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를 지키면 행복이 온다.
지금부터 15년 전, 내 나이 51세때 한 가정의 가장이며 네 자녀의 부모이고 한 여자의 남편으로 대학교3학년 맏딸, 대학교 2학년 둘째 딸, 고등학교 1학년 셋째 딸, 중학교 1학년인 큰아들이자 막내인 넷째를 키우면서 나름대로 원칙을 세운 게 있었다.
한마디로 내 나이 세대에서는 보기 드물게 대가족이라 걱정을 많이 해주면서도 한편 딸 부잣집 이라고 놀리기도 한다.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은 편할 날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정말 행복하다. 왜냐하면 내 자식들 중 에는 왕따도 영따(영원한 왕따)도 없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상 나이에 맞지 않게 요즘 아이들의 생활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직장에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신입사원부터 정년을 앞두신 선배님까지, 집에 오면 나와 한살차이인 아내부터 이제 초등학생의 티를 겨우 벗은 막내까지 그들의 모든 생활에서 함께해야 하므로 그 영역은 매우 넓고 크기만 하다.
그래서 김 건모의 “핑계”라는 노래를 배워서 인기도 급상승, 한편 현실적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은 누구보다도 빨리 접할 수 도 있다. 학교 내 왕따 문제도 그 와 같은 맥락에서 오래전부터 우리 부부가 고민해 오던 문제 중의 하나였다. 또 다른 가정보다 두배나 많은 자식들을 키우다보니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무관심하게 지나 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아이들은 왕따나 영따 그룹에 속하지 않도록 키울 수 있었던 대는 나름대로 자녀교육에 대한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정은 그리 넉넉한 가정이 아니다. 보통의 우리가정에서 자녀가 왕따나 영따가 되지 않도록 키우기 위한 나 나름대로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첫째는 아이들의 기를 살려주는 일이다.
자녀 개개인의 성격을 충분히 파악하여 성격에 맞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큰딸은 지금은 다소 덩치가 커졌지만 어릴 때는 엄청 예뻤다. 그래서 어릴 때 사진을 보여주면서 꿈을 심어준다. 언젠가 너는 다시 저렇게 예쁘질 수 있다고.... 둘째는 너무너무 착한 아이라서 대학생이지만 너무 나약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면서 적당하게 야단도 치고 혼자 결정하는 방법도 일러 주면서 결코 약하지 않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셋째는 자존심이 무척강한 골목 대장형 이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욕심도 만은 셋 째딸, 다른 사람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는 의리파, 너는 분명히 뭔가 큰일을 할 수 있을 거야? 하면서 칭찬해 준다. 넷째 막내는 막내라고 너무 약하고 자기주장이 없이 자라지 않도록 기분을 살려 주지만 워낙 천성이 능글맞아서 웬만한 일에는 기가 잘 죽지 않는다. 다만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건 아빠인 나를 닮은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태권도 도장에 보냈다.
둘째로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진실한 대화를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건 쉬운 일이건 대화를 많이 하는 건 좋은 것 같다. 가정이 돌아가는 상황을 자녀들도 알 수 있도록 함께 공유해야한다. 또한 형편이 나쁘면 아빠와 엄마가 어떻게든 이 상황을 잘 극복할 있다는 자신과 확신을 암묵적으로, 명시적으로 표현해 주어서 자녀들이 막연히 불안해 하지 않도록 해줘야한다. 말로하기 어려우면 글로 적는다. 편지를 쓴다. 가족일기를 쓴다던지 하는 일이다.우리는 가족공동일기를 썼다.
셋째로는 자식 간에 모든 기회에 차별을 하지 말아야 한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균등하게 어느 한 자녀에게 치우치지 않게, 물론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나의 자녀교육은 철저하게 균등이다. 그 범위 내에서 잘하고 못하는 것은 본인들 책임이다. 즉 4년제 대학 졸업이라는 목표와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하고 공부하게 하며 그때까지만 부모가 책임을 져 주는 일이다. 그 이후의 일은 본인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도록 한다.
결과는 굿이다.
형제, 자매간에 우애가 좋다. 차별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좋은 일도 없지만 특별히 나쁜 일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 되었다. 그결과 생활수준이기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 시기와 질투도 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에 취업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가졌기 때문에 누구를 특별히 부러워하거나 어려 워 하지도 않는다. 부처님 말씀대로 중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중도를 지킨 결과로 행복한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굿 이다.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