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공차기/이병률
날 아온 공이 팔뚝에 맞자, 땀에 젖어 있던 팔뚝에 축구공 도장이 찍힌다. 역시 축구의 왕국이라
고 있다. 지갑 들고 다니듯 어디든 공 하나를 들고 다니는 것 같다. 땀을 식히려고 공터 나무
도 청년들이 열정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 보니 경사가 너무 심해서 한쪽 편이 심하게
해가지고 무슨 축구야? 한쪽 편은 속도를 줄일 수 없었고 또 다른 편은 속도를 낼 수도 없는 데다 공
경사진 공터에서의 축구는 아무리 봐도 엉터리였다. 한데, 시간이 지나자 이번에는 양편이 서로 방향
조금 전까지만 해도 쩔쩔매던 상대가 이번에는 훨훨 날고 있었다.
전반과 후반, 경사진 길과 평평한 길.
우리 인생도 그 둘로 나누어져 있다.
***생각하기***
이병률의 글이다.
인생은 축구다.
이병률은 축구를 그려 놓고 이것은 인생이라고 말한다.
인생을 그릴 수 없으니 축구를 그렸다.
이병률은 인생에 대해 한 문장만 썼다.
나머지 문장들은 독자의 몫이다.
이병률의 은유다.
참고
Lakoff 씨와 Johnson 씨는 개념적 은유를 몇 가지로 구분했다. (1980, Metaphors We live by)
① 구조적 은유 ② 존재론적 은유 ③ 방향적 은유
① 구조적 은유는 하나의 개념이 다른 개념의 관점으로 구조화된 것을 말한다.
② 존재론적 은유는 윤곽이 없는 추상적 대상- 사건, 활동, 감정, 개념 등을 물체나 물질로 보는 것을 말한다.
③ 방향적 은유는 물리적 공간 영역을 바탕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