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무렵 버스를 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궁금하였기에 자리가 있음에도 서서 갔다. 도대체 무슨 음악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무엇이 문제지, 내 귀가 문제인가, 주위가 너무 시끄러운가? 난 음악을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껴야 했다.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는 시간에 만나는 버스 안의 음악은 차라리 소음에 가까웠고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젊은 친구들은 대부분이 MP3의 음악에 고개를 끄덕였고, 연세가 있으신 분은 피곤하신지 눈을 감고 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는 관심없는 모습으로.
예전에 어느 버스 기사님께서 버스 안을 달리는 음악실로 꾸며놓고는 상황에 따라서 좋은 음악을 선곡하여 들려주신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본적이 있다. 아마 그분 버스를 타면 참 행복 하겠다는 것을 오늘은 절실히 느꼈다.
음악에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이 어디 있으며, 음악에 무슨 격이 있으랴. 하지만 퇴근길에 만나는 음악은 좀 편안했으면 좋겠다. 집에 와서는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동요를 들었다. 너무도 이쁜 동요를 기악으로 듣는 것이 참 좋았다. 하루 종일 일에 힘들어 있는 몸이 편안했으면 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