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초부터 집안의 젊은 세대들에게 조상의 자취를 조금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소책자를 만들려고 자료수집을 하는 중에 국역 영영승람을 영덕문화원을 통해 구하여 대략이나마 읽었다. 영덕과 영해의 역사와 자연을 소개하는 책자로 한문으로된 원저는 1935년에 김용제(金鎔濟)가 쓰고, 2011년 12월에 영덕문화원에서 이완섭의 번역으로 국역본을 발간했는데, 분량이 1000쪽에 가까우며 번역문과 원문을 함께 실어 무척 편리하였다.
일부러 이 책을 여기 소개하는 이유는 우리 판사공파의 중시조 현(賢), 용희(用羲) 그리고 파조 득청(得淸) 할아버님을 간략하게나마 영해 인물로 다루고 있다는 자부심의 발로 때문이다. 국가기관에서 공적으로 발간한 책자 중에서 처음 보았으니까. 게다가 화해사전(華海師全)에 대한 언급은 없어도 역대전리가(歷代轉理歌)는 전문을 수록하여 기뻤다. 원문(한문)이 발행 되던 1935년 당시는 우리 판사공파 인물은 전부 영해인으로 기재하였기에 몇몇 어른을 2002년에 발간한 우리 판사공파보와 비교하니 이해하기 쉬웠다.
아마 문정공, 문훤공 그리고 파조 할아버님을 포함한 건 이 책의 교정을 맡으신 눌어동파 봉래(鳳來) 할아버님 덕분이라 생각한다. 판사공파보에 따르면 鳳來 할아버지 초명은 승휴(承休), 字는 천우(天佑), 號는 봉산(鳳山)이고, 1878년에 태어나셔서 1947년에 작고하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어른이 사셨던 곳이 영덕군 달산면 매화리에 필자도 초등학교에서 대학시절까지 살았다. 그 할아버지는 대단한 학자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 책과 연관된 건 오늘 처음 알았다. 할아버님의 딸 셋, 양자로 들어간 아드님(相九)과 손자들을 생생히 기억한다. 새삼 뿌리교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