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해생활을 접고,, 일상으로
남해에 처음 내려오는 날,
하늘은 더없이 맑았는데 떠나는 날 밤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시간이다...
약 3주간 머물렸는데 1주일 더 채우지 못한체 말이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르면서 숙소생활의 불편이 가중되고 피로를 충분히 풀 수 있는 쉼터가
되지 못했다. 특히 숙소에 냉장고. 텔레비전, 보일러등 문제가 불비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움이 가중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주간 머물렸던 서상의 비탈면도 처음엔 생경하여 서먹서먹했던 시간이, 떠날때쯤 되니
이제는 점차 고향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환경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며칠만 머물면 그곳에 곧 동화되는 신비함을 느낀다.
가져갈 보따리를 하나하나 챙기며, 그동안 한마당에서 정들었던 길냥이 세 마리
에게 더욱 눈길이 가는데, 우리가 떠나면 먹을거리와 간식은 어떻게 되는지 걱정이다.
이 녀석들도 우리가 떠남을 알았을까 처음 만났을 때 유난히 사람손을 거부하였던 녀석들도
지금은 가까이 다가와 온갖 재롱을 오늘아침까지도 보여주었다.
머무는 동안 맘껏 남해의 해변길과 산길을 걸었던 시간, 내겐 두번의 길이 대다수였지만
아내는 초행의 길이었는데 시작할 땐 너무 힘들어했고 어려워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바래길에 대한 애착이 점점 더 높아만 갔고, 전체 22개코스 중
7개코스를 남기고 훗날을 기약하는 성과를 남겼다.
시간은 제한되어 있고 이 세상에 남겨야 할 일들은 너무 많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비우도록 노력한다면 그 무거운 삶의 무게를 얼마간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금산의 비단을 두른듯한 바위 사이로 정좌한 부처님이 下心을
구체적으로 설법하지 않더라도 이번 남해 한달살기를 통해 긴 시간을 걸으며 느낀 마음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보다 단단한 마음의 녹차뿌리(직심直心)처럼 남지 않을까.
이제 어둠이 내려앉는 서상땅을 떠나 차는 남해읍과 그리고 고현을 지나 노량대교를 건넜을땐
짙은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남해여! 다시 바래길을 걷기 위해 올 때까지 안녕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