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2023.1.19.목
■코스: 우두령 고개(충북 영동군 소재)-삼성산-우두령-여정봉-바람재-신선봉.황악산 갈림길-우틀-신선봉-망월봉-좌틀-직지사
■구간거리/평균속도: 12.5KM/2.4KM
■동반자: 빛고을목요산악회 회원 일동 45명
■후기: 오늘은 멀리 경북 김천시 황악산 코스를 정기산행 하는 날이다. 황악산 코스는 백두대간 코스로, 보통 우두령 고개에서 황악산을 거쳐 7~8개 이상의 봉우리를 넘고넘어 여시골산을 경유하여 괘방령으로 하산하지만, 우리 산악회는 황악산을 넘어 운수봉에서 우틀하여 직지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특별 편성했다. 오늘도 45명 만석으로 입추의 여지없이
성원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린다. 아무튼 원거리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많은 회원님들의 성원으로, 만차를 넘어 45명이 함께한 날이었다. 한편, 아침 07:50에 각화동을 출발하여 지리산휴게소에서 따끈한 주먹밥으로 간단하게 아침밥을 대신했는데, 김치가 맛있다고 호응이 대단했는데, 여총무님의 선택이 빛이난 아침이었다. 이윽고 광주-대구 고속도로를 타고 전용버스는 달리고 달려 거창IC로 진입하여 3번 국도인 김천시 방향으로 꼬불꼬불 가더니, 아뿔사! 네비가 이상한 곳으로 안내했는지 도로공사가 한창인 좁은길로 들어가더니 이내 길이 막힌 곳까지 다다랐는데, 후진하여 나오느라 좀 애를 먹었지만 노련한 운행이사가 기지를 발휘해 금새 위기를 모면하고 제대로 된 길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10분정도 지체되었지만, 따지고 보면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오히려 15분쯤 일찍 들머리인 우두령 고개에 안착했다.
오늘 산행은 내가 5~6년전 한겨울에 눈꽃산행을 다녀온 바 있어서 그때의 추억을 회상해, 기획했지만 올겨울 들어 적설량이 적은데다 추위가 덜해 기대를 저버릴지 곤혹스러웠다.
하지만 막상 산행에 돌입하자 바닥에는 아쉬운대로 눈발이 보이기 시작하여, 슬그머니 눈꽃은 아니더라도 눈 산행은 할 수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우두령 고개는 해발고도가 720M인 솔찬히 높은 지대라서 산 타기가 다소 수월할지 알았지만, 워낙 봉우리를 많이 넘다보니 결코 쉬운 코스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도를 높이며 삼성산과 여정봉을 오르는 동안 바닥에는 눈이 갈수록 많이 쌓여 있었고, 전국 어디에서 볼 수 없었던 상고대가 비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나는 전국의 명산격인 높은 고도의 겨울 산을 많이 다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보지못한 수정같이 맑아 거울같이 빛나는 고드름처럼 앙증맞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상고대는 처음 봤는데, 나는 그야말로 황홀경을 목도했다. 다들 멋지다고 감탄해 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하면서도, 들머리에 도착한 순간부터 걱정했던 산행이었는데 다행이었다. 하여튼, 산행을 이어가며 아이젠을 차야할 정도로 바닥에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12시쯤 되니까 여기저기서 그룹지어중간 중간에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오늘 A코스 팀원들은 면면이 주력이 대단하고 산을 잘아는 구성원들이라 잘 타리라 믿고, 대신에 회장님이 부재중이어서 B코스를 리딩하느라 나수 여유가 있는데다, 가까이 다가오는 형제봉과 황악산 능선상에 펼쳐진 멋진 산 그리매는 물론, 상고대의 황홀경에 도취해 사진을 찍어대고 경관을 조망하며 바닥지를 깔고 가며, 천천히 산행을 이어갔다. 바람재에서는 블랙 야크 백두대간 인증도 하는 기회도 있었다. 덧붙이면 맑은날에 바람도 별로없어 기온도 봄 날씨처럼 선선해서, 산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우리일행은 울와이프와 박영옥님, 학산 김정희님 등 4명이었는데, 황악산과 신선봉 갈림길 삼거리에도착하여 오후 1시쯤 점심밥을 먹었다. 이후 신선봉을 경유하여 망월봉 까지는 양지라서 바닥에 눈이 다 녹아 아이젠을 벗어도 되었지만, 그냠 신은채 산행을 이어갔는데 등산로는 비단길 같았다.
그러나, 망월봉을 지나자 직자사 까지는 본격적인 하산길로 접어들었는데, 직지사 까지는 3KM 정도의 짧은 거리라 고도를 현격하게 낮추다 보니 어찌나 깔끄막지고 계단이 수천개는 되는지, 울 와이프가 무릎이 아픈게 아니고 허벅지와 종아리 통증이 온다며 고통을 참는 모습이 역력했고, 걸음은 갈수록 더뎌졌다. 그러다 보니 뒤에 서 따라오시는 울 산악회 최고령자이신 강암님과 청전님(89,87세) 일행이, 이토록 심한 내리막 길을 어떻게 내려오실지 심히 걱정되었다. 우리 일행은 직지사 경내를 간단히 둘러보고 주차장에 도착하자, 하산시각보다 20분 이른 4시에 도착했는데 급기야 강암님 일행인 청천 재무님이 전화가 걸려오기에 직감하기를, 분명히 강암님과 청전님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알아차렸다. 청전님이 다리에 무리가 생겨 상당히 늦을 것 같으니까, 먼저 뒷풀이를 진행 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그분들을 기다리며 직지사 경내쪽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재무님이 걱정하시던 무등산님이 내려오셨는데 늧어서 미안하시다기에 위로해 드리고, 한참을 기다리자 5시가 넘어서나마 다행히 도착하셨다. 그런데 유심히 청전님의 걸음걸이를 보자 심하게 힘들어 하시지는 않은 듯 보여, 다행스럽고 안심이 되었다. 두분의 배낭을 내 어깨에 둘러매고 뒷풀이 장소인 직지사 제2주차장에 도착하자, 뒷풀이가 끝났는데 1시간 이상 기다린 회원들이 야유대신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어 다행이었고, 회원님들의 처신이 고마웠다. 다만, 늦게 오시는 분들을 기다리느라 뒷풀이 시간이길어지다 보니 준비해온 맥주 2박스 24병과 소주 1박스 20병이 모자라다고 아우성이어서, 슈퍼에 들러 맥주 640ml 3병을 수혈했는데, 맥주 1병에 3,200원을 받는게 아닌가! 어쨌든 강암님과 청전님 등 일행은 먹는둥마는둥 허겁지겁 술을 드시고 식사를 하셔서 안쓰러웠다. 결국은 귀광 시간이 다소 지연되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귀광할 수 있었다. 청전님의 상태가 속히 호전되시길 기원한다. 청전님이 말씀하시기를 7년전에 신선봉-망월봉-직지사 코스를 타보셨는데, 그때는 멀쩡했는데 7년의 세월이 이지경이 되셨다기에, 세월의 무상함은 속일 수 없는 일이라는 교훈을 얻은 날이었다.
마침내, 밤 9시경 각화동에 도착하여 뭉개구름님과 청오산님이랑 넷이서, 나주곰탕 집에서 소고기 곰탕과 수육으로 술한잔을 더하고 파하였다. 사실 득권형과 나는 청전님 일행을 마중나가느라 뒷풀이를 거의 못해서, 2차 뒷풀이를 해야할 처지였지만 찬조해 주신 득권형께 고마움을 전한다.
■산 소개: 황악산(黃嶽山, 1,111M)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代項面)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梅谷面)·상촌면(上村面)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예로부터 학이 많이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 불렀다고 하며 지도상에도 흔히 그렇게 표기되어 있으나, 직지사(直指寺)의 현판 및 <택리지(擇里志)>에는 황악산으로 되어 있다. 서남쪽에 연봉을 이룬 삼도봉(三道峰:
1,176m)·민주지산(珉周之山:1,242m)과 함께 소백산맥의 허리부분에 솟아 있다. 주봉(主峰)인 비로봉과 함께 백운봉(770m)·신선봉(944m)·운수봉(740m)이 치솟아 있으며, 산세는 평평하고 완만한 편이어서 암봉(岩峰)이나 절벽 등이 없고 산 전체가 수목으로 울창하다. 특히 직지사 서쪽 200m 지점에 있는 천룡대로부터 펼쳐지는 능여(能如)계곡은 대표적인 계곡으로 봄철에는 진달래, 벚꽃, 산목련이 볼 만하고 가을철 단풍 또한 절경을 이룬다. 그밖에 내원(內院)계곡과 운수(雲水)계곡의 경관도 뛰어나다.
북쪽의 괘방령(掛傍嶺)과 남쪽의 우두령(牛頭嶺)을 통해 영동군과 김천시를 잇는 지방도가 지난다.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민주지산, 남쪽으로 수도산과 가야산, 동쪽으로 금오산, 북쪽으로 포성봉이 보인다. 등산시에는 직지사와 운수암을 거쳐 주능선에 도달하는 3~5시간 정도 되는 산행을 하게 되는데, 계곡길은 가파르지만 능선길은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겨울의 설화(雪花)와 가을의 단풍이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