의해 NAD가 꾸준히 공급되어야 하고, 결국 위 두 반응계는 서로 나란히 진행되면서 세포의 전체적인 산화-환원(redox) 상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방대사와 탄수화물대사에 끼치는 악영향의 결과는 지방간의 형태로 나타난다. 소량의 알코올은 낮은 Km 값을 가진 ADH-AL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빠르게 산화될 수 있다. 그러나 과량의 에탄올을 마시거나 습관적 음주인의 경우에는 ADH- ALDH만으로는 과량의 에탄올 대사가 어려우며 CYP450 2E1과 카탈라아제 효소가 동원된다.
정상인에서와는 달리 습관적 음주인의 경우 cytochrome P450 효소(특히 CYP450 2E1)가 정상인에 비해 5-10배 항진된 채 유지되어 있는데, 습관적 음주인 군에서는 CYP450 2E1이 알코올 대사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정상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다. CYP 2E1은 높은 Km 값을 갖고 있어서 혈중 알코올농도가 높은 상태에서 주로 기능하며, microsome에 존재하기 때문에 MEOS (microsomal ethanol oxidizing system) 효소계라고도 부른다. 이렇게 알코올에 의해 유도된 효소계는 타 약제의 약물 대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3. 알코올 간질환의 병인론
1) 직접적인 간세포 독성
(1) 음주량이 질병발생에 미치는 영향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은 여러 인자가 관여하게 되는데 과거에는 과량의 음주와 함께 불량한 영양상태가 함께 있을 경우 간경변 위험이 높은 것으로 이해되었지만 양호한 영양상태에서도 간경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역학 조사 결과 알코올 간질환의 유병률과 국민 1인당 술소비량 간에 서로 상관성이 있었으며, 음주소비량이 많을수록 알코올 간염, 간경변의 위험이 상승하였다. 얼마만큼 술을 마셔야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하는가? 이에 관한 해답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어도 80 g 이하, 10-20년 음주한 군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의 발생은 대조군에 비해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므로 안전한 음주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 발병 당시까지 마신 누적 음주량은 남자는 600 kg, 여자 150 kg 정도가 되어야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생한다. 이는 성인이 20년간 매일 소주 1병, 포도주 1 L를 마시는 양에 해당한다. 원숭이 동물실험모델에서 과량의 에탄올을 투여할 경우 지방간과 콜라겐의 침착이 관찰되며, 약 1-5년 뒤에는 간경변이 발생하였다. 쥐 동물실험모델은 물 대신 에탄올을 마신 경우에는 간경변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위강 내 직접 투여한 경우에는 수 개월 후에 간경변이 유도되었다.
(2) 알코올의 산화 및 CYP2E1과 발병과의 관계
알코올이 산화되면 NADH 한 분자가 생산되며 NADH가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평형이 산화가 아닌 환원반응쪽으로 중심이동 된다. 따라서 피루브산의 환원대사물인 젖산과, dihydroxyacetonephosphate의 환원대사물인 L-glycerol-3-phosphate의 생산이 증가하게 된다. 젖산 생산 증가는 혈중 젖산 농도 상승과 신장에서 요산배설능 감소로 인하여 고요산혈증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당신생이 방해를 받아 공복 시 저혈당이 일어난다. 계속 과음하면서 금식을 하는 환자에서는 케토산혈증이 일어나는데, 혈중 지방산치 상승, 인슐린치 저하, 글루카곤, 카테콜아민치의 상승을 보여준다.
지방산합성의 증가는 만성 음주인에서 관찰되는 흔한 현상으로 앞에서 언급한 L-glycerol-3-phosphate, 지방산 농도가 올라가면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TG)의 합성이 증가된다. 간은 이들 중 일부를 VLDL 형태로 혈중으로 유리한다. 그러나 간에서 TG 합성속도가 VLDL 유리 속도를 넘기 때문에 지방간으로 진행된다.
음주와 고지방 식이에 의해 CYP450 2E1이 유도되면, 이 효소는 활성산소를 생산한다. 이 CYP450 2E1은 산화스트레스의 주범이다. 또한 CYP 효소계는 여러 가지 약물, 호르몬들의 대사에 관여하면서 독성을 띤 중간대사물을 생산하여 각종 알코올 관련 간손상을 일으키는 병인에도 관여한다.
(3) Methionine 대사 이상
간은 methionine을 기질로 이용하여 S-adenosylmethionine (SAMe)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methionine adenosyl transferase (MAT)가 필요하다. 간경변 환자에서 이 효소가 흔히 결핍된다. 그 결과로 간내 SAMe, GSH의 농도가 점차 줄어들어 세포는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인지질의 조성변화와 함께 세포막의 유동성이 줄며 DNA가 불안정하게 된다. Methionine은 MAT 효소의 작용으로 SAMe로 되며, 이로부터 다시 homocysteine, cysteine 등의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glutathione이 되어 항산화작용을 나타낸다. Glutathione의 전구물질인 cysteine과 methionine을 투여하여 glutathione의 생성을 촉진하려 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고, glutathione의 투여는 간세포 내로 투과하지 못하여 효과가 없었다. 현재까지는 중간대사물질인 SAMe의 투여로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4) 간 미토콘드리아의 역할
알코올 동물실험 모델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이 발견된다. ROS 합성이 증가되며, 미토콘드리아 막전위가 감소하고, 미토콘드리아 DNA의 구조적인 결함이 생겨 최종적으로 세포의 자멸사, 괴사를 초래한다. 알코올 간질환 병인론 중 가장 중요하고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기전은 조절되지 않는 세포자멸사이다.
2) 간접적인 간세포 독성
Kupffer 세포는 cytokine을 생산하며 이는 간세포의 손상을 촉진한다. 알코올 간염에서 tumor necrosis factor (TNF-α)의 역할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환자 혈액 TNF-α 농도와 질병 중증도, 사망률은 서로 상관성이 깊다. TNF-α 수용체에 대한 유전자형질변환 쥐에서 간손상은 현저하게 감소되었다. 간내에 존재하는 T 림프구는 면역이 관련된 간손상과 관련이 깊다. Hepatic stellate cell (HSC)은 세포외기질의 축적, 염증반응에도 관여하는데 성상세포가 활성화되면 섬유화의 진행과 세포괴사가 일어난다. 지질과산화는 성상세포를 활성화시켜 섬유화가 더욱 진행되도록 한다(Fig. 1). 간세포 이외의 세포들에 의한 간손상 기전은 아직 충분히 밝혀져 있지 않았으며,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다.
(1) 분자생물학적 병인론
아세트알데히드는 간내에서 특히 zone 3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데, 이는 ADH의 농도가 이 곳에서 가장 높기 때문이다. Zone 3는 산소의 농도가 간소엽 내에서도 가장 낮은 곳이며, 따라서 저산소 손상을 받기 쉬운 곳이다. 유리산소잔기(free radicals)는 지질 과산화(lipid peroxidation)에 의하여 직접적인 간세포 손상을 일으킨다.
아세트알데히드는 단백질과 공유결합하여 아세트알데히드 화합물(adduct)을 만드는데 이것이 항원성을 나타낸다. 오랜 기간 술을 마신 사람들에서 아세트알데히드 화합물을 인지하는 순환항체들이 생기게 된다. 아세트알데히드 화합물은 자가 단백이면서도 새로운 항원으로 기능하여,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알코올 간질환에서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들 즉, TNF-α, TGF-β, interleukin (IL-1β) 그리고 IL-6 등이 증가하는데 반하여 IL-4는 감소한다. 이러한 사이토카인들은 성상세포를 자극하여 콜라젠을 침착시켜 간섬유화를 일으킨다. 알코올 동물실험모델에서 간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가장 중요한 사이토카인은 바로
TNF-α이다. 활성산소는 다음의 세 가지 효소 즉 catalase, superoxide dismutase (SOD), glutathione peroxidase에 의하여 제거된다.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리잔기의 농도가 이를 처리하는 항산화(antioxidant) 방어기전의 능력을 넘게 되면 간손상이 유발된다. 알코올 동물실험모델에서는 항산화효소가 저하되어 있으며, 효소 수치가 저하되면 간손상의 정도는 더욱 더 심해지게 된다. 손상된 간세포는 사멸된 후 제거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알코올은 알칼라인 단백분해효소의 활성을 저하시켜 손상된 세포단백을 세포로 부터 제거해내는 기능을 방해하며 이는 불필요한 단백의 축적과 산화 간손상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 알코올 감수성은 개인차가 큰데, 알코올 간질환에 걸릴 위험도와 CYP450 2E1, TNF-α의 유전적인 다형성 간에 서로 연관성이 있음이 알려져 있다. 또한 ADH3 대립유전자의 빈도가 알코올 간질환 환자군과 대조군 간에 서로 차이가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Table 1).
4. 임상적 분류
임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세 가지는 알코올 지방간, 알코올 간염, 그리고 알코올 간경변이다. 과음을 하는 사람들 중 80%에서 알코올 지방간이 발견되고, 15-20%는 알코올 간염을 경험하며, 알코올 간경변으로까지 진행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1) 알코올 지방간
매일 80 g의 알코올을 마시는 과음인이라면, 지방간은 거의 대부분에서 관찰된다. 지방소적(lipid droplet)이 세포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에 비해 아직까지 간기능 수치는 대부분 정상이다. 이 상태에서 금주하면, 정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하지만, 음주를 계속할 경우에는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지방간 단계에서의 사망률은 매우 낮다.
2) 급성 알코올 간염
세포 내에 수분 함유량이 많아지면서 간세포가 커지게 된다. 말로리체(Mallory's hyaline body)는 핵주위에 생기는 호산구성 물질을 이르는데 이는 세포 내 소기관 혹은 세포골격 (cytoskeletal framework)이 응집된 것으로 추측된다. 말로리체는 윌슨병, 원발담즙간경변증, 비알코올 지방간염 등에서 발견되므로 알코올 간염에 특징적인 소견은 아니다. 그 이외 조직검사소견으로 풍선양 혹은 깃털모양 퇴행, 중성구 염증세포침윤 등이 관찰된다. 최소한 15-20년간은 술을 마셔야 알코올 간염이 발생되는데, 다시 말해서 절대적인 음주량, 총 음주기간이 간염 발생을 결정하는 인자이며 음주 습관, 술의 종류는 상관이 없다. 증상으로는 심한 황달, 그리고 비특이적인 전신증상이며, 사망률은 30- 60%로 높은 편이다. 이 단계에서는 금주를 하더라도 임상경과는 더 악화될 수 있다.
3) 알코올 간경변
간경변은 알코올 간질환의 마지막 단계이며, 처음에는 소결절형(3 mm 이하) 간경변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혹은 불충분한 영양상태에 따라서 대결절형 간경변으로 바뀐다. 이따금씩 폭음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보다는 지속적인 음주습관자에게서 더 흔하다. 섬유화는 세포 주위, Disse 강, 중심정맥주위로 발전한다. 중심 초자경화(central hyaline sclerosis) 소견은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예고하며 여성 음주자에서 더 자주 관찰된다. 섬유화 가교(collagen bridge)는 중심정맥과 간문맥 사이를 서로 잇게 되는데 여러 개의 가교가 연결되면 간세포덩어리는 밴드들에 의해 고립되면서 재생결절을 이루게 된다. 1년 생존율은 60-70%, 2년 생존율은 35-50%이다.
5. 치료
알코올 지방간만 단독으로 있는 경우 금주 외에 특별한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 알코올 간염은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가 인정되는 것은 스테로이드와 pentoxifylline 이외에는 없다. 비대상 알코올 간경변 환자들 중 기대 여명이 적은 경우에는 간이식 치료가 추천되나 술전 6개월간의 금주기간을 두어 이식 후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도록 대상환자를 선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1) 알코올 간염 환자에서의 약물 치료
알코올성 간질환의 동물실험모델에 따르면, 대표적인 병인들은 산화스트레스, 장내세균의 endotoxin이 유도하는 cytokine으로 정리된다. Cytokine은 염증세포를 간내로 끌어 들이고 활성화시켜 결국 간세포의 자멸사 및 괴사를 초래한다. 현재 사람에서 이러한 병인이 증명되지는 않은 상태로 위 실험결과에 기초한 다양한 임상시험들이 시도되고 있다.
(1) 스테로이드
알코올 간염(alcoholic steatohepatitis, ASH)은 염증 반응의 한 형태로 이해되며, 또한 간손상에 면역학적인 병인론이 관여하리라고 생각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소염작용을 가지며 자가면역 간염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용량은 prednisolone 40 mg 하루 1회 복용이다. 그러나 알코올 간염 환자에서 스테로이드 치료는 아직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두 개의 메타분석(meta-analysis)에서는 간혼수를 동반하지 않는 환자의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오직 한 개의 메타분석에서만 간혼수가 있고 동시에 위장관 출혈이 없는 환자군의 경우 생존율이 향상되었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따라서 Maddrey 점수 32점 이하, 간혼수 증상이 없거나, 장관 출혈이 있거나, 신부전 혹은 감염이 있는 환자는 스테로이드 치료대상이 되지 않는다. 스테로이드 치료군의 1개월 생존율은 위약군에 비해 85%, 65%의 향상이 있었다. 치료 7일째 혈청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는 것은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좋은 지표가 된다. 2개월 생존율도 80%로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치료는 경도, 중등도 간염에서는 효과가 없고 또한 부작용이 있으므로, 중증의 간염환자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간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치료 1주일째 빌리루빈의 감소 여부가 치료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서 Maddrey 점수를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DF (discriminant function)=4.6 (PT in seconds−control)+ serum bilirubin (mg/dL)
(2) 항산화제
알코올 간손상은 부분적으로 NADPH 산화효소, CYP2E1 효소들에 의한 산화스트레스가 관여하고 있다. 글루타치온과 같은 항산화물질이 감소되어 있어서 산화-항산화 균형이 산화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산화스트레스는 알데히드 합체(adduct), 지방 과산화와 연합하여 세포막 기능을 변화시킨다. 산소의 소비를 감소시켜 간손상을 줄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propylthiouracil (PTU)를 알코올 간염 환자에게 투여하는 전향 무작위 연구에서 효과가 증명 되었으나 후속 연구에서는 효과를 증명할 수 없었다. PTU의 간독성 때문에 알코올 간염 환자에게 이 약제를 투약하는 것은 실험적인 수준이다. 다른 항산화제들의 효과가 검토 중인데, 알코올 간염 환자에서 실리마린은 효과가 없었으며, SAMe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스테로이드 단독요법군과 스테로이드와 항산화제의 칵테일을 병합한 군을 서로 비교한 결과 오히려 스테로이드 단독요법군에서 더 나은 생존효과를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1년간 추적관찰하였을 때 스테로이드 단독군의 더 나은 생존율은 관찰되지 않았다.
(3) 영양제(nutritional supplements)
알코올 간염에서 영양제의 효과에 관한 연구는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연구는 일시적으로 간기능과 조직검사에서 보이는 염증소견을 호전시켰지만 생존율 향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4) Pentoxifylline
약리기전은 비선택적인 phosphodiesterase 억제제로서 TNF-α 유전자의 RNA 전사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DF>32점 이상인 ASH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대조군 연구를 시행한 결과 pentoxifylline군이 대조군에 비하여 28일째 40% 이상의 사망률 감소를 나타내었다. 치료군에서 간신증후군으로 사망한 환자수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
(5) 표적치료(anti-TNF antibody treatment)
내독소, 즉 LPS가 유도하는 cytokine이 ASH의 중요한 발병 원인이라는 동물실험 결과는 혈중 유리 TNF를 제거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유도하였다. 대표적인 물질이 infliximab으로 이는 사람의 TNF에 대항하는 단일클론 항체를 생쥐에서 합성한 이른바 키메라항체이다. 36명의 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 다기관 임상실험에서 중간결과를 분석한 결과 infliximab군에서 감염의 빈도가 높고 사망률이 증가되어 연구를 조기에 중단하였다. Etanercept는 TNF에 대한 가용 수용체를 분자생물학적 기법으로 합성한 뒤 이에 IgG의 Fc 부분을 결합시킨 합성단백질이다. 이는 혈중에 유리된 형태의 TNF와 결합하게 되며, TNF가 세포막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기능을 한다. 13명의 중등도와 심한 ASH 환자를 대상으로 2주간 치료한 소규모 연구에서 1달째 92%의 생존율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대조군이 없고, 중등도의 간염환자가 포함되었으며, 탈락률이 높아서 연구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2) 알코올 간경변 환자의 치료
(1) 금주
알코올 간질환 치료의 시작은 금주로부터 이루어지며, 금주는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알코올 간염의 경우 계속 금주하면 발병 3개월 이내에 후유증이나 생화학 검사 소견들의 현저한 호전을 보인다. 알코올 간경변 환자에서 금주를 하는 경우 5년 생존율이 85%인 반면 계속 음주를 하는 경우 60%에 불과하였다. 또한 황달이나 복수가 동반되어 있는 비대상 간경변의 경우에는 각각 50%, 30%였으며, 상부위장관 출혈이 합병된 경우에는 각각 35%, 20%였다. 간경변이 없고, 합병증이 없는 경우 완전한 금주를 실천한다면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 이외 약물치료로서 propylthiouracil, colchicine, 항산화제, phosphatidylcholine 등이 시도되었으나 치료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직 없다.
(2) 간이식
미국에서 알코올 간질환은 간이식수술의 두번째 이유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는 다르게, 이식 후 환자들의 생존율은 매우 좋다. 생존율을 높게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수술대상을 잘 선별하여야 한다. 수술 후에도 계속적으로 금주를 실천할 수 있는 환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다시 음주를 할 경우에 알코올이 이식간에 악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이식간을 잘 유지시키기 위하여 면역억제제 복용이 매우 중요한데, 음주인의 경우 약을 잘 복용하지 못하고, 약을 잘 복용하더라도 술로 인하여 약물대사가 장애를 받게 된다. 간이식 환자들 중 음주를 다시 시작하는 환자는 15-30%이다. 이식 후 급성거부반응은 41%로 비알코올 간경변 환자들의 43.7%보다 오히려 낮은데 이는 이식수술 전 음주에 의하여 세포면역이 저하된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알코올 간경변 환자의 이식성공은 수술 후 재음주 여부에 달려 있는데, 이러한 요소를 사전에 배제하기 위하여 이식수술 전 6개월 동안 금주에 성공하는 환자에게 선별적으로 이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낮은 이식거부반응과 수술 전 환자선별에 힘입어 알코올 간경변 환자들의 이식성공률은 비알코올 간경변 환자들의 성적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예후
본고의 역학부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알코올 간염의 예후는 매우 불량하며, 심한 간염의 경우 스테로이드, pentoxifylline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살펴보았다. 위 치료 부분에서 알코올 간염 중증도 환자를 알아내기 위한 Maddrey DF 공식을 소개하였다. 한편 간경변의 중증도를 예측하기 위해 개발된 MELD 점수가 알코올 간염 예후 예측 모델로 사용되어 왔다. 또한 글라스고우 알코올 간염 점수체계(Glasgow alcoholic hepatitis score, GAHS)도 최근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나이, 백혈구, BUN 농도, PT ratio, 그리고 빌리루빈 농도로 구성되어 있다(Table 2). 새로 시도되는 위 두 점수체계가 Maddrey DF보다 나은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결 론
알코올 간질환의 발생은 알코올 소비량과 연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음주인의 경우에도 질병의 발생률은 약 15% 내외로 낮아 알코올 이외의 유전, 환경적인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험실, 동물실험연구로부터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축적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개발되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알코올 간염의 표준치료는 아직까지는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나, 위장관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스테로이드 사용이 곤란한 경우는 pentoxifylline이 좋은 대안치료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금주 의지가 있는 비대상 간경변 환자를 대상으로 간이식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임상시험단계에서 많은 새로운 신약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본고를 준비하면서, 알코올 간질환분야 중 특히 임상치료 분야에서 지난 수십년간 발전이 매우 지지부진 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 임상의사들이 지금까지 밝혀진 알코올 간질환의 병태생리를 더 잘 이해하고 공부하여 이에 근거한 새로운 치료제가 임상에 도입될 수 있도록 연구자주도 임상시험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진료실에서 환자의 금주 실천을 돕기 위해서는 환자의 스트레스, 음주갈망을 상담하고 고민하여 구체적인 금주계획을 함께 의논하여야 한다. 알코올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폐해를 생각할 때 일선 임상의사뿐만 아니라 학회와 정부차원에서 건강한 음주 습관을 실천하도록 계몽하는 대국민홍보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소화기학회지 2009, 53권 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