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곡재~246.5m봉~마현산공원~신령천/금호강 합수점
매곡말(삼매2리) 마을회관 앞, 마을 버스 종점이자 회차장인 주차장에서 162지맥 완등을 이룬 나와 입산 조상래군의 완등 축하 단체기념촬영을 마치고 나서 산행에 나선다(10시20분). 중부 지방은 밤새 억수로 비가 쏟아져 개울마다 누런 흙탕물이 넘칠 것처럼 흐르는데, 지난 번 하산 지점인 매곡말의 골짝을 흐르는 개울에는 수량이 다소 불어나긴 했지만 말간 계류가 다소곳이 흐르고 있는 거였다.이 지역은 강수량이 중부 지방에 비하면 턱없이 적었던 모양이다.다갈색의 가랑잎은 비에 젖어 축축하고, 매미와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만이 숲의 한적함을 흔들어 놓는다.비교적 널찍한 오르막 수렛길을 따라 5백여 미터쯤 올려치면 매덕말 등하행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 안부, 매곡재다.이곳에서 지맥의 산길은 당연히 좌측 9시 방향이다.
소나무 일색의 숲길은 다갈색의 솔가리가 맞춤이고, 산길은 멀쑥하고 밋밋하다.간간이 묘지들이 등성이를 차지하고 있다.묘비조차 없는 봉분의 묵묘들이 거지반인 가운데, 영양이가의 묵묘의 곁을 지나서 10분여의 발품이면 정수리 한복판에 푸릇푸릇한 이끼로 얼룩이 진 삼각점을 간직하고 있는 넙데데한 소나무들만의 해발 246.5m봉이다(10시51분).246.5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여전하게 비단길처럼 부드럽고 밋밋하다.머지않아 멀리서 차량들의 바람가르는 소리가 귓전을 두들기기 시작한다.익산과 포항을 잇는 고속국도를 오고가는 차량들이 내지르는 헐떡임이다.
산길은 지맥의 산줄기와는 달리 우측으로 비스듬히 방향을 틀면서 고속국도를 가로지르는 생태이동통로 육교로 산객을 안내한다.이 육교 덕분에 고속도로를 손쉽게 넘어서면 삼거리 갈림길이 기다린다.이 갈림길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3시 방향이다.고속도로가 끊어놓은 지맥의 등성이는 이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300 미터쯤의 발품을 보태야 지맥의 산길로 원대복귀를 이루게 되는 거다.지맥의 등성이로 원대복귀하는 과정의 산길은 으레 허섭스럽기 마련이다.그러한 과정을 다 거치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3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이어지고 산길은 이전처럼 멀쑥한 행색이다.
두어 차례 길쯤한 꼴의 멧부리를 거푸 넘어서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지맥의 산길은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연천시 화남면 죽곡리 쪽과 그 반대 방향인 고개너머 동남 쪽의 임고면 선원리 사이를 교통하는 14번 군도가 연락부절인 고갯길,죽천재다(11시15분).고갯마루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습도가 높아 후텁지근한 무더위에 바람까지 불어오지 않는다. 시원해야 마땅할 숲의 그늘마저 무덥기는 별 차이가 없다.영천정가의 묘역의 곁을 지나고 좀더 가파른 오르막을 헐떡헐떡 올려치면 납데데하고 길쯤한 꼴의 해발238m봉이다.
238m봉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산객을 안내한다.숲은 여전하게 꺽다리 소나무들만이 그들먹하고,다갈색의 솔가리가 맞춤인 비단길처럼 부드럽고 밋밋한 산길이다.간간이 은빛햇살이 그들먹한 소나무 가지를 비집고 들어와 다양한 기하학 무늬를 연출하곤 사라진다.산길은 부드럽고 밋밋하여 발걸음은 사뭇 가볍지만 높은 습도에 후텁지근한 무더위로 팥죽땀만 금 간 물항아리에서 물이 새듯 줄줄거린다.벌컥벌컥 마른 논에 물 들어가듯이 들어부어 마른 목을 흥건히 적시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소나무들만의 평지처럼 납데데한 해발 238.8m봉을 넘어서고, 쉼터용의 긴 의자 두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면 일성부원군 묘소(좌측으로 400m) 갈림길이다.이 갈림길을 뒤로하는 좀더 널찍한 산길은 다시 삼거리 갈림길로 산객을 안내한다.이곳에서는 좌측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그런 뒤에 곧바로 오르게 되는 넙데데한 멧부리가 정수리 한복판에 낡은 삼각점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해발 208.3m봉이다(12시분).208.3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면 지맥의 등성이의 고도는 사뭇 낮아진다.
팥죽땀을 필요로 하는 무더위는 여전하고 땀을 닦아줄만한 바람은 비뜩조차 하지 않는 숲이다.산길은 영천정가의 묘역의 곁으로 이어지고,좀더 비탈을 올려치면 신갈나무와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지키고 있는 납데데한 해발 199.6m봉이다.윗도리 아랫도리 옷가지가 죄다 땀에 흠뻑 젖어 있다.옷을 입고 찜질방에 들어앉아 미련스레 땀을 낸 것처럼 후즐근한 행색이 아닌가.이럴 땐 시원한 바람보다 더 반가운 게 없는 법인데, 바람은 비뜩을 하지 않는다.그러거나 말거나 연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산길은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 곧바로 평지나 다를 게 없는,소나무들만의 납데데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 180m봉이다(12시40분).
180m봉을 뒤로하면 두 아름은 되보이는 몸통을 잔뜩 비튼 자세로 잡풀더미처럼 잡초로 뒤덮혀 있는 여러 기의 묵묘를 지키고 있는 묘역을 가로지르고,두어 길 높이의 노간주로 울타리를 삼은 금령김가의 화려한 묘역의 곁을 차례로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28번 자동차 전용도로의 암거(지하통로)로 산객은 안내가 된다.28번 자동차 전용도로의 암거를 통과하면 예전 차도의 암거가 거푸 산객을 기다린다.두 개의 암거를 차례로 벗어나면 지맥의 등성이는 좌측 방향이다.여러 기의 묘지가 층하를 두고 산비탈을 차지하고 있다.그들의 곁을 거쳐 지맥의 등성이로 올라붙는다.묘지 주변으로 새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산객을 유혹한다.
암거(지하통로)
남쪽 방향인 영천시가지를 찾아가는 산줄기는 여전하게 비단길처럼 부드럽고 밋밋하다.그러나 무더위에 지친 산객을 위로해줄 만한 바람은 불어오지 않는다.이제는 햇살마저 뜨겁게 쏟아져 내린다.마른 목을 적실 식수만 연신 꺼내든다.해발 176.3m의 삼각점봉으로의 갈림길이 나 있는 삼거리,176.3m의 삼각점봉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3,4백 미터쯤 동떨어져 있는 멧부리다.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입산객들을 위한 쉼터를 지나고 말 사육장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영천시 야사동과 오미동 사이를 잇는 왕복 4차선의 차도가 기다리는데,생태이동통로를 위한 육교를 거치면 손쉽게 건널 수 있다.
육교를 이용하여 왕복 4차선의 도로를 손쉽게 건너가면 지맥의 산길은 우측 2시 방향이다.여전하게 산길은 멀쑥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머지않아 돌담을 두른 영천이가의 시조공제단소의 곁으로 이어지고 곧바로 왕복 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이 도로는 영천시 오미동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남쪽의 영천시 야사동 사이를 교통하는 35번 국도다(14시23분).뙤약볕이 눈부시게 부서져 내린다.그런데 밍근한 기운이지만 바람이 일렁거린다.고갯마루에서 우측으로 100여 미터쯤 이동을 하면 도로 좌측으로 진입로를 만나게 되는데,황칠나무를 비롯한 수목들의 너른 재배단지다.
마현산 공원의 충혼탑
재배단지 한가운데 임도를 곧장 따라 맞은 쪽의 등성이로 올라붙는다.등성이에서 좌측으로 꼬리를 잇는 수렛길처럼 널찍한 산길은 머지않아 왕복2차선의 차도 고갯마루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영천시 화룡동 쪽과 그 반대 쪽인 고개너머 동남 방향인 영천시 문내동 방면 사이를 교통하는 35번 국도가 넘나드는 고갯길,뒷고개다(14시40분).지맥의 산길은 뒷고개 고갯마루를 뒤로하면 등성이까지 아금받게 파고든 따비밭들의 사이로 꼬리를 잇는다.그러한 행색의 등성잇길은 마현산 공원으로 산객을 안내한다.
여러 종류의 운동기구들이 마련이 되어 있는 체력단련장과 영천지구 전적비, 충혼탑 등의 시설물들이 입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그리고 영천시가지가 시원스럽게 한눈에 들어온다.그러한 볼거리를 뒤로하고 암갈색의 데크계단이 안내하는 내리받잇길을 내려서면 영천시 성내동 오거리에 이르고, 머지않아 금호강과 신령천의 합수점에 득달함으로써 도상거리 32km의 기룡지맥을 마무리 짓는다(15시15분).우리 일행들은 산행을 모두 마무리 짓고 영천시내의 식당으로 이동을 하여 나와 조상래 군의 162지맥 완주기념 축하 뒤풀이가 예정되어 있다.
중앙선/금호강
-절반 이상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고 산에서 사망한다는 히말리아 8000m 이상의 고산준봉을 무산소 등반으로 이룩한 라인 홀트 메스너가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죽을 위험이 없다면 내려와서도 별 의미가 없지요.그런 건 애들 소꿉장난이나 다를 게 없으니까요".이 말은 산소통과 셀파를 거느린 풍요롭고 비교적 안전한 고산등반에 대한 최근의 풍조를 비꼰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더군다나 지맥 완주는 거기에 비하면 등반이라고 표현하기도 어색하고 심심파적 놀이삼아 떠나는 안전 제일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제가 항상 즐기는 등산을 저는 항상 산으로의 여행을 떠난다고 표현합니다.그게 딱 어울리는 표현은 아닌지요.여행의 축하 뒤풀이를 위하여 우정의 마음을 써준 만두 대장과 위치로 총무, 일신상의 문제로 갑자기 참석을 하지 못한 산정 부회장, 그리고 동료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산행거리;18.3km.소요시간;4시간50분) (2022,7/14)
(아래)기룡지맥 지도2 외미기재-죽천저수지(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아래)기룡지맥 지도2 죽천저수지-합수점(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