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파이어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캠프사이트가 분주하다.
아침을 먹고 7시 50분 출발이다.
그에 앞서 셀카봉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재미있다. 이렇게 재미있으니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겠지.......
바가라 마을을 벗어나자마자 직벽에 길을 낸 듯 한 언덕길이 나온다.
가파른 산 길을 오른다. 30분 동안 올랐으니 높이가 얼마나 될까?
어림잡아 2백미터쯤 될까? 도무지 얼마쯤 되는 지 가늠이 안 된다.
온 몸이 흥건하다.
오늘 가는 길도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해발고도 5백미터정도 올라가지만 우리 걸음으로 5~6시간 거리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업-다운이 심한 길이다.
다울라기리 트레킹이 힘들다고 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쯤 가니 반시카르카라는 넓은 초지가 나온다.
수풀 속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같은 초지인데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반시카르카는 밀림 속에 자리 잡은 곳으로 여기 아니면
오늘 잠을 잘 도방까지는 점심을 먹을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
소똥이 널린 곳에 자리를 깔고 앉아 쉰다.
이번에 집에 있는 작은 깔개를 가져와 요긴하게 쓴다.
그냥 앉아 있으면 냉기가 올라오는데 깔고 앉으니 편안하다.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점심을 먹고 11시30분 일어섰다.
미약디 강의 세찬 강물 소리를 벗삼아 오늘은 종일 정글 속을 걷는다.
점심 먹은 곳을 제외하고는 햇빛을 보기 힘들다.
지난 여름 몬순 때 엄청난 수분을 흡수한 나무들이
가을인 지금까지도 많은 습기를 머금고 있다.
강 옆으로 폭포가 수시로 나타나고
사람 사는 마을이 얼마 없는 곳이어서인지 좁은 길이다.
밀림 속을 3시간쯤 걷자 오늘의 목적지인 도방이다.
캠프사이트가 잘 갖춰져 있다. 두 집밖에 없다.
오른쪽은 프랑스팀이, 왼쪽은 우리 팀이 텐트를 쳤다.
체코 청년들은 오른쪽 아래쪽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오늘의 특별요리는 꽁치김치찌개다.
이번에 꽁치통조림을 2개 가져왔다.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비릿한 꽁치김치찌개가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과연 히트 음식이 됐다.
소주와 럭시를 곁들여 해가 지기 전에 한 잔 나누고 저녁을 먹었다.
오늘 저녁 메뉴는 스테이크와 만두, 칼국수다.
이렇게 잘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음식이 푸짐하다.
저녁을 먹고 캠프파이어를 했다.
장작을 잔뜩 올려 불을 피우고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트레킹의 묘미를 느낀다.
히말라야 정글 깊숙한 곳에 불을 피워 놓고 감자를 구워가며 럭시를 마신다.
걱정과 근심은 저멀리 있고 지금 오직 이 순간을 즐길 뿐이다.
밤은 깊어 가고 하늘엔 별들이 반짝인다.
첫댓글 캠프파이어가 끝나고. 백파님께서 스텝들에게 럭시 파티를 성대하게 해주셔서 도방에 럭시가 바닥났다는 소문이~ㅎㅎ
헉~ㅎㅎ^^
다울라기리는 캠핑만 가능한가봐요? 로지가 없다봐요?
2500m쯤 되는데도 깊은 밀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