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성
유월을 베고 누워 하늘 보니
구름은 바람의 무등을 타고 둥둥
철새는 북극바다의 은빛달빛을 품고 반짝반짝
나비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햇살사이로 훨훨
유월을 밟고 대지를 보니
눈길마다 스쳐가는 거리에
어제 보지 못 한 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벌나비와 춤을 추고 있더라
차창으로 스치는 노오란 금계국이 그러하고
아파트 입구를 지키는 빠알간 접시꽃이 그러하다
회사 담장을 넘나드는 주황색 능소화가 그러하고
그 이름 못 다 부르는 수 많은 꽃들이 그러하다
훗날
태양이 꿈꾸는 자드락길 꽃무덤에 앉아
한줄의 언어로 화관(花冠)을 씌우고자 했던
어느 무명 시인의 이야기가
분명 눈물겹도록 그리워질게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행복했던
유월 어느날
첨언) 자드락길 : 나즈막한 산기슭 비탈진 좁은길
첫댓글 멋진 유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