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암교회 중고등부 학생들은 대구와 김천의 학생들보다 오히려 순수하였다.
서울와서 가장 걱정한 것은 내가 경상도 사투리를 조금(?) 쓰기 때문에 듣기에 불편하면 어떻하나 하였 는데 사투리가 듣기 좋다고 하였다.
여름 수련회가 다가왔다.
나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거의 놀이 위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조를 짜서 조장을 뽑고 각조마다 버너, 코펠을 준비하여 밥을 만들어 먹고, 성경공부, 포크댄스, 오락, 캠프 파이어를 계획했다.
그런데 상암교회는 전도사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사님이 직접 만드신다고 하였다. 수련회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에 프로그램을 주셨다.
그런데 이것이 왠 날벼락인가?
프로그램을 보고 내 눈을 의심하였다. 프로그램 내용은 목사님 새벽 설교 2시간, 오전 설교 2시간, 저녁 설교 2시간으로 되어 있었다.
그것도 4박5일.
밥은 집사님들이 따라가서 해 주고 학생들의 자유시간은 고작 오후2시에서 6시까지가 전부였다.
그것도 저녁 집회 시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무리한 운동을 삼가하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수련회 때 기타를 치거나 율동은 금한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수련회가 어디 있는가?
한편으로는 '나는 가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었다. 전도사로서 자율권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매년 수련회 때 마다 해 온 일이기 때문에 불평이 없었다.
이렇게 희안한 수련회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발생하였다. 하루에 6시간의 설교가 지루하지 않는 것이었다.
오광수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낳은 조직 신학의 대가인 박형용 박사님 제자이며, 박형용 조직신학 편집 위원이셨다. 모든 시간을 조직 신학을 강의하셨는데 내용이 깊고 쉽게 풀이하여 주셔서 학생들도 은혜 를 많이 받았다.
그 이후로부터 오광수 목사님의 편견은 없어지고 목사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중국에 와서 교회를 세우고 지금까지 10년이 넘도록 거의 매년 무석연합교회에 오셔서 집 회를 해주신다.
그런데 교회로부터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하신다.
한국에서 부흥회라고 하면 유명한 사람 모셔와서 박수치며 찬양부르고, 주여삼창 하고, 눈물을 흘리 며 통성기도하고, 웃기는 이야기를 들으며 배꼽을 잡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오광수 목사님은 항 상 조용한 강의식으로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시니 참석율이 저조하다.
한국에서는 부흥회 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무석연합교회는 장년 성도가 200여명이 되어도10여명 정도 참석한다.
참으로 희안한 집회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가실 때마다 내년에도 다시 오시겠다고 말씀하신다.
중요한 것은 매 번 집회 때마다 은혜 받으시는 분들이 한 두 분 계신다.
집회에 한 사람만 변화되어도 큰 성공이라 생각한다.
현재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집회를 하는가? 그 집회에서 한 사람만 변화한다면 사회가 변화되고 나라가 변화되었을 것이다.
북경이나 상해 같은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의 교회에는 거의 매일같이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탈랜트 같은 유명한 목사님을 초청하여 집회를 연다.
그래서인지 일부 목회자들이 탈랜트와 같아지려고 하는것 같다.
교회는 유명한 강사들이 와야 사람들이 모이지 이름없는 강사들이 오면 모이지 않는다.
집회의 중심이 예수님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그래서 교회는 계속 유명한 사람들만 초청해 온다.
그런 사람들이 오면 대개 생명의 말씀은 없고,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는 말을 하고 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집회 때에는 뭔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집회가 끝이 나고 나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고 속았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공허감은 더욱 커진다.
얼마전 교회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어 마비가 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여러명의 사람들이 들어와 USB칩을 꽃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진리를 발견하였다.
한 컴퓨터에 여러개의 USB칩을 꽃으면 컴퓨터가 바이러스를 먹어 병이 나듯이 교회에서도 여러 강사들의 강의와 설교를 들으면 좋을 것 같지만 유익보다 영적인 바이러스에 걸려 영혼에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이런 말을 하여 가끔 비판을 받지만 가급적 기독교 방송을 보지 말라고 말한다.
교회가 없는 곳에서, 혹은 병이나 사고가 나서 교회에 가지 못함으로 방송을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그러다보니 날씨가 덥다거나, 춥다거나, 놀라갈 약속이 있으면 교회에 가지 않고 방송을 떼우는 경우가 많다.
유명한 교회, 유명한 목사 설교 들은 것으로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그러나 주님은 모이기를 힘쓰라고 말씀하셨다.
조금 귀찮더라도 교회에 나가서 예배드리고 교회 중심으로 신앙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음식을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는 것이 몸을 건강하게 하듯이 말씀을 적당히 먹고 많이 봉사하는 것이 영적인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방송에서 나오는 목회자를 평가하고 메너 좋고 말을 잘하고 잘 웃기면 스타가 되어 전국을 누비며 집회를 하고 광고도 하여 스스로 타락된 길로 빠지게 한다.
교회는 그런 것이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 유혹을 버리기가 힘들다.
유명한 사람이 다녀가면 다음엔 그 사람보다 더욱 유명한 사람을 데려와야 사람들이 집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럴수록 소금물을 먹은 것 같이 갈증은 더욱 심해 져서 죽게 된다.
그런 것을 보면 항상 이사야 서 말씀이 생각 난다.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이사야1:13).
이러한 가운데 오광수 목사님께서는 사람들이 적어도 항상 낙심치 않으시고 항상 준비해오신 말씀을 성 실히 전하고 가신다.
오광수 목사님의 연세는 2009년 현재 86세이다.
그런데 지금 45세인 나보다 걸음이 빠르시다.
그리고 지금도 영하30도가 되는 중국 북쪽에서 하루에 7시간씩 일주일을 내복도 입지 않으시고 강의하 신다.
사람들이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매일 약을 먹으신다고 한다. 그 약이 무엇이요?
하면 신약, 구약성경이라고 답하신다.
나는 이렇게 충성되신 오광수 목사님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항상 감사드린다.
그리고 교회의 집회 참석율이 적더라도 희안한 집회를 계속해 나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