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쓰려고 할 때 정말 쓸 것이 없어서 그곳에서 산 시간들을 후회했다.. 이런 것도 선뜻 쓸 거리가 없도록 한 일이 없다니..
도대체 누가 이런 생각을 하고 고등학교 시절을 보낸다는 말인가. 한국의 아이들은 이런 생각과 플랜을 가지고 학교에 다니고 있단 말인가. 마냥 흐르는 시간 속에 갖혀 있는 우리 고등학생들이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낼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돼는 이런 문항을 가지고 아이들을 평가하겠다니.. 가히 고려대 답고, 연세대 답다., 제기랄..
쓰긴 써야 겠는데.. 아들은 이 문제를 들고 한 달을 끙끙거렸다. 나도 나대로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요리할 지 궁리에 또 궁리를 했다. 학원에 전화했다. 대신 써 줄 사람을 소개 할 수 있는지.. 학원에선 '모른다' 였다.. 도대체 어떻게 가닥을 잡아야 할까.. 자기 주도 학습이 도대체 뭐인가.. 인터넷을 뒤지고 또 뒤지고..
수시 컨설팅한다는 사람들에게 가서 상담을 받아도 도대체 감이 잘 안잡힌다. 그 사람들은 건당 100만원씩을 받고 써 주겠다는 데 쓸 꺼리는 결국 본인이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럴 바엔 내가 직접 쓰기로 했다.
아이가 적은 이야기들을 토대로 재 구성에 들어가고 아이답게 쓰며 스토리가 있게, 진실성이 있도록 쓰자.
쥐어짜내고 만들어 내고 결국 써 냈다
글자수를 맞춘게 정말 예술이었다.
한 자라도 초과되면 입력이 안된다.
물론 이 자소서 뿐이 아니다. 자소서에 언급된 모든 자료들을 첨부했고..( 상장, 참가증, 자원 봉사증명, 외국어성적증명등) 추가로 1번에 소개한 로봇 관련 사진과 설계도면 , 들을 포트폴리오형식으로 첨부하고 요구하지도 않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서- 내가 읽어봐도 정말 진실하게 써 주셨다. 이런 것들이 모두 합해 졌겠지만 정말 기대하지 않았었다.
우리 아들은 수시 국제화 전형에서 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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