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감과 장애인
최태호
갈등은 모든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자체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갈등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최창욱, 2005). 그러므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갈등을 막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갈등의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의 틀이 바뀔 수 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은 장애인 스포츠활동을 통하여 갈등을 해결하고, 사회와 어울리며 어떻게 긍적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하는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스포츠 활동은 장애인의 사회화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스포츠를 매개로 서로 간 의사소통은 물론 활발하게 상호작용하고 교류하며 장애인들이 긍정적 사회화의 경험을 갖게 하고, 구성원 간 크고 작은 갈등해결의 과정을 갖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사회성 형성 및 합리적인 갈등해결전략 수립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영화 ‘리멤버타이탄’이라는 영화를 보면, 청소년 또래집단에서도 뛰어넘을 수 없었던 인종간의 갈등을 학교 스포츠를 통해 어떻게 인지하고,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해결해 나가는지가 잘 나타나 있다.
차별과 갈등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고,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 그리고 인종차별 속에서 흑인 백인 구분 없이 화합하는 타이탄이라는 고등학교 풋볼팀. 그리고 그 팀의 성공스토리이다. 영화의 배경은 흑인과 백인 간의 화합이 막 이루어지려고 하는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이 시기는 흑·백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때이기도 하다.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흑백의 갈등이 얼마나 심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허만)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벽해야만 했다. 풋볼계에서도 살아남아야 했지만, 가족과 차별어린 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다. 그도 분명 어렸을 적 많이 힘든 사회적 환경을 견뎌내면서 수석코치의 자리에 올랐을 것이다. 그간의 설움을 알기에, 학생들에게는 그러한 설움을 경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토록 완벽을 추구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수석 코치를 맡자마자 합숙훈련을 시작하는데, 그 목적은 친해지기 위한 것이었다. 훈련의 강도가 너무 세어, 학생들의 반발이 있기도 하지만, 그는 그러한 반발에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 조금 더 강한 훈련으로 보답할 뿐이다. 허만 수석코치이전에 수석코치였던 백인 코치는 말한다. "엄격함과 미친 짓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누군가에게는 미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인 허만의 엄격함 아래에서 학생들은 친해져간다. 훈련의 강도가 심할수록 학생들은 단합하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본 주인공(허만)은 미소를 머금는다. 팀은 변화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누구보다 끈끈한 우정으로 뭉쳤다. 피부의 색이란 더 이상 그들을 막는 무언가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문제가 되었던 건, 동료들을 제외한 다른 흑인과 백인들이었다.
장애인 스포츠와 학교체육
풋볼로 하나 된 흑인, 백인 학생들. 그들이 해냈다. 13승 0패로 허만 코치는 무사히 보직을 유지할 수 있었고, 챔피언 트로피까지 거머쥐게 되었다. 이 영화는 단지 한 고등학교 풋볼팀이 챔피언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흑인과 백인의 인종갈등 속에서 나타난 기적적인 화합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러한 화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이다.
풋볼 선수들은 학교스포츠라는 공통의 커뮤니티 안에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고, 무엇보다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어야만 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후퇴 없이 끝까지 진행해온 리더십의 발휘가 단연 돋보인다. 이것을 장애인 스포츠에 접목한다면 장애인 교육과 단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포츠를 바탕으로 오늘 날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과 그 자녀들,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인 스포츠 활동을 적극 이루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공동의 훈련과 화합, 공동의 목표와 협동을 배우며 서로간의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사회는 더욱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