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시집<이 시대의 아벨>(1983)
첫댓글 올 봄 스트레스와 주위 사람들의 아픈 영혼을 위하여 담양 대나무 축제 시낭송대회에 나가서 살풀이를 한 시입니다.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확실한 살풀이가 되었습니다. 이 시를 읽으신 진주패션 팬들이여 하늘 아래 이 세상에 사는 한 희망은 있습니다. 힘내십시오. 아자!!!
진주패션의 고명씨 시낭송대회 우수상 축하합니다. 그날 아주 멋있었습니다. 그럽시다. 우리모두 더 힘을 내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십시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날 즐거웠구요 !
손시인님! 이선생님! 고맙습니다. 부끄럽네요. 일상에서 떠나 내가 아닌 것처럼 하루쯤 살아도 즐겁더군요. 오랜만의 만남 참 반가웠습니다. 응원 덕에 더 많은 점수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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