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가 숙성되는 중에 매년 2%씩 증발되어 없어지는 것을 천사의 몫(angel's share)라고 한다면, '자기 잘못이 아닌 쓰레기 같은 삶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위스키 4병을 훔치는 것도 천사의 몫이라고 얘기하는 영화.
부자들이 고급 위스키를 맛보기 위해서는 그 정도 손해는 감수해야지, 체제 유지를 위해서는 하층민들에게 좀 더 아량을 베풀어야지, 켄 로치의 미적지근한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게 위스키가 아니고 더 큰 것이라면, '자기 잘못이 아닌 쓰레기 같은 삶의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더 본질적인 것도 훔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그것도 천사의 몫이 아닐까 하는, 급진 불온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던 영화,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를 보고 왔다.
첫댓글 '천사의 몫'이라는 이름이 정말 예쁘죠! 조금이라도 손해를 안 보고 살려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없어지는 그 부분을 기꺼이 감수하고 '천사의 몫'이라고 이름붙인 그 마음이 신기하고 여유롭게 그랬어요. 자본가들이라면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인위적인 오크향을 넣고 증발을 막는 숙성통을 만들었겠죠?? ㅠㅠ 그랬을거에요.. 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