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1학년 들어가기 직전부터 수능 때까지 수학사랑 학원에 다녔습니다. 생각해보니 처음 학원에 간 게 벌써 만 7년이 넘었네요. 그 당시 저는 고등학교 과정 선행이 거의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실 수학에 별로 흥미도 없었고 그냥 '시험만 잘 보면 되는 주요과목'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입학 시험을 봤을 때의 점수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데 제가 살면서 받아 본 점수 중 가장 낮은 점수였습니다. 지금은 개념도 안 잡힌 상태에서 본 시험이니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때는 제 점수에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래가지고 대학에나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저랑 상담을 해 보시더니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한 번 잘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때부터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된거죠. 수업은 선생님께서 만드신 책으로 진행되는데 숙제가 정말 많았어요. 학원 다닌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일주일 내내 수학학원 숙제만 할 정도여서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 왜 너는 수학 공부만 하냐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물론 답안지에 해설 따위는 없어서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도움 받을 곳도 없어 몇 시간이나 한 문제에 매달려야 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수학 공부를 했는데 시험 성적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속상해서 선생님과 상담 할 때 제 문제점이 뭐냐고 여쭤봤죠. 그 때 선생님께서 제 문제점으로 말해주신 것은 '선생님 말에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실수하셔서 풀이과정에 오류가 있을 때도 저는 그 풀이를 곧이곧대로 노트에 필기를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배울 때도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하기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담 후 저는 질문을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시간에 설명을 듣다가 이해가 안 되면 바로 손을 들고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을 했고 선생님께서는 제가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당연히 제 수학 점수는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도움을 많이 받는 것은 암기하지 않는 공부습관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공식을 외우라고 하기보다는 한 문제를 풀 때마다 모든 과정을 설명해주셨는데 그렇게 공부를 하면 공식에서 벗어난 문제를 풀 때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5년 넘게 수학 과외를 해오고 있는데 제 학생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선생님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시험 전 날 집에 가기 전에 악수를 해 주시는 모습입니다. 매 시험마다 전날에 학원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집에 가겠다고 인사를 드리면 문 앞까지 나와서 악수를 하며 시험 잘 볼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게 저에게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해서 제가 과외하는 학생들에게도 시험 전에 항상 악수를 해 줍니다. 고등학교 때는 학원을 수학사랑밖에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곽효용 선생님께서는 거의 제 유일한 학원 선생님이십니다. 3년이나 좋은 선생님께 수학을 배운 것이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