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맙습니다. 김경배입니다.
먼저 저의 단식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많은 도민 여러분, 그리고 기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목숨을 건 단식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삶의 터전이자 생명인 고향을 지켜내려 함입니다.
단식 30일을 넘기는 시간부터는 어느 날 한 순간에 위험한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이 말을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고, 하루가 다르가 뼈만 남아가는 내 몸을 거울로 보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짓기도 했습니다.
제가 의식불명으로 쓰러지기 전에 원희룡에게 반드시 묻고 따져야 할 사항이 있어서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몸을 이끌고 제가 직접 면담 요청을 2일 전부터 4번이나 했는데도 비서실에선 일정조차 잡아주지 않고 있습니다.
이게 선전포고도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는 제 건강이 염려스러웠을 뿐이라는 사과 글까지 올렸던 원희룡의 인간 됨됨이입니까.
국토부는 날벼락 같은 발표를 하며 부동산 투기 우려 때문에 주민의 수용 여부를 묻지 못하고 극비리에 진행했다는 망발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국내 공항이나 전 세계 공항들이 위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면서 만들어졌습니까?
원희룡 도정은 어떤 행보를 했습니까?
첫 발표가 나자마자 대환영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도지사의 가장 큰 직무인 도민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원희룡은 도지사 자격을 2년 전에 이미 상실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 4개 지역 주민 의견은 아예 묻지도 않고 허위 공문을 수차례 보내 제2공항을 조기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문서들을 근거로 국민의 기본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정신나간 국토부는 막무가내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기본계획 수립은 공항 건설이 확정되는 걸 의미합니다. 이대로 계속 진행이 된다면 강정에 이어 제주는 인권 유린의 섬이 될 것이고 제주의 자연과 사람를 대재앙의 나락으로 인도하고 말 것입니다.
세계 역사에 길이 남게 될 비극만을 남기고 말 것입니다.
50년 넘게 반쪽짜리 공항으로 남은 일본의 나리타 공항 산리즈카 지역이 그 예입니다.
그 과정엔 가늠하기 힘든 인명 피해는 물론 국민 혈세 5조원을 낭비하는 소모전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이라도 잘못 꿰어진 단추를 제대로 끼우는 것만이 우리들과 국가권력, 아니 내 조국 대한민국이 상생할 수 있는 길입니다.
원희룡은 지금이라도 도지사의 본분으로 돌아와 성산지역 4개 마을 도민을 죽음의 구덩이로 몰아넣는 행보를 멈추구 국토부에 모든 절차 진행을 즉각 중단 요청하라.
사기, 부실용역 검증을 먼저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진행시킬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금 당장 국토부로 발송하라.
그것만이 퇴임후에도 전직 도지사로 남는 길임을 명심하라.
국토부는 제2공항 건설을 확정짓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지역 주민을 회유하며 우리들 삶의 터전이자 생명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은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즉각 중단하라.
사전타당성 용역이 사기와 부실이 아니였다면 당당하게 용역 검증요구에 먼저 응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국책사업의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평화와 인권의 꿈을 담은 환경수도 제주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지금 당장 이행하십시오.
국가 폭력에 희생되고 인권이 무자비하게 유린당하는 국민이 없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약속을 이행하십시오.
민주주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계 일등국가를 만들어주십시오.
제주도민 여러분.
이제 저는 제 자신의 삶을 모두 버린 강경투쟁의 길을 가려 합니다.
이 싸움은 제 삶터, 제 고향을 지겨내기 위한 싸움만이 아닌 제주도민 모두의 미래를 위한 싸움임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제2공항은 난개발을 넘어 제주의 사람도 자연도 대재앙의 길로 인도하게 됩니다.
제2공항 건설이 확정되면 군사공항마저 막아낼 길이 전무하게 되고 제주는 강정에 이어 미군의 전쟁 전초기지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난개발이란 단어조차 생소했던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저지를 외치며 산화하신 아름다운 청년 양용찬 열사님의 정신과 유산을 이어받아 제2공항 건설을 막아내는 데 저의 모든 것을 걸겠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우리들을 외면하지 말아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 8일 수요일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 부위원장 김 경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