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ups: For Women Only?
문화부 부장기자 김민수
‘그루밍족’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루밍족이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켜 말끔하게 꾸미는 것을 의미하는 grooming에서 유래한 -신조어로,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신조어이다. 남성 전용 화장품과 남성 뷰티 서비스, 남성 화장품 코너의 신설 등 남성 화장은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5년 'Beatwo'라는 영상 제작자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남자는 어떤 이미지인가’ 라는 인터뷰 영상을 제작에 유튜브에 게시했다. 약 100만명이 시청한 이 영상에서 외국인들은 한국 남자를 다양하게 평가했다. 그 중 하나가 다른 나라 남자들에 비해 외모를 꾸미는데 신경을 많이 쓴다는 점이었다. 해외 기관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자의 인당 화장품 구매 비용은 2014년 월 3만원으로 세계 1위, 시장 규모는 세계 2위를 기록했다. 한국 남자들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관심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규모는 7,365억 원에서 2016년 12,936억 원으로 증가했다.
색조 화장품을 구매하는 10명 중 1명은 남자인 지금,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남성 화장의 증가는 경쟁 사회에서의 수단으로 평가된다. 경희대 교수는 ‘내면이 아닌 외모가 평가 기준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의 문제를 보여주는 일’ 이라고 언급했다. 경쟁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외모 관리를 통해 돋보이는 것이 유리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화여대 교수 또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루밍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통계에서 화장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을 얻기 위해‘ 였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 그 뒤를 이었다. 국내 남성 뷰티크리에이터 가운데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레오제이는 중학생 시절 여드름으로 고민하던 중 화장품을 접하게 되었다. 또 다른 남성 뷰티크리에이터인 개그맨 김기수는 화장을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남성의 화장이 자신을 표현하고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다.
위의 뷰티크리에이터 레오제이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화장은 자칫 보기 좋지 않을 수 있는 여드름이나 잡티와 같은 피부의 미적인 부분을 해치는 것들을 일시적으로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 이는 간단한 화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먼저, 세안 후스킨과 에센스, 크림을 순서대로 발라준다. 지금까지도 스킨과 크림 중 무엇을 먼저 발라야 좋은지는 논란이 있는데, 발라 보고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자. 이후, 당신이 지성 피부라면 프라이머를 추가로 발라 유분을 잡아 주는 것도 좋다.
이렇게 기본적인 베이스를 마친 후에는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발라 피부 톤을 밝게 하게 된다. 여기서, 남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피부 톤이 어두우므로, 어두운 색깔의 제품이나, 남성용 라인업이 있는 백화점 입점 전문 브랜드 제품들을 쓰는 것이 좋다. 양 볼에는 콩알 정도 양만큼, 이마에는 같은 양을 2-3번에 나눠 반복하여 발라준다. 이때, 퍼프를 이용해 코 바로 옆이나 눈 밑, 눈꺼풀 등과 같은, 손으로 바르기 힘들고 놓치기 쉬운 부분도 발라 준다.
이렇게 피부 톤을 밝게 하고, 미세한 잡티를 제거했다면, 이제는 자기 피부 톤에 맞는 컨실러를 사용해 여드름 자국이나 주근깨, 기미 같은 큰(?) 잡티를 없에 준다. 그냥 가리고 싶은 부분에 톡톡 발라 주고, 손으로 살짝 펴주면 된다.
이것만으로도 피부의 톤을 좀더 밝게 하고, 잡티나 다크서클과 같은 미관을 해치는 부분을 감춰 좀더 산뜻해질 수 있다. 여기에, 눈매를 강조하고 싶다면 눈썹을 빗은 후 튀어나온 잔털을 자라는 방향으로 한 번, 그 반대로 한 번 눈썹칼로 다듬어 정리해준다. 그 다음 사이사이 빈 부분을 메꾼다고 생각하고 마스카라나 펜슬로 가볍게 그린 다음, 마스카라의 브러쉬를 통해 번짐을 준다. 아이라인의 경우도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눈매 끝에만 살짝 바르고 번짐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처럼, 기본적인 화장만으로도 첫인상을 산뜻하게 바꿀 수 있어, 화장을 하는 남성은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나친 외모 지상주의의 모습이라며 걱정하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그루밍족의 변화 추이를 고려했을 때 ‘증가할 것 같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81%로 자신을 가꾸는 남성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신도, 간단한 화장을 통해 남에게 호감을 얻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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