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큰 맘 먹고 부동산 세금중 일부인 취득세와 등록세에 인하를 결정했다. 정부의 이번 등록세 취득세 인하는 우리나라 부동산 조세가 드디어 선진국 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금까지의 유통과정 과세 정책에서 보유 과정 과세체계로의 변환의 시작점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즉 보유과정의 재산세를 상대적으로 적게 부과하고 유통과정인 취득세*등록세와 양도소득세를 과중하게 부과하던 정책에서 취득세와 등록세는 이미 발표한 바와 같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고 나면 현행의 약 절반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취득세 등록세 인하가 전부일수는 없다. 즉 이번 취득세 등록세 세율변경을 기점으로 종국에는 양도소득세 전반을 세율을 손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양도소득세의 대폭적인 세율 손질 없이는 부동산경기가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율과 체계변경의 논의 시작점이 이번 가을 정기국회일 것이다. 이미 그런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강고하게 시장과 전투를 벌이던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지난 5.31 지방선거와 이번 7.16 보궐선거의 결과로 더 이상 버틸 동력을 상실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헌법보다도 고치기 힘든 부동산정책을 수립하겠다던 때부터 변환의 전주곡은 울렸던 것으로, 부동산에 모진 매질을 하던 참여 정부가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바뀌지 않는 정책은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경기부양 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다
자본(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가의 절대과제는 권력에 도전하여 권좌(그것이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상관없이)에 오르는 것이고, 권력을 잡은 다음의 임기동안에는 치적을 쌓고 남기는 것이고, 물러날 때는 권력을 재창출하는 것이 본질이다. 물론 공약 등을 통해서 유권자들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구호일 뿐 본질은 권력을 잡고 치적을 남기고 권력을 재창출하는 것일 뿐이다. 참여정부는 정권 재창출의 방법으로 지금까지는 국민을 부유층인 20%와 중산층 이하 영세민층 80%로 분할한 다음, 80%에 해당하는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정책을 펴면 다음 권력 재창출도 땅짚고 헤엄치기라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 심한 억측이고 자의적인 시각일까?
그러나 현 정부의 그와 같은 손쉬운 재집권 전략은 지금까지의 선거결과를 보면 파탄에 이른 것이 분명하고, 이런 분위기로는 내년 대선에서 재집권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경기부양책을 구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이다. 현재 우리나라 내수경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부동산과 건설경기이다. 투자 파급효과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부동산과 건설경기를 살리는 부양정책을 취하지 않고는 2007년 12월 대선은 해보나 마나일 것으로 판단하고 정책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동산과 부동산의 성질 차이
부동산경기부양의 정책이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동산경기를 활성화(회복기와 활황기진입)시키는 부양정책이 구사되면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 동산은 경기가 활성화되면 가격이 내려가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부동산은 경기가 활성화되면 가격이 상승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초코파이 회사가 1년에 1억 개의 판매목표를 세우고 그 가격으로 한 개에 100원을 책정하고 판매를 개시했는데, 1억5천만 개가 팔렸다고 하면 회사는 초코파이의 값을 5원이든 10원이든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실제 가격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부동산은 정반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홍길동이란 사람이 아파트 한 채를 3억원에 사서 이 아파트를 3년 보유 후 부동산 경기가 좋은 시점에서 처분했다고 가정해보자.
홍길동이 생각하는 이 아파트의 원가는 3억원(구입가격)+구입세금(취득세+등록세+그 외부대비용 약 5%)+보유세금(3년 동안 보유시 재산세등:편의상 1백만 원)으로 3억1,500만원이 된다. 여기에 홍길동 본인이 생각하는 수익률을 얻은 금액이 매도가액이 된다. 즉 매입원가는 3억1,500만 원이였지만 팔 때는 납부한 세금에다가 자신의 수익률(편의상 10%라고 가정하자)을 더한 3억4,650만원이 매도원가(기초가격)이 된다. 그럼 이 아파트를 홍길동에게 산 다음 매수자도 역시 마찬가지 계산을 하게 되어 부동산은 유통과정이 활발할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이다.
만시지탄의 아쉬움도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부동산세율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고 이 과정에 비본질적인 고려는 제외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