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五噫歌 (오희가)
- 다섯가지의 탄식을 노래함
陟 彼 北 芒 兮 噫 (척피북망혜희) 저 북망산을 올라와서 보니 슬퍼라
高 覽 帝 京 兮 噫 (고람제경혜희) 천자가 있는 서울 바라보며 슬퍼라
宮 室 崔 嵬 兮 噫 (궁실최외혜희) 궁궐 높게 지은 것 바라보니 슬퍼라
人 之 劬 勞 兮 噫 (인지구로혜희) 사람들 힘겹게 살아가는 것 슬퍼라
遼 遼 未 央 兮 噫 (요요미앙혜희) 저 멀리 미앙궁을 바라보니 슬퍼라
(감 상)
이 詩는 후한(後漢) 초기의 문장가였던 양홍(梁鴻)의 詩이다. 주제가 다섯 가지의 슬픈
탄식이다.
그 내용을 보면,
당시의 공동묘지였던 북망산에 올라가 즐비한 무덤들을 보며 인생의 무상함을 탄식한다.
권력을 쥔 천자가 있는 서울을 내려다 보며 화려하고 장엄하게 꾸민 도시 경관에 오히려
시인은 슬픔에 잠긴다.
높이 지은 궁궐을 보면서 또한 탄식한다. 다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해서 일까?
시인은 다시 백성들의 노역(勞役)과 이로 인한 수고로움을 보며 탄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멀리 보이는 미앙궁(未央宮)을 보면서 탄식한다.
이 미앙궁은 한나라 첫 황제인 유방(劉邦) 재위 시절에 제국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해 세운
궁궐이다. 京과 宮을 세우려면 수많은 백성의 희생이 따르게 된다.
거대한 궁실과 잘 정비된 제국의 수도를 바라보며, 시인은 자부심보다는 도리어 서글픔을
토로하고 있다.
이 시를 지은 양홍(梁鴻)은 字를 백란(伯鸞)이라고 하며, 부풍군 평릉현 출신이다. 유능한
선비였지만 관직에는 미련없이 초야(草野)에 묻혀 살다 간 인물로서, 백성들의 고통에 깊이
공감하는 작품들을 전한다.
부인 맹광(孟光)은, 현숙한 아내의 표본으로 그 이름을 전하는 분이다.
남편에게 밥상을 드릴 때, 자신의 눈높이까지 들어 공손하고 정중하게 올렸다고 해서,
'거안제미(擧案齊眉)'라는 말까지 전해오게 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당시의 시대상을 통해 탄식을 주제로 시를 남긴 '양홍' 선생의 오희가(五噫歌)를 끝으로
漢代의 작품들 소개를 마치고, 위(魏)나라와 진(晉)나라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