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 또는 '오토바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여러 이름들이 있지만, 그 형태를 불문하고 전 세계의 모터사이클을 대표하는 이름을 하나만 꼽아 보라면 많은 사람들이 ‘할리 데이비슨’을 지목할 겁니다.
미국 마초의 상징과도 같은 듬직한 차체에 번쩍번쩍 빛나는 크롬 도금 장식, 연료탱크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V트윈엔진과 ‘할리 사운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투둥 투둥 투다다다다~’거리는 통쾌한 엔진소리, 자동차로 들이받아도 꿈쩍도 않을 듯한 탄탄한 금속의 질감과 역시 어지간한 자동차의 그것보다 크고 훌륭한(?) 타이어, 그리고 할리의 상징과도 같은 가죽 가방과 라이더의 가죽 재킷 등... 이 모든 개성적인 요소들이 자유롭게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할리와 할리 라이더의 포쓰는 기타 어떤 유명 바이크 메이커라 해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특유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
일본에서는 지난해 7월 9일부터 21일까지 요코하마시에 있는 BankART1929 Yokohama에서 ‘할리 데이비슨 탄생 105주년’을 기념한 전시 이벤트 ‘HARLEY THE HISTORY’가 개최되었는데요, 이 회장 내에서는 역대 유명 할리 모델들을 시작으로 과거의 카탈로그나 광고물, 회화, 사진 등 할리에 관한 추억의 물품들이 1백여 점 이상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바이크 스타일 중 하나인 ‘아메리칸 스타일’을 대표하는 할리 데이비슨이 걸어온 영광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었던 이번 전시... 직접 가볼 수 없는 아쉬움을 웹상의 이미지로나마 달래볼까 합니다. ^^
전시회장인 BankART1929 Yokohama는 1929년에 건조된 건물로, 원래는 은행이었다고 합니다
1903년에 1호차가 생산된 후로 올해로 105주년을 맞이한 할리 데이비슨
1층 전시장에는 역대 모델과 당시를 상징하는 물품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역대 모델은 1917년식 F를 필두로 모두 7대가 전시되었습니다
1917년식 F. 사이드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1200cc OHV엔진을 얹은 1938년식 UL
너클헤드 1940년식 EL은 1000cc로 40마력을 뽑아냈습니다
하이드록라이드 1952년식 EL
바 핸들이 특징인 1979년식 FXS 로우라이더
주 경찰에 채택됐던 1984년식 FXRT의 경찰용 사양
105주년 기념 컬러로 채색된 최신 모델 FLHTCU
탄생 이래의 빛나는 역사들이 기록되어 있는 현수막
당시의 카탈로그와 정비지침서들. 일러스트가 많은 게 역시 미국풍^^
할리 엠블럼이나 V트윈엔진 모양으로 말을 만든 체스 상품 +.+
2003년에 만들어진 100주년 기념 방패
할리 데이비슨 1호차의 레플리카
할리를 모티브로 한 그림들도 다수 전시되었습니다
이건 경찰과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이네요^^
할리 데이비슨 FLHX의 미니어처 모델 +.+
크리스마스 컬러로 채색된 미니어처 모델^^
이번 ‘HARLEY THE HISTORY’ 전시에는 할리의 멋진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 외에도 또 한 가지, 할리에 관한 독특한 콘셉트의 전시회가 열렸는데요,
그 타이틀은 ‘철마와 일본인’. 할리 데이비슨이 일본에 처음 상륙했던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일본에서 생산된 일제 할리 ‘리쿠오’(육지의 왕...이라는 뜻이겠네요^^)의 탄생, 그리고 ‘리쿠오’가 그 막을 내리게 된 무렵까지의 일본인 속의 할리를 재조명한 전시였습니다.
일본인과 할리와의 역사가 쓰여 있습니다
할리가 일본에 처음 상륙했던 것은 쇼와시대 초기의 일이었군요
경찰용과 군용 차량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하네요
이제는 레어 아이템이 된 쇼와 초기의 사진들이 다수 전시되었습니다
1946년식 EL. 수입이 중단되었을 무렵의 차량입니다
일제 할리 ‘리쿠오’. 1935년부터 시판 되었습니다
‘리쿠오’의 취급설명서와 ‘리쿠오’가 등장했던 영화의 팸플릿
‘리쿠오’750RT-II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개발된 모델입니다
1933년 일본에 설립된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의 전경
할리는 ‘서양 문화의 상징’ 중 하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쿠보다상회의 가게 앞에 늘어서 있는 할리의 대열^^
상용(商用) 3륜 타입. 요즘으로서는 상상조차 못할 용도로 사용된 할리입니다;;
할리를 타고 이세신궁을 찾은 일가족의 모습
유치원생 정도로 보이죠? 할리를 갖고 놀고 있는 귀여운 아이들^^
할리를 타고 있는 형제. 쇼와 6년 나가사키시에서 촬영
할리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동경의 대상으로 사랑 받았습니다
쇼와 9년 3월, 하라쵸 경찰서 앞. 경찰용 할리의 모습
샹하이 일본해군집합소 앞에 늘어선 할리
‘리쿠오’와 할리를 취급했던 수리공장의 모습
‘리쿠오’와 후지산. ‘리쿠오’라는 이름은 일반 공모를 통해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경찰 의전용 모터사이클로 친숙한 이미지였던 할리 데이비슨...
지금은 경찰 의전용 모터사이클이 BMW의 네이키드 바이크로 바뀌어서 점차 그 댓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역시 경찰의 이미지에는 왠지 매끈한 BMW보다는 터프한 할리 쪽이 더 어울리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 (어렸을 때 본 미국 경찰드라마들의 영향일지도 모르지만요)
가격이 워낙 높아서 평생 한 번 소유해 볼 기회가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TT
아무튼 보고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할리는 그야말로 바이크 마니아들에게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 아닐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