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을 살리는 다윗
[삼상 24장]
[내용개요]
다윗은 사울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가 싸웠지만 사울은 미움으로 다윗에게 갚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사울을 향한 애정을 버리지 않았다. 본장은 악으로 대하는 사울에게 선으로 갚는 다윗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다윗을 추격하여 엔게디 황무지에 이른 사울은 그 곳에 있던 한 굴속으로 들어갔다. 마침 굴 안에 있던 다윗은 부하들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사울의 옷자락만을 베고 살려 보냈다(1-7절). 사울이 굴 밖으로 나간 후에 다윗은 사울에게 나타나 자신이 사울을 죽이지 않겠노라고 맹세하며 사울과의 화해를 요청하였다(8-15절). 이 사실을 알게 된 사울은 잠시나마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다윗에게 용서를 구하며 집으로 돌아갔다(16-22절). 이처럼 선으로 사울을 감동시킨 다윗의 행동은 선이야말로 모든 악을 물리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강 해]
지금까지 다윗을 죽이려 했던 사울은 이제 본문에서 상황이 역전하는 위기에 몰렸습니다. 엔게디 동굴까지 다윗을 추격하던 도중, 사울은 피로를 이기지 못해 엔게디 동굴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때 다윗은 사울을 죽일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고 그 생명을 구원해 주었습니다.
1. 다윗이 사울을 죽일 기회를 얻음
1) 다윗이 엔게디로 도주함
십 황무지에서 사울의 추격을 피한 다윗은 이제 사해 연안의 엔게디 황무지로 도주하였습니다. 이곳은 광야와 인접한 곳이며, 또한 황무지로서 많은 동굴들이 있어 몸을 숨기기에는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처럼 다윗은 이스라엘 땅 어디든 도주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토로 산과 수풀과 광야와 황무지를 가리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참으로 다윗은 이렇게 말할 수 없는 연단을 받고 또 받았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택한 백성을 연단하사 당신의 훌륭한 일꾼으로 훈련시키십니다.
a. 다윗의 망명 생활(삼상23:26)
b. 연단하시는 하나님(히12:8)
2) 사울이 군사를 이끌고 추격함
블레셋의 침공으로 다윗을 추격하는 것을 일시 중단한 사울은 블레셋이 퇴각하자 다시 다윗을 추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다윗이 엔게디 동굴에 숨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군사 3000명을 인솔하고 엔게디로 향하였습니다. 이런 사울의 모습은 어떡하든지 택한 백성을 죽이기 위해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는 사단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a. 삼킬 자를 찾는 사단(벧전5:8)
b. 다윗을 추격하는 사울(삼상23:23)
3) 사울이 엔게디 동굴에서 살해 위기를 맞음
다윗을 추격하던 사울은 피곤을 이기지 못해 엔게디의 어느 동굴에서 잠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 사울은 다윗의 칼날에 생명이 빼앗길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기습 전술에 능한 다윗이 사울이 잠든 동굴까지 잠입한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이 세우신 임금의 생명을 빼앗지 않았습니다. 실로 사울은 다윗에게 있어서 철저히 원수였지만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에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만을 벤 채 퇴각하였습니다. 참으로 다윗은 인내하며,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창2:7)
2. 다윗이 사울을 살려 줌
1) 다윗이 사울에게 예절을 갖춤
다윗이 동굴에서 물러 나온 후 사울은 다윗이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이때 다윗은 사울을 향해 땅에 엎드려 절하며 임금에 대한 예의를 갖추었습니다. 비록 사울은 다윗의 생명을 해치려는 원수와도 같았지만, 다윗은 사울을 향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절을 다 갖추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다윗의 겸손과 예절을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공손과 예절(삼상24:8)
2) 다윗이 무죄를 주장함
다윗은 사울 임금을 향해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임금을 죽이려는 어떤 모의도 한 적이 없으며, 따라서 임금으로부터 죽음을 당할 어떤 잘못도 범하지 않았다고 호소하였습니다. 이런 사실은 자신이 사울의 옷자락만을 베고, 생명을 해치지 않는 데서도 충분하게 입증됩니다. 실제로 다윗은 사울 임금의 생명 을 해칠 좋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의 생명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다윗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경외심을 가졌으며, 더욱이 통치자에 대한 존경심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a.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라(마6:26)
b. 위의 권세자를 존경하라(벧전2:13)
3)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김
다윗은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옳고 그름은 하나님이 알고 계시기에 하나님만이 자신의 재판관이 되신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다윗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에 맡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공의로운 판단에 의지하였습니다. 우리도 이런 다윗의 신앙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억울한 일이 있을지라도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우리의 재판관이 되심을 확신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위로받고 소망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공의로운 하나님(시103:6)
3. 사울이 일시적으로 회개함
1) 사울이 소리 높여 욺
다윗이 자기의 생명을 살려 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사울은 크게 울며 통곡하였습니다. 그도 인간인지라 이 순간만은 진솔한 한 인간으로 돌아가 눈물을 흘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사울은 여전히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단지 일순간 위기를 모면했다는 안도감에 사울은 통곡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진실된 회개를 결여한 일시적인 뉘우침은 참된 회개의 자세가 아닙니다. 정녕 하나님은 가슴을 찢는 회개와 변화된 삶을 원하십니다.
·가슴을 찢는 회개(눅18:13)
2) 다윗의 왕권을 인정함
사울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세우신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윗에게 왕이 되면 자신과 자기 가족들을 보호해 달라고 당부하였습니다. 비록 순간적이 나마 사울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왕으로 세우신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간뿐, 사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다윗을 죽이려 하고, 다윗의 뒤를 추격하는 악행을 자행하였습니다. 참으로 한번 죄악의 길에 사로잡힌 자는 이렇게 진실되게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상 악을 멀리 하며,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경건한 삶의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입니다.
a. 악을 멀리하라(살전5:22)
b. 깨어 근신하라(벧전5:8)
결론
다윗은 자신을 추적하던 사울을 죽일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사울은 하나님이 세우신 왕이었기에, 다윗은 그를 살려 주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철천지원수였지만 다윗은 원수조차도 아끼며 사랑하였던 것입니다. 이런 다윗의 신실한 면모는 십자가에 달려서도 원수들의 죄악을 빌어 주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단어해설]
2절. 택한. 원어. <rWjB;:바후르>는 '청년'을 뜻하난 여기서는 이스라엘에서 선발된 최고 정예병들을 가리킴.
3절. 발을 가리우러. 원어 <&k's;:사카크>는 '덮다, 둘러싸다'라는 뜻. 본문에서는 '용변을 보다'라는 말의 완곡한 표현으로 사용됨.
4절. 다윗의 사람들. 사울에게서 떠나 다윗에게 모여든 사람들.
6절. 기름부음. 왕이나 제사장 등을 임명할 때 행하는 의식. 직분의 권위가 하나님으로부터 왔음을 상징함.
[신학주제]
사울을 살려 준 다윗. 사울에 의해 끊임없이 죽음의 위기에 봉착한 다윗은 마침내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는 사울이 우연하게 다윗이 숨어 있는 굴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고 그의 옷자락만을 베었다. 심지어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을 베어 낸 것조차 후회하였다. 이것은 사울이 비록 자신의 원수지만 기름부음받은 자로 그에 대한 징계권이 오직 하나님께만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다윗이 사울에게 지니는 개인적인 연민만이 아니 라 근본적인 왕으로서 사울을 세우신 하나님을 바라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다윗은 이스라엘에서 왕의 본질적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사울을 살린 다윗의 행동은 올바른 판단이었고 오히려 자신에게 유익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출애굽기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방 여인을 아내로 취한 모세에 대해 미리암과 아론이 비난을 하자 하나님께서 미리암에게 문둥병을 징계를 내리신 사건이다. 그때 하나님께서 미리암에게 징계로 내리신 이유가 하나님이 세우신 종인 모세의 행위에 대해서는 오직 하나님만 판단하시고 징계로 내리실 수 있는데 미리암이 자신의 위치를 망각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록 타락한 왕이지만 사울을 개인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사울을 살린 다윗의 행동은 개인적인 자비심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전적인 신뢰와 경배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적교훈]
그토록 자신을 죽이려고 하던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으나 오히려 그를 살려 주었다. 그는 사울의 악에 대해 선으로 갚은 것이다. 이런 다윗의 행위는 오히려 자신에 대한 사울의 미움을 없애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는 악을 극복하고 이기는 참된 힘은 선에 있음을 교훈해 준다.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은 오히려 미움의 골만 깊게 하고 끝없는 복수의 악순환만 가져올 뿐이다. 그러므로 미움과 다툼이 가득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성도들은 자신에게 악을 행하는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어야 한다. 그럴 때 세상에 미움은 사라지고 공동체 안에는 용서와 화해가 생겨나고 참된 평화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