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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련(睡蓮)
파란 하늘빛 그리움이 좋아 가끔 봉은사를 찾으면 작은 연못가의 수련이 무척이나 어여쁘고 화사하다. 며칠 새 꽃비가 내려서인지 기와 끝 여러 와당마다 일렁이는 햇살이 더욱 빛난다. 법당 안팎의 맑은 기운은 언제나 세파 속에서 시달렸던 나의 번뇌의 무게와 아픈 상처들을 치유해 주곤 한다. 바른 좌선에서 오는 기쁨과 황홀경은 이곳에 발길을 끊지 못하게 하는 묘한 매력 때문인지 항상 나를 이끈다. 바람소리에 간간이 들려오는 청아한 풍경(風磬) 소리는 오고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어루만진다.
언뜻 고요한 침묵을 깨듯 나풀거리는 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한때 하늘가 오랜 타종소리에 흠뻑 취해 그 곱고 둥근 종에 새겨진 하늘을 나는 비천상(飛天像) 천녀의 전신을 보듯 하였다. 내심 나도 모르게 기도와 신앙의 대상이 그녀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이심전심이라 했던가. 그녀 또한 나를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았다. 서로 첫눈에 무엇인가에 홀린 듯 멀리서 눈여겨 심중만 헤아리고 있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법당은 꼭 둘만이 무언(無言)의 인사를 주고받듯 시간이 흘렀다.
난 매일 직장의 퇴근 시간에 맞춰 봉은사로 발길을 옮겼다. 그녀 역시 어김없이 그 시간이면 같은 자리에 있곤 했다. 3~4개월이 지났을까 어여쁘게만 보이던 그녀가 ‘어느 날 내게로 먼저 다가와 기도하는 모습이 마냥 괜찮아 보인다.’고 말을 건넸다. 이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고 점점 알게 모르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한번은 그녀가 핸드폰 고리를 내게 선물로 주며 속삭였다. ‘아직, 혼자인가요.’ 난, 이미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긴지라 왠지 결혼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사실, 지금 아내와는 별거 중인지라, 비록 뒤늦게 만났지만 나의 상상 속 그녀의 기대감과 호감을 저버리고 싶지 않았다. 우린 하루가 멀다 하고 봉은사에서 불심(佛心)에 대한 초심은 어느새 연인에 대한 사랑으로 불타고 있었다.
만남이 계속 되는 가운데 갑자기 늦은 밤 그녀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힘든 일이 있으니 잠시 와 달라는 것이었다. 유부남이란 신분으로 아가씨의 열린 마음을 받아들이기가 그리 쉽지 않아 처음엔 핑계거리를 만들어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며칠 후 그녀의 전화가 또다시 나를 호출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깊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린 본능적으로 이것이 알 수 없는 두근거림과 설렘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제껏 사랑의 싹이 움텄던 것이다. 저만치 나의 자동차로 다가오고 있는 그녀의 육체를 물씬 훔치며 순간 난 키스를 작정하고 있었다. 차에 오른 그녀를 보며 누가 먼저란 것 없이 키스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녀 역시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잠시,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점점 더 깊어 가는 밤이 아쉬워 젊은 열기를 식히기 위해 호텔로 향했다. 새벽이 다가도록 아무런 말이 없었지만 이미 서로의 체취와 영혼의 향기를 느끼고 있었다. 짧은 밤을 새우고 일상 속으로 돌아가는 순간 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꿈에 그리던 한 여자를 만나 새롭게 모든 것을 출발한다는 신선함과 자식까지 딸린 유부남으로써 너무 늦은 것 같아 만감이 교차했다. 사실, 본처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삶이 고달픈 가운데 어쩌면 이 처녀가 나의 생에 한 가닥 소망인지 모를 일이었다. 수많은 생각이 엇갈리는 순간 지고지순함과 현실의 무시할 수 없는 규제와 통제 속에서 나약한 중생의 본 모습이 나를 통해 비쳐졌다.
그런 가운데 매일 똑같은 생활 속에서 우리의 사랑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이 달콤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사랑은 천사마저 시기한다.’ 했든가 아니면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사소한 오해가 그 틈을 갈라놓기 시작했다.
상쾌한 아침 무렵 우린 주말을 이용해 지방에 있는 사찰을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잠시 뒤 그녀로부터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름 아닌 오래전부터 폐부종이란 병이 있다는 것이었다. 설령 우리의 사랑 앞에선 그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난, 바로 경동시장으로 달려가 여러 한약재를 사들고 그녀가 살고 있는 원룸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도착해 문 앞에서 노크하기를 수차례 그녀의 인기척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들리지 않았다. 폰으로 아무리 연락을 해도 그녀와 통화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무리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병원으로 실려 간 것일까 온갖 생각들이 뇌리를 스쳤다.
다음날 우린 봉은사에서 만났다. 법당에서 짧은 기도를 마치고 전날의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매번 울리는 초인종 소리가 너무 커서 잠시 꺼둔 채 잠이 들었다는 것이다. 진심으로 들렸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난 기어이 그녀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 ‘나 아닌 혹시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는 건 아닌지’ 무심코 던진 말이 그녀에겐 큰 충격과 이별의 시작이 될 줄 전혀 몰랐다. 신앙과 거룩한 곳에서 만나 그토록 믿고 의지했던 한 남자가 어떻게 이런 속되고 책임 없는 언행을 할 줄 몰랐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는 도중 그녀는 중도에 내려주기를 요구했다. 더 심각해지길 꺼려 일단 내일을 기약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여느 때와 같이 하루가 또다시 지나고 붉은 해질녘 우린 같은 장소에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아직 상해 있었다. 이렇게 사나흘 지났을까 대뜸 그녀가 이별을 원하는 것이었다.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고 한숨만 밀려왔다. 최근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늘 회사를 마치고 봉은사로 향하지만 이젠 그녀가 예전 같지 않게 점점 멀어져 가고 있음을 느꼈다. 서로 마주쳐도 가벼운 눈인사뿐 우연찮게 만나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내가 결혼한 기혼이란 사실을 눈치 챈 것일까 시간만 더디게 나를 혼란시키고 있었다. 그러다 일주일가량 지났을까 그녀는 더 이상 봉은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너무나 궁금한 나머지 평소 알던 옆의 분께 여쭈어 보니 온 가족이 그전부터 이민해 살고 있는 호주로 떠났다는 것이었다. 내 마음은 덩그러니 홀로 봉은사의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녀가 내 곁으로 다시 돌아오길 기도하며…
2.
태백산의 숨결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 수많은 겨울을 보냈다고 해서 한반도의 겨울을 잘 알고 있는 건 아니다. 태백산의 겨울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풍경을 돌아본 다음에야 우리 영토의 비경을 논할 수준이 된다. 겨울이면 두툼하게 눈옷을 걸쳐 입은 주목군락들이 시선을 끌고 그 위로 반사되어 반짝이는 햇살 또한 예사롭지 않아 보이는 곳. 전국 12대 명산 중의 하나인 태백산은 흔히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진다. 산을 오르는 곳마다 볼거리요, 내딛는 발길마다 천혜의 설경을 맞볼 수 있다. 조금 더 오르면 천제단이 있는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등반으로는 최상이다.
매봉산(1,303m)은 태백산맥에서 낙동정맥이 분기하는 곳으로 천의봉이라고도 한다. 산 중턱부터 정상까지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은 면적은 110만 평방미터 규모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정상 부근에서 바람을 가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모두 8기로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의지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채롭고 아름다운 광경으로 인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귀네미마을은 해발 1,000m에 자리한 전형적인 산촌으로 ‘정감록’에 피난처로 기록된 마을이다. 태백 쪽에서 올라오는 외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귀네미마을은 삼척시 하장면에 광동댐이 생기면서 수몰지역에 살던 37가구가 집단으로 이주해 형성됐다. 여름에는 마을을 둘러싼 가파른 산을 뒤덮는 고랭지 배추밭의 이색적인 풍경으로 유명하고 겨울엔 눈으로 둘러싸인 산촌마을의 고즈넉한 풍경과 일출로 유명세를 탄다.
첩첩이 가로 선 산맥 사이로 보이는 동해바다에서 떠오르는 아름다운 일출은 가히 볼만하다. 삼척시 신기면의 환선굴 바로 위에 위치한 귀네미마을의 이름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형세가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우이령이라 부른데서 연유한다.
통리장은 태백, 삼척 인근에서 가장 붐비는 장이지만 천천히 돌아도 1시간이면 본다. 하지만, 동해바다에서 나는 싱싱한 어물과 산나물 등 먹거리, 볼거리, 살거리가 다양하다. 철암장은 통리장의 절반 수준이다. 작지만 산촌의 인심이 살아 있고 탄광촌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옆에서 느낄 수 있어 향수를 느끼게 하는 장터로 저렴한 가격에 웰빙먹거리를 푸짐하게 장만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태백산천제단은 원형제단으로 천제단에서는 2000여 년 동안 천제가 올려졌다고 하는데, <삼국사기>와 <동국여지승람>에도 이러한 기록이 있다. 구한말에는 우국지사들이 쓰러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구하고자 제를 올렸고 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백마를 잡아 천제를 올린 곳이기도 하다. 지금도 매년 10월 3일 개천절이면 이곳에서 천제가 오른다.
망경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자장이 태백산 정암사에서 말년을 보내던 중 문수보살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그 석상을 모셔 이곳에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망경사에는 대웅전과 용왕각, 요사채, 객사 등이 있는데 용왕각은 낙동강의 발원지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망경사의 입구에 있는 샘물 또한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로 알려진 이 ‘용정’은 개천절에 천제를 올릴 때 제수로 쓰이는 물로서 물맛이 차고 달아서 한국 명수 100선 중에 하나이다. 산행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맛이 걸음을 재촉하는 어려움을 덜어준다.
단종비각은 조선 5대 임금인 문종의 아들로 태어나 12세에 왕위에 즉위했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로 유배된 후 죽음을 맞은,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비각이다. 비각 안에는 ‘조선국 태백산 단종대왕지비’라고 쓴 비석이 있다.
어린 나이에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단종의 영혼이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와서 신선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단종이 청령포의 관풍헌에서 유폐생활을 하는 동안 동쪽 누각인 ‘자규루’에서 비참한 심정을 달래며 지었다는 <자규사(子規詞)>의 한 구절구절을 떠올리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당한 단종의 애사가 더욱 슬프게 느껴진다.
3.
사랑을 나르는 꽃
흔히들 여성을 꽃에 비유한다. 더구나 꽃을 선물로 받는 것은 그 자체가 기쁜 일이다. 아무리 예쁜 꽃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마음에는 많은 차이가 난다. 그렇다면 꽃에 감동과 진심어린 마음을 넣어 선사한다면 어떨까?
최근 단순히 꽃을 파는 게 아닌 디자인, 데커레이션, 서비스를 모두 하나로 모아 꽃과 함께 감동을 전하는 곳이 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감동 창출을 목표로 기념일을 소중히 하는 문화에 착안하여 플라워를 성공시킨 사례는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
20대~30대 초반 남성이 주 고객층으로 가까운 자택이나 호텔에 출장해 일실을 통째로 장식하는 ‘홈데코르’나 지정된 장소까지 꽃을 전달하는 ‘서비스’ 등 차별화된 전략이 눈에 뛴다. 매장내의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 후 음미하고 있으면 여자 손님에게 꽃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설명되기도 한다. 더불어 커피 열매의 산미와 깊이 있는 맛, 핸드 드립이라는 방법에 심혈을 기울여 정성과 시간을 들여 한잔 한잔에 마음을 담아 뽑아낸 커피의 섬세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오리지널 블랜드 커피는 초콜릿과 같은 깊은 맛의 쓴 맛이 특징이며 스트레이트 커피는 세계 각지의 농원마다의 개성과 깨끗한 산미와 허브와 같은 쓴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이 그레이드 커피는 스페셜 커피 중에서도 향과 맛이 뛰어나며 라이치가 떠오르는 귀품 있는 단맛이 특징이다. 더욱이 사랑하는 여성에게 프러포즈할 때 애용되기도 한다.
꽃과 함께 감동을 전하는 이 서비스는 전국 현지에서는 반응이 뜨거우며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꽃을 들고 선물할 때 꽃을 스타일한 블랙박스에 넣어 쑥스러움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기본구성은 꽃을 블랙박스에 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반지나 와인을 함께 넣는 경우도 있다. 남성이 여성에게 프러포즈를 하거나 특정기념일에 꽃에 감동을 담아 전달하고자 함이 으뜸이다.
4.
초유
초유는 자연에서 얻어진 순수 천연성분으로 임신 말기 혹은 분만 직후 처음으로 분비되는 유즙이다. 아기를 낳은 후 둘째 날부터 약 5일까지 분비되는 초유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병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는 면역체가 많이 들어 있으므로 꼭 먹이도록 한다. 아울러 초유는 임신 7개월부터 유방에서 생산되는데 무척 진하고 끈끈하며 짙은 노란색을 띤다. 여기에는 조제분유와 비교할 수 없는 영양분이 들어있다. 초유는 성장물질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호르몬과 인슐린 유사성장 인자를 함유하고 있다.
갓난아기의 영양에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엄마 젖이다. 엄마 젖은 음식물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장내 세균의 번식을 돕고 소화와 흡수도 잘 된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포유류에서 출산 후 일주 이내 분비되는 초유는 유즙으로써 성숙유와 달리 끈끈하고 누런빛을 띄게 된다. 특히 초유에는 세균, 바이러스, 독소 등을 막아준다는 면역성분과 뼈, 신경, 근육, 연골 등의 생성과 유지 및 회복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어린 가축이 초유를 섭취함으로써 그 속에 들어있는 면역물질과 영양물질이 혈액 속으로 흡수되어 출생초기에 전신적으로 감염되는 질병을 방어하기도 한다.
사실, 면역체계의 회복과 체내 축적된 독성물질에 저항하고 손상된 세포를 회복 치료해 우리의 건강에 다양하게 도움이 된다. 초유 속 성장인자는 장관 벽의 세포를 단단하게 묶어주어 치명적 패혈증, 기관지∙호흡기 질환, 아토피를 일으키는 유해세균의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기에게는 평생건강을 좌우하는 면역 체계 형성, 골격 형성, 장 기능 향상 등에 효능이 있다. 초유의 면역인자들이 세균의 감염을 막고 상피세포 성장인자가 화상으로 손상된 세포의 치료에 도움을 주곤 한다.
‘말뼈밀크칼슘’의 경우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초유중 하나로 말뼈 성분이 사람의 뼈 속에 골수를 증가시켜 골밀도를 높이는 효능이 다분하다. 조금 생소하지만 신장기능을 개선시켜 통증이 심해 생활에 불편을 주는 허리, 팔, 다리, 전신관절의 노인성 관절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영양부족과 운동부족으로 생기는 아동왜소증도 신장기능개선을 통한 골대사 향상으로 성장에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러한 말뼈의 효능은 여러 옛 문서에도 기록돼 있는데 '동의보감'에는 말이 신경통과 관절염, 이명에 효험이 있고 특히 허리와 척추뼈에 좋다고 한다. 말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서서 잠을 잘 정도로 뼈가 튼튼한 동물인 만큼 50~60대 노인들에게 말뼈는 건망증, 치매 등에 좋으며 신경통, 관절염, 골다공증에 도움을 준다는 속설이 있다. 한편 말뼈는 그냥 먹기엔 역하고 냄새가 심하므로 먹기 좋게 초유 형태로 바꾼 것이 좋다. 초유성분은 아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효과를 발휘하지만 영양소가 열에 쉽게 파괴되므로 만드는 과정은 그렇게 쉽지 않다.
5.
녹차
아토피는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다. 한방에서는 면역을 억제하는 작용이 아니라 면역식별력을 회복하고 노폐물 배출을 활성화시키는 반대 개념의 치료를 근본적인 아토피 치료로 본다. 이를 위해서 중요시 여기는 것이 바로 청폐, 폐를 정화하는 작용이다. 폐주피모, 즉 폐는 피부와 털을 주관한다는 한의학 이론에 근거한 아토피 치료인 것. 호흡기의 근본인 폐가 건강해지면 작은 호흡기인 피부 호흡이 활성화되어 노폐물 배출이 되고 편도선이 튼튼해져 면역식별력이 회복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폐를 통한 아토피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이며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몸 전체에 작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피부 밑의 노폐물이 배출되는 명현 작용이 관건이다. 이 시기의 괴로움을 참지 못해 아토피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녹차이다. 녹차를 이용한 환부 세척과 녹차 음용은 아토피의 가장 큰 괴로움인 가려움증에 도움이 된다. 아토피 치료를 위한 녹차의 세척 및 음용법을 보면 녹차는 우리 몸의 활성산소를 제거해 준다. 활성산소는 몸의 민감도를 높이기 때문에 민감한 알레르기 환자들에게는 특히 좋지 않다.
사실, 몸이 산성화되면 피로감이 증가하고 동맥경화나 고혈압·뇌출혈·위궤양 등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녹차는 이런 산성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갖는다. 가령 녹차에 들어있는 알칼로이드 물질이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농도가 비교적 높은 알칼리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혈액 속의 산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녹차를 장기간 복용하면 몸을 알칼리성 체질로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녹차의 대표적인 성분 중의 하나인 ‘카테킨’은 항염증과 세균 감염 억제효과로 인해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녹차 잎의 성분이 염증을 억제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또 녹차는 아토피 환자를 위한 목욕제로 널리 쓰인다.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감을 가라앉히고 피부 보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진한 녹차는 화상 환자에게도 쓰인다. 피부에 바르거나 녹차로 목욕을 하면 가려움증 완화에 크게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