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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 6. 한국위인전기. 『이승만. 안창호』, 삼익출판사
1991. 3. 동화집(몬테소리 어린이집 28). 『토끼와 여우』, 한국몬테소리
∎ 1991년 4월 30일. 저서 – 동화집
남진원 동화집
『백설공주』지음 (1991년 4월 30일. 삼익출판사 )
백설공주
옛날, 아주 오랜 옛날, 어떤 나라에 임금님과 이름다운 왕비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임금님과 왕비는, 매일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저희들에게 제발 아이를 갖게 해 주십시오.”
임금님과 왕비의 기도는 날마다 계속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임금님과 왕비의 간절한 소원을 듣고 마침내 마음을 먹었습니다.
‘두 부부에게 예쁜 공주를 선물해 주어야겠구나!’
어느 날 왕비는 마침내 예쁜 여자 아이를 낳았습니다. 여자 아이의 살결은 눈처럼 희고 고왔습니다. 임금님은 아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백설공주’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백설공주는 임금님과 왕비의 사랑속에서 착하고 아름다운 소녀로 자라났습니다. 백설공주를 보면 누구든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들 백설공주를 귀여워하고, 심지어 숲속의 동물과 새들까지도 백설공주를 좋아했습니다. 백설공주는 날마다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나라에 매우 슬픈 일이 생겼습니다. 백설공주의 엄마인 왕비가 갑자기 병이 났습니다. 백설공주는 엄마 곁에서 날마다 정성을 다해 간호하였습니다.
“엄마, 빨리 일어나세요! 어서 일어나셔서 저와 함께 노래도 하고 숲을 거닐기도 해요. 저를 두고 돌아가시면 안 되어요. 엄마, 사랑해요!”
그러나 백설공주의 지극한 정성에도 불구하고, 왕비는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엄마를 잃어버린 백설공주는 너무나 슬펐습니다. 아무 것도 음식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매일 울기만 하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임금님은 백설공주를 위로하였습니다. 백설공주는 임금님의 위로에도 슬퍼하기만 했습니다.
‘엄마가 없으니 저렇게 슬퍼하는 구나. 백설공주에게 새 엄마가 있으면 슬픔을 잊을 수 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임금님은 새왕비를 맞아들였습니다.
“우리 백설공주를 잘 돌보아 주시오. 불쌍한 아이요.”
하고 새 왕비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새 왕비는 아주 무서운 마녀였습니다. 임금님의 부탁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여쁜 백설공주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새 왕비에게는 이상한 거울이 있었습니다. 무엇이든 거울을 보고 묻기만 하면 답을 하는 신기한 요술 거울이었습니다.
어느 날 왕비는 거울을 꺼내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니?”
그러자 거울이 대답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정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백설공주랍니다.”
“아니, 무엇이라고? 지금까지 너의 대답은 한결같이 나였는데 …”
새 왕비는 이 말을 듣고 백설공주가 너무 너무 미웠습니다. ‘안 되겠어, 나보다 예쁜 공주를 그냥 놔 둘 수 없지. ’
새 왕비는 백설공주를 생각할 때마다 화가 치밀었습니다.
혼자서 방안을 쿵쿵거리며 서성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사냥꾼을 몰래 불렀습니다.
“지금 당장 백설공주를 숲속으로 데려가서 몰래 죽이시오.”
“네, 백설공주를 요? 공주를 차마 어떻게 …”
사냥꾼이 망설이자, 새 왕비는 소리를 버럭 지르며 말했습니다.
“명령이오. 다시는 공주를 내 눈앞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시오! 올 때는 내게 백설공주의 심장을 갖다 보이시오.”
사냥꾼은 겁에 질린 채, 하는 수 없이 백설공주를 숲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백설공주님, 숲속에는 예쁜 동물들이 많습니다. 제가 숲속 구경을 시켜드릴게요.”
사냥꾼은 백설공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백설공주를 숲속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드디어 깊은 숲속에 닿았습니다.
그러나 아름답고 착한 백설공부를 차마 죽일 수 없었습니다.
“공주님, 왕비님이 공주님을 죽이라고 하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멀리 멀리 숲속 깊이 숨어서 사세요.”
사냥꾼은 숲속에서 돌아왔습니다. 새왕비에게는 백설공주를 없앴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슴의 심장을 새왕비에게 갖다드리며 백설공주의 심장이라고 속였습니다.
백설공주는 사냥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숲속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숲속으로 들어갈수록 나무들은 더욱 많아져 점점 어두워졌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무서운 소리도 들렸습니다. 백설공주는 몹시 지쳤습니다. 그래서 땅바닥에 스러져 서럽게 울ㄹ다가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백설공주의 뺨을 톡톡 건들었습니다.
백설공주가 깜짝 놀라 눈을 떴습니다.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백설공주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아, 토끼로구나!”
“백설공주님, 곧 밤이 되어요. 여기서 자면 안돼요. 제가 착한 난쟁이들의 집으로 안내하겠어요.”
토끼는 앞장 서서 백설공주를 난쟁이의 집에 데려다주었습니다. 백설공주는 난쟁이의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작은 식탁과 일곱 개의 작은 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식탁 위에는 일곱 개의 작은 접시와 작은 컵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작은 접시 안에는 맛있는 수프가 담겨져 있는 게 아니겠어요?
백설공주는 일곱 개의 접시 속에 든 수프를 모두 먹었습니다. 숲속을 헤매느라고 배가 몹시 고팠던 것입니다. 수프를 다 먹고 난 백설공주는 그릇들을 깨끗이 씻었습니다. 설거지를 마치자 갑자기 졸음이 찾아왔습니다. 백설공주는 이층으로 올라가 일곱 개의 작은 침대 위에 쓰러져 그만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다이아몬드 광산에서 일을 마친 난쟁이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안으로 들어온 난쟁이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식탁 위에 차려놓은 수프가 없어지고, 그릇들은 모두 깨끗이 씻겨져 있었으니까요.
난쟁이들은 더럭 겁이 났습니다. 그리항 난쟁이들은 자기들의 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백설공부를 발견했습니다.
“아, 정말 예쁜 아가씨로구나. 그런데 굉장히 피곤한 모양이지.”
난쟁이들은 아침이 될 때까지 백설공주를 깨우지 않았습니다. 아침이 되어 햇빛이 창문 안으로 비쳐들었을 때, 백설공주는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런데, 일곱명의 난쟁이들이 백설공주를 내려다 보고 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머, 당신들의 집이었군요. 미안해요. 주인의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음식을 먹고, 이렇게 잠까지 자서 ….”
“아니, 괜찮아요. 그런데 아가씨는 누구시며, 왜 이곳에 계시는지요?”
백설공주는 지금까지의 일들을 모두 난쟁이들에게 말해 주었습니다.
“정말 나쁜 왕비이군요. 우리 집에 잘 오셨습니다. 백설공주님, 우리와 함께 여기서 지내도록 하시지요.”
“고맙습니다. 그 대신 저는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하고 청소도 하겠어요.”
“아니어요. 아니어요. 아무 생각 마시고 그냥 편히 지내세요.”
한편, 새 왕비는 다시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지?”
새 왕비는 백설공주가 죽은 줄로 알고 있었기에 태연하게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거울의 대답은 새 왕비가 기대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은 숲속에서 일곱 난쟁이와 함께 살아가는 백설공주입니다. ”
그 말을 듣자 새 왕비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백설공주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니!”
새 왕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폭팔하기 직전이었습니다.
“음. 사냥꾼에게 맡겼더니 후회가 되는구나. 이번에는 내가 직접 나서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한 새 왕비는 머리 빗 장수로 변장하고 숲속에 있는 난쟁이의 집으로 갔습니다.
백설공주는 창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새 왕비는 창가로 갔습니다.
“아휴, 어쩜 그렇게도 아름다우세요! 그 아름다운 머리를 이 빗으로 빗으면 참 좋을 텐데 …. 아주 좋은 빗이라오. 한번 빗어 보세요.”
새 왕비는 백설공주에게 빗을 사라고 유혹했습니다. 백설공주는 머리빗 장수 할머니가 새 왕비인 줄도 모르고 그만 꾐에 빠져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빗이 너무 예뻐서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할머니, 빗 하나만 주세요. 한 번 빗어 보겠어요.”
백설공주는 창 밖으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새 왕비는 백설공주의 손에 빗 하나를 쥐어 주었습니다.
빗을 받아든 백설공주가 머리에 갖다 대는 순간,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빗에는 독이 묻어있었던 것입니다.
백설공주가 쓰러지자, 새 왕비는 기뻐하며 다시 성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녁 때 난쟁이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백설공주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백설공주님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난쟁이들은 백설공주를 일으키다가 머리에 꽂혀 있는 빗을 발견했습니다.
“못 보던 빗인데 ….”
난쟁이들은 빗을 빼내었습니다.
“으음 ….”
백설공주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주었습니다.
“새 왕비의 짓이어요. 공주님 조심하세요. 이제 낯선 사람이 오면 문을 열어주시 마세요.”
난쟁이들은 단단히 주의를 주었습니다.
궁궐로 돌아온 새 왕비는 다시 요술 거울을 꺼내 물어보았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누구지?”
거울은 대답했습니다.
“저 숲속에서 일곱명의 난쟁이와 함께 살고 있는 백설공주입니다.”
“뭐라고?”
새 왕비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지하에 있는 비밀방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새 왕비는 독약을 만들었습니다. 그 독약은 개구리의 꼬리와 뱀의 다리, 두더지의 눈 등이 들어간 아주 독한 약이었습니다. 새 왕비는 그 독약을 빨간 사과에다 묻혔습니다. 그리고 요술의 물을 마시고 사과장수 할머니로 변신했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꼭 성공하고 말테다!”
새 왕비는 단단히 벼르며 난쟁이의 집 앞에 다다랐습니다.
“똑 똑 똑 … .”
새 왕비는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나 백설공주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난쟁이들의 말이 생각났던 거예요.
“아가씨, 예쁜 아가씨. 이 사과 한 번 먹어 보세요. 아주 달고 맛있는 사과예요.”
“안 돼요, 난쟁이 아저씨들이 아무에게도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했어요.”
백설공주는 계속 거절했습니다.
“아가씨,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예요. 나는 단지 사과를 팔러 왔을 뿐이어요.”
백설공주는 상냥한 사과장수의 말에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문밖에서 사과 장수 할머니가 웃으며 사과 한 개를 내밀었습니다.
“자, 먹어 봐요.”
백설공주는 사과가 너무 맛있게 보였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백설공주는 사과를 받아들고 한 입 메어 물었습니다. 그러자 백설공주는 스르르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백설공주가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새 왕비는 기쁨의 소리를 지르며 궁궐로 돌아갔습니다.
‘이젠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이야. 암, 그렇고 말고.“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온 난쟁이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나시 백설공주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또 그 나쁜 왕비의 짓이구나. 별일이 없어야 할 텐데 … “
난쟁이들은 걱정하며 백설공주를 정성스럽게 치료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백설 공주를 살려 낼 수 없었습니다. 백설 공주가 목숨을 잃은 거예요. 난쟁이들은 슬퍼하며 백설 공주를 다이아몬드 관 속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꽃들로 관을 장식했습니다.
슾속의 동물과 새들도 찾아와 백설 공주 옆에서 울었습니다. 난쟁이들은 슬픔 때문에 가의 정신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이웃 나라 왕자님이 그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 무슨 일이오? ”
왕자님이 울고 있는 난쟁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왕자님은 난쟁이들로부터 그 동안에 있었던 백설공주의 일들을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가엾은 공주님이구나. 나도 공주에게 꽃을 바쳐야지.“
꽃을 바친 왕자님은 다이아몬드 관속에 누운 백설공주를 가만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정말 아름답구나! 이별의 입맞춤을 해 주고 싶구나!”
왕자님은 관 뚜껑을 열고 백설공주를 조심스럽게 안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입맞춤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이게 웬일이어요? 백설공주의 입에서 갑자기 독이 든 사과 조각이 튀어나왔습니다. 잠시 후 백설공주는 기지개를 켜며 눈을 반짝 떴습니다. 그 눈빛은 별빛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야, 공주님이 살아났다!”
난쟁이들은 기뻐서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었습니다.
왕자님더 기뻐하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백설공주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백설 공주, 나와 결혼해 주시오.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소.!”
백설공주는 왕자님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축하합니다, 공주님!”
난쟁이들은 백설공주에게 축하의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슬픔 속에 잠겼던 숲속은 다시 행복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난쟁이들은 백설공주와 헤어지는 것이 섭섭하여 속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마침내, 왕자님은 백설공주와 함께 궁궐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난쟁이 아저씨들, 그동안 고마웠어요. 안녕히 계세요.”
백설공주는 일곱난쟁이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난쟁이들은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궁궐로 돌아온 백설 공주와 왕자님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한편, 새 왕비는 다시 요술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지?”
거울이 대답했습니다.
“이웃 나라의 왕비가 된 백설 공주랍니다.”
새 왕비는 확 나서 여술 거울을 깨뜨렸습니다. 그리고 그만 정신이 이상해져서 온 나라를 정처 없이 떠돌아 다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