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메가 프랜차이지(mega-franchisee)'가 확산되고 있다. 메가 프랜차이지란 가맹점주가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소위 '멀티 가맹점주' 일컫는 말. 미국의 경우, 한 점주가 동일 브랜드 가맹점포를 10개 이상 운영하기도 하고, 가까운 일본도 전문 메가 프랜차이지 업체가 각기 다른 프랜차이즈 브랜드 가맹점을 적게는 2~3개에서 많게는 20~30개씩 운영한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미국이나 일본처럼 다점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하지만 점차 한 가맹점포가 여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고학력 창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늘었고,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도 활성화되면서 단단한 물류와 지원 시스템을 갖춘 체인본사가 등장해 1인 다점포 운영이 수월해졌다"며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이 직면한 만큼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창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메가 프랜차이지'로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는 과연 무엇일까?
◆다점포 운영은 '사람 관리'가 절반
부평역 인근 번화가 1층에 자리 잡은 181.8m²(55평)규모 호프전문점 다라치(www.darachi.co.kr)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철씨(56)는 닭갈비전문점과 치킨전문점 2개도 함께 운영하는 '메가 프랜차이지'다. 3개 점포에서 월평균 1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침 일찍 시작되는 이씨의 일과는 10여 년간 운영해온 닭갈비전문점에서 시작된다. 24시간 운영되는 닭갈비 전문점은 한 때 이씨가 7개 직영점을 직접 운영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재개발 등 피치 못 할 사정으로 가게를 하나 둘 정리하고 광명시에 있던 본점도 강서구청 인근으로 이전했지만 동고동락했던 직원들은 아직까지 그의 곁을 지키고 있다. 그는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할 수 있는 비결은 순전히 충직한 직원 덕분"이라고 했다.
이씨의 직원 관리에는 남다른 비법이 있다. 매출이 아주 좋아도 일정 봉급밖에 못 가져가는 직원들을 위해 '지분 참여'를 시키고 인센티브 차원에서 5~10%를 지급한 것. 매장을 인수 받기 원하는 직원들에게는 '노하우 전수'로 가게를 물려주기도 했다. 그는 "점장에게 매장 운영을 맡겼을 경우, 매장부터 종업원 관리까지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사기증진과 매출을 늘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생각 바꾸니 죽은 점포가 대박집으로
6년 전 소위 '죽은 점포'를 인수해 답십리에서 33.0m²(10평)규모 치킨배달전문점을 시작한 이흥묵(39)씨는, 이를 살려낸 노하우를 바탕으로 메가 프랜차이지가 된 경우. 그는 얼마 전 창업 6년간의 노하우를 담아 치킨더홈이라는 배달형 점포를 하나 더 오픈했다.
그동안 매장을 운영하면서 품질, 접객 서비스, 배달시간 준수 등 이씨가 터득한 모든 노하우를 접목시켜 점포 간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엔 기존 영업방식을 과감히 깨뜨리는 '생각의 전환'이 주요했다.
이씨는 죽은 치킨점을 처음 인수할 당시 홀형이었던 매장을 배달형으로 바꾸고 점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영업시간을 늘렸다. 장안동 일대 당구장·여관·주점 등에서 밤 11시 이후에 특히 주문이 많다는 점을 노렸다. 홍보수단도 단순히 '전단지 활용'에서 벗어나, 지역소재 음식점들을 광고하는 지역단위 발행 매체를 복수로 선정해 광고하는 방법을 택했다. 배달범위를 일부러 좁혀 근거리 고객에게는 최대한 신속한 배달을 하고 원거리 고객들 수요는 줄이는 방향으로 주문을 처리해 배달하고 매장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줄였다.
창업 전문가들은 메가 프랜차이지로 성공하기 위해선 "같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라도 점포별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체인 본사들은 기존 가맹점주가 창업할 경우 안정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고 가맹비 할인, 창업비 지원 등의 혜택을 주지만, 같은 프랜차이즈라도 점포별로 상권, 종업원 등은 분명 다르기 때문. 따라서 물류와 종업원 교육 등 체계적 지원 시스템을 갖춘 본사를 택하고, 상권에 따라 업종과 서비스 등을 달리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