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 CEO / 고두현 21세기북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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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소개 >
한국 경제신문사 문화부 기자.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응모하여 등단. 시와시학사 젊은 시인상 수상. 저서로 <독서가 행복한 회사>, <옛시읽는 CEO> 등 다수.
문 : 오늘 소개할 책은?
지니 : 고두현님의 ‘시읽는 CEO’ 라는 책을 소개할까 한다. 격려, 희망, 용기, 사랑 등 20가지의 주제를 섹션별로 나누어 주제에 맞는 시와 함께 국내외 CEO들의 성공사례를 들려준다. 굳이 CEO가 아니더라도 직장생활에서, 사회생활 중에 리더로써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한 편의 시로 예를 들어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 소개한다.
문 : CEO라면 왠지 시와 거리가 멀 것 같은데 소재가 독특하다. 저자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달라.
지니 : 저자 고두현은 현재 한국경제신문사 기자로. 신문사에서도 주로 문학, 출판과 관련된 문화부 담당기자다. 93년에는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응모하여 등단을 했고, 시와시학사에서 젊은 시인상도 수상했다. 아마도 저자의 직업이 경제신문사 기자이다보니 국내외를 막론하고 성공한 CEO들을 많이 만나보았을 것이고, 동시에 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문학가의 한 사람으로 이런 소재를 선택해서 글을 쓰지 않았나 싶다. 매킨토시, MP3플레이어 iPod으로 유명한 미국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모든 기업가가 배우고자 하는 혁신의 화신으로 꼽힌다. 그의 영감은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와 맞닿아 있다. 훗날 역사가들은 애플 아이팟의 발명을 블레이크의 시와 연관 지어 설명할지도 모른다고 신문은 전했다.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 역시 집무실 뒤에 서재를 두고, 시를 탐독했다. 이처럼 업계를 선도하는 최고의 CEO들은 시를 탐독하고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프레임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 :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는 어떤 게 있을까?
지니 : 사무앨 울만이 쓴 ‘청춘’이라는 시가 있다. 태평양 전쟁이 끝나갈 무렵 프레데릭 팔머라는 종군기자가 총사령관 맥아더 장군을 찾아간다. 인터뷰를 나누던 중에 팔머가 우연히 맥아더 장군의 책상위에 놓인 액자를 보는데 <Youth>라는 시를 보고 순식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수년 전에 선물 받았다는 이 시를 맥아더는 매일 암송할 만큼 좋아했다. 시는 결국 팔머의 손을 거쳐 1945년 <리더스 다이제스트> 12월 호에 실리고, 각국의 언어로 번역된 리더스 다이제스트 덕분에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사무엘 울만이 이 시를 쓴 것이 78세였다고 한다. Youth라는 시의 내용을 짧게 소개해보면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늘 열정을 가지고 젊은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겉모습은 늙은이라 해도 언제나 청춘일 것이라는 자기경영의 지혜가 담겨 있다.
문 : 저자가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지니 : 비즈니스라는 것이 이윤을 목표로 이루어지는 것이기는 하나, 결국에는 모든 것이 인간 VS 인간 사이에서 생겨나는 일들이므로 감동과 감성이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긴박한 협상 테이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 편의 싯구절이 있다. 한 편의 시가, 전문도 아닌 짧은 싯구절이 냉혹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감의 꽃을 피워 올릴 때 국경을 초월한 감성과 문학의 힘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글보다 단 하나의 구절에서 깨달음을 얻거나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여운이 더 진하고 길게 남는다. 저자는 서문에서 세상의 모든 소심쟁이들에게 ‘시에서 배우는 자기창조의 지혜’를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문 : 특별히 이 책을 소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지니 : 요즘 같은 날씨에. 경치에 시 한 편 너무 근사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삼척에 살아본 지 3년이 되었다. 삼척은 4계절 중 단연코 봄이 1등이다. 몽글몽글한 바람도 불고 거리 곳곳에 목련이며, 벚꽃이 활짝 피니 괜시리 센티멘탈해져서 근사한 시집을 몇 권 읽고 싶었다. 지나치게 감성적이지 않은데다 실생활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자기경영 노하우를 전할 수 있어서 소개해 본다. 마침 삼척평생교육정보관에서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봉황산에 시화전을 개최한다. 저녁식사 후에 운동 삼아 봉황산에 올랐다가 근사한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기분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문 : 마지막으로 근사한 시 한 편 소개해달라.
지니 : 앞서 소개한 ‘청춘’이라는 시 만큼 CEO들에게 인기가 많은 시다. LG CNS의 신재철 사장은 가끔 직원들에게 이 시의 몇 구절을 암송해주기도 한단다. 전문을 소개하기에는 조금 긴 편이라 내 개인적인 취향에 마음에 드는 구절만 간추려 소개할까 한다. 오마르 워싱턴의 <나는 배웠다>라는 시다.
나는 배웠다.
아무리 마음깊이 배려해도
어떤 사람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깊이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드러낼 줄 모르는 이가 있다는 것을.
내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남을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다는 것을.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정이 계속되듯 사랑 또한 그렇다는 것을.
가끔은 절친한 친구도 나를 아프게 한다는 것을.
친구가 도와달라고 소리칠 때 없던 힘이 솟는 것처럼
자신의 삶이 순식간에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글 쓰는 일이 대화하는 것처럼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가장 아끼는 사람이 너무 빨리 떠나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는 것과
내 주장을 분명히 하는 것을 구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그리고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 The End -
첫댓글 뭔가 깨우침을 주는 시인 것 같아요~ 찡~~~한 느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