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filibuster)
의회에서 소수파 의원들이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의사진행을 고의로 방해하는 행위. 보통 '의사진행방해'라고 한다. 법안의 통과·의결 등을 막기 위한 장시간의 발언, 의사진행 또는 신상발언 남발, 불신임안 제출, 투표 지연 등의 방법을 동원한다. 필리버스터는 16세기의 ‘해적 사략선(私掠船:국가로부터 특허장을 받아 개인이 무장시킨 선박)’ 또는 ‘약탈자’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한 말로, 원래는 서인도의 스페인 식민지와 함선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다가 1854년 미국 상원에서 캔자스, 네브래스카 주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을 막기 위해 반대파 의원들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면서부터 정치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미국·프랑스·영국 등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프리부터(freebooter)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필리버스터의 시초는 1964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초선의원 시절에 행한 것이며, 세계 최장기 필리버스터 의원의 기록은 1957년 고(故) 스트롬 서먼드 상원의원이 세운 24시간 18분이다. 2016년 2월 23일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이 직권상정되자 더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해 3월 2일까지 이어진 바 있다.
●가상현실(假想現實)
virtual reality(VR). 멀티미디어 기술을 응용하여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환경을 실제로 존
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주는 인간-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말한다. 가상세계 또는 인공현실, 가상환경 등이라고도 한다. 1938년 프랑스 극작가 앙토넹 아르토가 오감에 소구하는 극장을 ‘가상현실’이라고 언급하면서 처음 이 단어를 사용했다고도 하고, 1989년 재론 래니어(Jaron Lanier)가 이 용어를 처음 고안했다고도 한다. 군사·오락·의료·학습·영화·건축설계·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묘사되는 상상적 단계를 벗어나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구체적인 예로서, 탱크나 항공기의 조종법 훈련, 수술 실습, 게임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가상현실 기기들이 스마트폰과 결합되어 활용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이 오큘러스와 공동으로 제작한 ‘기어 VR’, LG의 ‘G3 VR’, 구글 카드보가 대표적인데, 스마트폰과 연동해 가상현실을 체험해볼 수 있는 데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브렉시트(Brexit)
Britain과 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한다. 그리스의 유로 탈퇴 논란 때 나왔던 '그렉시트'에서 변형된 용어다. 2013년 캐머런 영국 총리가 2017년까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으며, 2015년 5월 총선에서는 EU와 회원국 지위 변화를 위한 협상 추진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12월에 국민투표 실시 시기를 2016년으로 앞당겼고, 이후 올해 2월 19일 EU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협상안이 최종 타결됨에 따라 협상안에 대해 6월 23일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되었다. 영국은 캐머런 총리와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 등 유력 정치인이 각각 반대와 찬성으로 대치하고 있고, 국민 여론도 양분된 상태다. EU 내에서는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덴마크, 체코, 프랑스 등 추가 이탈국이 나오면서 EU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동봉 /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