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같이 읽는 시
- 작자 미상 -
지난날 우리에게 아이가 탄생했어요.
평범한 출생 이었죠.
이일저일 바빴고,
치러야 할 고지서도 많았기에
내 아이는 내가 없는 사이에 걸음마를 배웠고,
나도 모르는 사이 말을 배워
나는 아버지같이 되겠어요.
아버지!
꼭 아버지를 닮을 거예요.
언제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함께 보게 될 때에는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겠지.
내 아들이 지난달 열 살이 되었군요.
공 사주셔서 참 고마워요.
아버지!
함께 놀아요.
공 던지기 좀 가르쳐주세요.
오늘은 안 되겠다.
할일이 많다.
아들은 괜찮아요.
하며 밝은 웃음을 머금은 채 나갔다.
나는 아버지같이 될 거예요.
아시죠?
나는 아버지 같이 될 거예요.
언제 오세요.
아버지!
글쎄다.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자구나.
내 아들이 며칠 전 대학에서 돌아왔더군요.
사내답게 컸 길래 나는 말했지요.
내 아들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잠시 함께 앉아 있으려무나.
아들은 고개를 저으며 미소로 말하길
차 열쇠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이따 봐요.
언제 돌아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 함께 좋은 시간을 갖도록 하죠.
나는 은퇴한지 오래이고,
아들은 이사를 나갔죠.
지난달 아들에게 전화해서
괜찮다면 한번 볼 수 있겠니?
그러고 싶어요.
아버지!
시간만 낼 수 있다면요.
새 직장 때문에 바쁘고,
애들은 감기에 걸렸어요.
얘기하게 되어 반가워요,
아버지!
전화를 끊고 나자 선뜻 깨닫게 된 것은
내 아들이 나랑 똑같이 컸다는 것.
내 아들이 꼭 나와 같다는 것.
언제 집에 오니,
아들아!
글쎄요.
하지만 그때는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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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우리에겐 아이가 탄생했어요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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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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