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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 17일, 토요일, Cayenne, 프랑스령 기아나, La Bodega Hotel
(오늘의 경비 US$173: 숙박료 30, 점심 12, 맥주 2.70, 식료품 15, 인터넷 5, 썬 크림 15, 관광 64.52, 환율 US $1 = 0.83 euro)
오늘 싼 방으로 옮겼다. 그런데 비지떡이다. 에어컨, TV, 목욕탕이 없는 방이다. 오후에는 방안이 매우 더워진다. 어제 방은 에어컨이 있으니 더웠어도 문제가 없을 텐데 밤중에 도착해서 에어컨을 써보지도 못했다. 오늘 옮긴 방에는 천장에 선풍기가 돌아가고 방문까지 활짝 열어 놨는데도 매우 덥다. 웬만한 더위는 선풍기로 해결되는데 이곳은 아니다. 너무 더운 곳이다. 오후에는 상점이 모두 닫아버리고 길가에는 사람이 거의 안 다닌다.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만이 가끔 보일 뿐이다. 내가 묵는 호텔 아래층에 있는 술집은 열려있고 맥주를 마시며 쉬는 사람들이 몇 있다.
영어를 못하는 프랑스 사람들이 다시 얄미워진다. 인터넷을 하러 갔는데도 말이 안 통하고 점심 먹으러 가서도 안 통한다. 어쩌면 그렇게 먹통들인지. 유럽 사람들은 대부분 나이 많은 사람들만 빼고는 다 영어를 하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늙은이 젊은이 모두 먹통이다.
내일 가는 Devil's Island 관광 예약을 했다. 아침 6시 반부터 오후 7시까지 종일 하는 관광이다. Lonely Planet에 소개된 여행사를 먼저 찾아갔더니 한참을 기다리게 한 후 어디다가 전화를 하더니 일요일은 자리가 다 찾고 월요일에나 갈 수 있단다. 이 여행사 직원과도 말이 안 통해서 심부름꾼 같은 흑인여자 직원의 도움을 받아서 통화를 했다.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까지도 영어를 못하다니 정말 한심하다. 호텔에서 소개한 여행사에 찾아갔더니 예쁘장한 프랑스 여자가 유창한 영어로 대해준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일요일 가는 그룹에 자리가 있다고 해서 당장 계약을 했다.
은행에 들려서 유로를 더 찾았다. 이제는 월요일 브라질로 넘어갈 때까지 더 이상 안 찾아도 된다. 지금까지 유로는 국경에서 현금을 바꾼 30 유로, St. Laurent의 ATM에서 꺼낸 120 유로, 오늘 이곳 은행 ATM에서 꺼낸 150 유로, 그리고 내일 관광 예약금을 은행카드로 쓴 64 유로해서 도합 364 유로다.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3일 밤 자는데 364 유로가 들다니. 하루에 미화 $100 정도 드는 셈이다. 남미 다른 나라의 4 내지 5배다.
점심을 중국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다. 음식 값은 무게에 따라서 정하는데 400g 한 접시에 5 유로인데 두 접시와 콜라를 시키니 12 유로가 나왔다. 좀 비싸지만 오랜만에 중국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내일 저녁도 다시 가서 먹어야겠다.
오후는 너무 더워서 방에서 쉬다가 5시쯤 나갔다. 시내 조그만 동산에 옛날 요새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 올라가니 시내가 한 눈에 환히 내려다보인다. 동산에서 내려와서는 수퍼마켓에 가서 식료품을 샀다. 중국 잡화점인데 들어가니 식품도 있었다. 썬 크림까지 필요한 것을 다 샀다. 한국 라면이 있어서 다섯 개를 샀다. 하나에 1.40 유로로 비싼 가격이다. 커피 물을 끓이는 플라스틱 병에 끓여봐야겠다. 나중에 커피 물을 끓일 때 물에서 라면 냄새가 날지도 모르겠다. 세 살짜리 주인집 꼬마가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들여대니 엄마가 꼬마에게 포즈를 취하게 만든다.
저녁때 오랜만에 뛰러 나갔는데 시원해져서 뛸만했다. 바다 쪽으로 나가서 바다를 끼고 뛰니 경치도 그만이다. 뛰는 사람이 나 말고도 여럿이 보였다. 그러나 역시 더운 곳이다. 반시간을 뛰고 나니 온몸이 땀범벅이 된다. 돌아올 때는 15분 정도만 뛰고 나머지는 걸어서 왔다. 껌껌해지고 찻길이라 계속 뛰기가 위험했다. 몸에 신분증을 지니지 않은 것이 걱정이 되었다. 이럴 때 무슨 사고라도 난다면 어떻게 한담. 다음에 뛸 때는 꼭 신분증을 몸에 지녀야겠다.
프랑스령 기아나 수도 Cayenne 시내 모습, 오후에는 더워서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가 저녁때 다시 연다
내가 묵었던 숙소 La Bodega Hotel, 아래층은 술집이고 위층은 호텔이다
오래된 건물을 예쁘게 단장을 해놓았다
시내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 올라서 내려다 본 Cayenne 시내 전경
중국 잡화점 꼬마, 멀리서 이곳에 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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