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 명배우..

[fortuna]

다크 나이트, Dark Knight(2008)의 조커 '히스 레저'

올해 여름 개봉 예정인 영화중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영화 중의 하나다. 당연히 배트맨은

'크리스챤 베일'만의 분위기로 나올테지만, '조커'역을 맡은 배우가 '히스 레저'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그에게 과연 이 분위기가 맞을까 싶을, 처음의 우려는 스포일러를 보는순간

싸악 살아져 버렸다. 아마 초대 '조커'인 잭 니콜슨을 능가하지 않을까 믿어본다. 특히 이 영화는

히스 레저의 유작이니 안볼 수 없지 않는가!!

케이프 피어, Cape Fear(1991)의 '맥스'역의 '로버트 드니로'

이미 [케이프 피어]는 1962년 그레고리 펙, 로버트 밋첨 주연으로 영화화된적이 있는 클래식

스릴러다. 강간폭행죄로 14년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 뒤, 자신을 변호한 변호사에게

복수심으로 불탄 사이코패스를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는 62년의 로버트 밋첨을 웃음꺼리로

만들만큼 그다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재미있는 일은 그 당시의 변호사로 출연한 그레고리 펙 옹

께서 이 영화에도 특별출연 형식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사실이다.

캐스트 어웨이, Castaway(2000)의 배구공 '윌슨'

배구공 윌슨의 가격이 어느정도인지는 찾아봐야 알테지만 무인도에 어느날 남게된 '표류자'

톰 행크스에게는 죽을만큼 사랑한 여자보다 따스한 안방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있었던 친구이며

동반자는 분명 '윌슨'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윌슨이 거센 파도에

휩쓸려 자신의 시선으로부터 사라져갈때, 톰 행크스는 정말 슬픈 표정을 지었다. 아마 자신의

심장이 헐어서 더이상 쓸모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아! 윌슨~ 나도 너가 그립다.

파이란(2000)의 '강재'역의 '최민식'

사실 최민식은 그에게 모든 영광과 찬사를 안겨준 작품 [올드보이]에 출연하기전, 가장 그답다는

연기력을 선보인 작품이 어쩌면 [파이란]의 '강재'역이었을 것같다. 세상에 그런 양아치도 흔치않다.

출감하자마자 여전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양아치 일밖에 할수없는 강재는, 자신의 엉망진창인

삶속에도, 따스한 인간미가 흐르고 있음을 진중하게 표현해 보였다. 평생 한 번 보지도 못한 이방인

아내 '파이란'이 남긴 마지막 편지를 강가에 앉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읽던 장면은 거의 사실 연기에

가까울만큼 가슴에 와닿았다. 근데 요즘 뭐하시는지? 도통 얼굴 보기가 힘드니...ㅠㅠㅠ

달콤한 인생, La Dolce Vita(2005)의 '백사장'역의 '황정민'

백사장이라는 캐릭터는 황정민이 그처럼 연기하지 못했다면 사장되었을 캐릭터였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때, 처음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다시보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잔인하고 어찌보면 야비하기

이를데없는 비열한 사내 백사장은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선 온갖 표정과 행동, 하물며 애걸

까지 서슴치않는 전형적인 아부형의 사내다. 실제의 황정민과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던 그 역을

황정민은 '연기란 이런 것이다!'라고 몸소 보여주었다. 참고로 배우 황정민은 아나운서 황정민의

돌출발언때문에 얼마전 전화통이 불났다고 한다. 역시 자나깨나 말조심해여지...ㅌㅌ

샤이닝, The Shining(1980)의 '잭 토랜스'역의 '잭 니콜슨'

악마적이다. 그의 웃음이야말로 '킬러 스마일'이다. 60년대의 대부분을 로져 코먼과 같은 B급

연출가들과 한솥밥을 먹으면서 산전수전 다겪던 그에게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의 정신병자역을

계기로 그는 장차 헐리웃에서 가장 오래토록 살아남을 세 명의 배우중에 단연 선두에 올라섰다.

스탠리 큐브릭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라면, 무조건 잭 니콜슨이 괴팍스럽게 지은 저 미소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훗날 세월이 흐른, 2005년 잭 니콜슨은 어느 영화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조차도

어떻게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고 했다니..아마 신이 내렸으나보다.

무간도, Infernal Affairs(2002)의 '진영인'역의 '양조위'

홍콩 영화의 모든 '상처'는 그만이 표현할 수있는 트레이드마크다. 아무리 따스한 표정을 지어도

그에게서는 다른 이들은 걸러내지 못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가 출연한 [비정성시]의 청각장애자

역을 필두로 [화양연화],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 그리고 [2046]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 무엇'인

상처투성이의 남자다. 홍콩 영화계의 스파게티 액션이 판을 치던 80년대가 막을 내리고 허우적대고

있을 무렵, 그가 없었다면 홍콩의 90년대와 현재는 영원히 자취를 찾을 수 없을것이다. 더군다나

내 여친인 그녀가 그를 무지좋아하니 더이상 뭘 바라겠나...ㅋㅋㅋㅋ

노팅힐, Notting Hill(1999)의 '스파이크'역의 '라이스 아이판스'

아마 친구들중에 저런 괴짜 하나쯤은 꼭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울하거나 슬플때, 같이 있는것

자체만으로도 활력소가 되고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줄 조금 엉뚱하고 모자라는 듯한 친구.

그런 친구를 통해 자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도 있고 별볼일없는 삶이 어느날 무지개처럼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할테니까. 그러나 빠르게 돌아가는 삶은 저렇게 순박하고 착한 남자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래도 저런 친구 하나 두고싶다.

귀여운 여인, Pretty Women(1990)의 '호텔 지배인 톰슨'역의 '헥터 엘리존도'

푸근한 인상만으로도 금방 온기가 느껴지는 이 남자는, 오랫동안 TV와 영화계를 오가면서 남들이

꺼리는 역할만을 주로 맡아왔다. 흔히들 말하는 '완소남'이 아닌 마스크탓에 언제나 하등동물같은

취급을 받았지만 음식물에 첨가해야하는 '꼭 필요한 조미료'와 같은 존재다. 따스한 외모탓에

항상 휴머니즘이 넘치는 영화나 말랑말랑한 로맨스물의 진정한 주역이었다. 다들 기억하시리라!

리처드 기어의 [런어웨이 브라이드]와 [프린세스 다이어리]를........내겐 그가 '완소'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2007)의 '안톤 시거'역의

'하비에르 바르뎀'

시대마다 유행이라는 것이 있다. 옷매무새며 외모, 그리고 헤어스타일. 하지만 안톤 시거의 헤어

샷은 감히 누가 흉내를 내지 못할 것만 같다. 아마 그런 흉내를 냈다가는 졸지에 범죄자로 당연히

치부받을 것만 같기때문이다. 히스패닉의 이방인이었던 '하비에르 바르뎀'의 초고속 헐리우 입성은

단 한편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그려졌다. 무표정한 얼굴, 고통을 즐기는 듯한 표정,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인간말종의 초연적인 자세,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범

사이코패스 '안톤 시거!'.. 2007년은 가스주문이 가장 적은 해였을 것이다.

어톤먼트, Atonement(2007)의 '브라이오니'역의 '시얼샤 로넌'

소름이 돋을만큼 냉정하고 창백한 분위기로 영화 [어톤먼트]의 전반부가 살아나도록 표현한

시얼샤 로넌은 영화에 출연하기전,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그녀는 단 한편의 영화로 지난 해 가장

축복받는 배우가 되었고 기대주에서 역량있는 '스크린의 미래'라고 불리어졌다. 영국의 시골마을

탈리스 가문의 막내딸 브라이오니를 맡아, 자신이 저지른 거짓말의 댓가가 훗날 얼마나 많은

고통과 '속죄'를 동반하고 되묻게 되는지 빠르게 옮겨놓던 발걸음처럼 지금도 바삭거린다.

타짜, War Of Flower(2006)의 '아귀'역의 '김윤석'

카투니스트 허영만의 만화를 영화화한 이 작품 [타짜]에서의 단연 돋보이는 배역은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 조승우나, 심심찮게 자신의 육감적인 몸매를 드러냈던 김혜수도 아니었다. 시시껄렁한

몸짓과 날카롭게 내뱉는 강한 어조의 말투, 그리고 모든 이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던 카리스마!

그의 재발견은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로 대표되던 우리의 성격파 배우들에게 더이상 구태의연한

자세로 영화에 임하면 큰 일이라는 의미있는 메세지를 전해주었다. 그를 믿는다. 그의 타고난

작품 선별력을 믿듯이.....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1953)의 '해변 키스씬'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려나간 팜플릿 포스터라고 알려진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해변정사씬은

버트 랭카스터와 데보라 커의 역동적인 당시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전시상황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는 보통때의 '감정'보다 훨씬 간절하고 충동적이지 아닐까 생각은 들지만 지금도

많은 이들은 저들처럼 저런 사랑의 '포스'라도 해보고 싶지 않을까! 여전히 '몬티' 몽고메리 클리

프트의 허무한 트럼펫 소리가 귓전을 후비는 듯하다.

추격자, The Chaser(2007)의 '살인마 지영민'역의 '하정우'

순진해 보이고, 어떨땐 불행해 보이고, 또 어떨땐 전율이 감돌만큼 등꼴이 오싹했던 지영민의

표정은 영화를 보는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영화 [추격자]는 캐스팅

감독의 탁월한 눈썰미라고 해야할 것만 같다. 한 얼굴에서 다양한 표정을 걸러낼 수 있었던 배우

하정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독립영화와 같은 '연기력'이 절대필요한 영화에서 탄탄한 부피와 체감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매소드 아티스트였다. 지금도 4885라는 핸폰번호는 하정우만이 사용

할것 같은 웃기지않는 상상을 하게 되는 건, 하정우의 천연덕스러운 살인마 '지영만'탓이리라..

델마와 루이스, Thelma & Louise(1991)의 '떠돌이 J.D'역의 '브래드 피트'

그저 한편의 여성 로드무비로 흘러 갈뻔 했던 [델마와 루이스]가 갑작스레 나타난 '훈남' 떠돌이

청년, J.D때문에 발랄하고 생기있는 분위기로 급반전 할 수 있었던 이유의 이면에는 단연 브래드

피트라는 미래의 달러박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이 영화의 라스트씬 또한 여자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던져줄 자동차 추락 장면이 눈에 선하긴 하지만 신선하고 풋풋한 이십대 영웅의

탄생을 따라 잡을수는 없었다. 그런 그가 벌써 마흔을 넘긴 중년이라니..믿어지는가!!

유주얼 서스팩트, Usual Suspects(1995)의 '절름발이 버벌'역의 '케빈 스페이시'

그가 '카이저 소제'던 그렇지 않던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않다. 그가 가상의 인물 카이저 소제처럼

보였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고 영화가 끝날 무렵, 그의 걸음걸이를 통해서 '아차!' 속았구나!'하는

그 순간, 이미 그는 자동차를 타고 우리의 시선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600만달러라는 적은

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의 키는 촬영초기 가브리엘 번이 맡은 '키튼'역이었지만 끝내 그는 키잡이

될수없는 운명이 되고말았다. 모든 이들이 '반전영화'의 최고라고 말하는 라스트 씬을 팽겨쳐두고

지나가는 건 진정한 영화 매니아가 아닐테지.

데어 윌 비 블러드, There Will Be Blood(2007)의 '다니엘 플랜뷰'역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이미 연기 하나만큼은 정평만 그지만, 이토록 잔인하고도 야비한 캐릭터를 소화할때도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동정어린 시선을 느끼도록 해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그것은 상대 배우들의 제법

폼나는 연기자세를 일거에 무너뜨리는 에너지와 흡인력이 그들의 모든 것을 아우라할수 있기

때문이다. 인기있는 보통 배우들이 다작을 하는 동안, 그는 2002년 이후, 거의 2년에 한편꼴로

영화에 출연했을만큼 신중한 연기자로 살아가고 있다. 올 초, 오스카는 또다시 그의 다사다난한

인물 소화에 경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