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동화) 땡초야 별장 비었다!-08 (brunch.co.kr)
08. 사람들은 말한다!
김 여사는
별장으로 가는 길에 동물 사료 가게를 방문했다.
"사장님!
개 사료 하나 고양이 사료 하나 주세요."
김 여사는 박 여사가 말한 대로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를 따로 샀다.
"고급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보통으로 드릴까요"
사료 가게 사장이 김 여사에게 물었다.
"세상에!
고급이 있고 보통이 있어요.
보통은 얼마예요?"
김 여사는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명품 찾는 것이랑 사료도 똑같아요.
내가 키우는 동물에게 최고급 사료를 먹이고 싶은 게 사람들 마음이니까요.
보통 개 사료는 오만 원이고 고양이 사료는 이만 원입니다."
하고 사장이 말했다.
"너무 비싸요!
세상에 사료 두 봉지가 칠만 원이나 되다니."
김 여사는 망설였다.
"하나씩 주세요!
차에 실어 주세요."
"네!
차에 실어드리죠."
"감사합니다!"
김 여사는 사료 두 포대를 차에 싣고 별장을 향했다.
아침부터
칠만 원이나 쓴 김 여사는 마음이 무거웠다.
라디오를 켰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2악장이 흘러나왔다.
김 여사는 말없이 협주곡을 들었다.
"전화를 해볼까!
바쁘지 않으면 오라고 해야지."
김 여사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
"네!
동화작가 김동석입니다."
"작가님!
오늘 시간 있으면 별장에 오실래요."
"왜!
그 녀석들이 또 똥 싸고 갔어요."
하고 동화작가가 물었다.
"아직 모르겠어요!
지금 별장으로 가는 중인데 오실 수 있어요."
"네!
오후 3시쯤 가겠습니다."
하고 동화작가가 대답했다.
"알았어요!"
김 여사는 일찍 오면 점심을 같이 먹을 생각이었지만 할 수 없었다.
별장에 도착한 김 여사는 마당을 둘러봤다.
다행히
마당에는 똥이 없었다.
"이 녀석들이 왔을 텐데!
사료는 먹고 갔을까."
김 여사는 자작나무 밑으로 향했다.
"그렇지!
왔다 갔지.
사료를 다 먹고 갔구나."
자작나무 밑 도자기 그릇에 사료가 하나도 없었다.
"제발!
사료만 먹고 가라.
마당에 똥은 절대로 싸지 말고!"
김 여사는 차에서 사료를 내렸다.
사료는 무거웠다.
고양이 사료는 들을 수 있었는데 개 사료는 20Kg이나 되어 무거웠다.
죽을힘을 다해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사료 그릇을 수거해 와 사료를 가득 담았다.
자작나무 밑과 울타리 주변에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 담은 그릇을 하나씩 갖다 놨다.
오랜만에
김 여사는 작업할 준비를 했다.
작업실 불을 켜고 커피를 내리러 갔다.
"날씨가 우중충하다!
오늘은 핑크색을 칠할까."
김 여사는 날씨에 따라 작업하는 색깔이 달랐다.
아주 밝은 날은 파란색 물감을 칠하고 비 오거나 눈 오는 날은 핑크색이나 빨간색을 좋아했다.
그림 김시현 작가 / 김 여사 작업실
오디오를 켰다.
모차르트 CD를 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피아노 소나타 음악이 집안을 감싸고돌았다.
"손님이 오기 전에 작업을 마쳐야지!"
김 여사는 동화작가가 오기 전에 작업을 마칠 생각이었다.
"낮에도 올까!"
김 여사는 가끔 밖을 내다봤다.
자작나무 아래 들개나 고양이가 오는지 보고 싶었다.
"오면!
이름을 불러 봐야지.
<땡초>, <섭섭>, <뭉클>이라고 했지.
들개 이름은 내가 지어줄까!"
김 여사 입가에 웃음이 고였다.
아니
웃음이 넘치고 있었다.
그림 김시현 작가
김 여사는
빨간 물감을 열심히 칠했다.
편백나무 색이 사라진 자리에 빨간색이 반짝이고 있었다.
마음을 편하게 해 주던 편백나무 향기도 사라졌다.
물감이 말라야 편백나무 향기가 날 것이다.
김 여사는 물감을 다 칠한 후 머그잔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눈은 자꾸만 자작나무 밑을 쳐다보고 있었다.
"<땡초>!
<섭섭>!
<뭉클>!"
하고 불렀다.
하지만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자작나무 가지가 흔들리고 있었다.
김 여사 별장 앞
<우포식당> 울타리 주변에 <땡초>가 서 있었다.
<섭섭>이와 <뭉클>이가 식당 창고에 들어간 것을 보고 기다리고 있었다.
"<땡초>!
<섭섭>이랑 <뭉클>이 혼낼 거야."
옆에 서 있던 어린 들개가 물었다.
"아니!
충고만 할 거야.
김 여사 별장이나 박 여사 별장 주인처럼 <우포식당>도 사료를 줄 때까지 기다려야지.
몰래 들어가 훔쳐먹으면 안 돼!"
하고 말한 <땡초>는 <우포식당> 울타리를 넘었다.
"<섭섭>!
<뭉클>!
빨리 나와."
<땡초>가 크게 외쳤다.
창고에서
굴비를 뜯어먹던 <섭섭>이와 <뭉클>은 깜짝 놀랐다.
"<땡초>가 왔어!
이제 어떡하지."
<뭉클>은 걱정되었다.
하지만
<섭섭>은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굴비살을 듬뿍 뜯어 입에 물고 창고를 나갔다.
"이런! 이런!
도둑고양이가 되었군.
그러니까
우리를 들개 취급하는 거야!"
하고 <땡초>가 한 마디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뭉클>은
고개를 푹 숙이고 <땡초>를 따랐다.
<땡초>는
김 여사 별장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마당에서 서성이는 김 여사가 보였다.
하지만
<땡초>는 두렵지 않았다.
자작나무 밑에 사료를 갖다 놓은 것만 봐도 김 여사는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배고프지!
김 여사 별장으로 가자."
<땡초>는 친구들을 데리고 김 여사 별장 울타리를 넘었다.
"와!
사료가 많다.
개 사료도 있다!"
하고 <뭉클>이 어린 들개를 보고 말했다.
고양이와 어린 들개는
그릇을 하나씩 차지하고 사료를 먹었다.
가끔
고개를 들고 마당에서 서성이는 김 여사를 쳐다봤다.
순간
눈이 마주쳤다.
"왔구나!
<땡초>, <뭉클>, <섭섭>, 어린 들개도 왔군.
반갑다!
마당에 똥 싸지 않아 고맙다."
김 여사는 고양이와 어린 들개가 놀라지 않을 만큼 조용히 말했다.
"어린 들개!
오늘부터 <고강>이라고 부를 게.
히히히!
좀 웃기지.
고양이 고, 강아지 강
<고강>!
어때 이름 멋지지."
김 여사는 어린 들개 이름을 짓고 좋아했다.
<고강>!
김 여사는 어린 들개 이름을 지은 뒤 박 여사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어린 들개 이름을 <고강>이라고 지었다며 자랑했다.
"그게 뭐예요!
고양이 고, 강아지 강!
<고강>!
아주 웃겨요."
박 여사도 좋다고 말했다.
어린 들개는
자신의 이름이 <고강>인 줄 알았다.
김 여사가
고양이 이름을 다 부른 뒤 강아지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다.
김 여사는
고양이 세 마리와 눈을 마주하며 인사를 했다.
또
어린 들개와 눈을 마주하며 인사를 했다.
"잘 부탁해!
마당에 똥 싸지 말고 놀다 가.
사료가 없으면 기다려!
매일
사료가 떨어지지 않게 할게."
김 여사는 오랜만에 마당에 서서 웃었다.
이제
행복할 일만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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