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5일, 일요일, Cuzco, Hostal Familiar (오늘의 경비 US $35: 숙박료 20, 점심 12, 저녁 2, 식료품 16, Sacred Valley 관광 70, 인터넷 2, 환율 US $1 = 3.50 sole) 오늘은 Cuzco 근교에 있는 Sacred Valley (성스러운 계곡) 관광을 다녀왔다. Sacred Valley는 제법 아름다운 곳이다. 계곡 한 가운데 Urubamba 강이 흐르고 강 양편으로 푸른 밭과 마을이 있다. 계곡 양쪽은 깎아진 듯한 민둥산으로 둘러싸고 있고 그 산 너머로는 멀리 흰 눈이 덮인 Andes 산맥이 보인다. Urubamba 강을 따라서 Pisac, Urubamba, Ollantaytambo 세 도시가 있다. Urubamba 강은 Machu Picchu를 지나서 Amazon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얼마 전 1970년대에 카누를 타고 Amazon강을 처음으로 완주한 탐험대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그들은 Urubamba 강 상류에서 시작했다. 아마 Urubamba 강의 근원지가 Amazon강의 근원지인 것 같다. 일요일이라 관광객들이 많아서 40인승 관광버스가 만원이다. 사람들을 모으느라고 약 30분 동안 Cuzco 시내 호텔을 돌다가 아침 9시쯤 Cuzco를 빠져나갔다. 가이드의 영어가 시원치 않았지만 그런 대로 알아들을 수 있다. 30분을 달리더니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조그마한 마을 앞에서 버스가 선다. 단 30분 달리고 휴식이라니 장사 속 휴식인 것이 틀림없다. 명목이 휴게소인 모양인데 화장실 하나 없다. 우리는 가게를 피해서 길 건너 마을로 가서 마을길을 한참 거닐다가 버스로 돌아왔다. 다시 한 시간 정도 달려서 Sacred Valley 관광의 첫 번째 도시 Pisac에 도착했다. 일요일 장이 서는 곳이라는데 100% 외국여행자 상대로 한 기념품 가게들뿐이다. 여기서도 또 기념품 가게를 피해서 근처에 있는 Urubamba 강가로 가서 강경치를 구경했다. 다음 도시로 가기 위해서 버스 정류장에서 어디론가 가버린 관광버스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한 살쯤 되는 어린애를 업고 서있는 여자가 있는데 애가 어찌나 눈이 크고 동그란지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찍으라고 해서 찍으니 당장 돈을 내란다. 순진해 보이는 시골 아줌만데 이럴 수가 있나하고 기분이 상해서 돈을 안주고 돌아섰더니 돈 달라고 하며 한참을 따라다닌다. 정말 정 떨어지는 나라다. Pisac 근처에 있는 Inca Citadel 요새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매우 험하다. 요새 근처에는 옛날 마을 터도 있다. 왜 이렇게 높은데 마을이 만들었을까. 그리고 마을 근처 산에는 돌을 쌓아서 만든 계단식 밭 터도 남아있다. 페루에는 어디가나 eucalyptus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에도 매우 흔한 이 나무는 호주가 원산지인데 스페인 사람들이 호주에서 가져다 심은 나무란다. 또 페루에 많이 보이는 잔디는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것이라 한다. 이렇게 다른 대륙에서 가져와도 기후만 맞으면 잘 자라나 보다. 이곳에도 eucalyptus 나무와 아프리카 잔디가 많이 보인다. 또 페루에 많은 것은 coca 잎이다. 코케인 원료인 coca 잎은 차도 만들어 마시고 입 속에 넣어서 즙도 빨아 마시는데 고산증에 좋고 배고픔, 갈증, 피곤함, 추위 등을 덜 느끼게 하고 두통, 치통에도 좋다하니 거의 만병통치약이라 할 수 있다. 이곳 원주민들은 치아가 좋은데 그것도 항상 coca 잎을 물고 있기 때문이란다. 다음 도시 Urubamaba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시내를 벗어나서 어느 개인 집 앞에 버스를 세우며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란다. 들어가 보니 정원에 부페 식으로 차려 놓았는데 가격이 15 sole로 비싸다. 음식을 보니 가짓수만 많을 뿐 별로 먹을 것이 없다. 몇 사람이 다른데 가서 먹으려고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길 건너 조그만 구멍가게를 가리키면서 점심시간이 40분이니 멀리 가지 말라고 겁을 준다. 가이드는 틀림없이 이 음식점에서 커미션을 받는 모양이고 우리가 다른데서 먹는 것이 맘에 안 드는 거다. 그래도 우리를 포함해서 10여 명이 시내 쪽으로 걸어 나갔다. 한 10분 걸어가니 조그만 음식점이 나오고 길가에 소고기를 꼬치에 끼어서 구어 파는 곳도 있었다. 그곳에서 꼬치고기를 군 감자와 함께 배불리 먹었는데 가격이 불과 4 sole이다 (약 1,400원). 맛없는 부페 음식을 15 sole에 사먹는 것에 비교하면 너무 싸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한참 달려서 Ollantaytambo에 도착하니 조그만 도시인데 관광버스가 수 십대가 정차하고 있고 관광객으로 붐비었다. 아름다운 도시이고 Inca 유적도 많아서 하루 이틀쯤 쉬어가고 싶은 곳이다. 이곳까지 버스로 와서 기차로 갈아타고 Machu Picchu로 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았다. Ollantaytambo에는 숙박 시설, 음식점, 인터넷 등 없는 것이 없다. Cuzco를 또 한 번 온다면 Cuzco에 머물지 않고 Ollantaytambo에 머물면서 당일치기로 Cuzco와 Sacred Valley를 구경하고 Machu Picchu는 기차로 구경하고 Ollantaytambo 주위 트레킹을 하겠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Machu Picchu 트레킹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렇게 권하고 싶다. 여행지도 Sacre Valley 한 가운데로 Urubamba 강이 흐른다 이 나라 산엔 왜 이렇게 나무가 없을까? 그래도 산은 아름답다 마을길로 양떼를 몰고 가는 양치기 소녀 시원스럽게 흐르는 Urubamba 강은 Amazon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Pisac 공예품 시장, 외국 여행자를 위해서 일요일에만 열린다 똥그란 눈과 빨간 볼이 예뻐서 사진을 찍으니 엄마가 돈 달라고 손을 내민다 남반구인 이곳은 우리네의 4월초나 마찬가지다, 옥수수 싹들이 누런 황토밭을 초록색으로 바꾼다 지금은 사용 안 하는 옛 Inca 제국의 계단식 밭 땡볕에서 점심을 들고 있는 여인 Inca 유적 Inca Citadel을 보러 가는 여행객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다 Inca Citadel에는 물 공급을 위한 수로도 있다 Inca 사람들은 돌로 벽 쌓는데 달인이었든 것 같다, 지진 때문이었을까? 높은 산 중턱에 자리를 잡았던 옛 Inca 제국 마을과 계단식 밭 터 Urubamba에서 점심 식사 때 음악 연주를 하는 원주민 악단, 시끄러운 소리를 한참 낸 다음 돈을 걷어간다 여행사가 데려 간 음식점 음식이 비싸기만 하고 먹을 것도 변변치 않아 보여서 시장에서 꼬치구이를 사먹었다 Ollantaytambo의 Inca Complex 요새, 이곳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Inca 군이 스페인 군을 물리쳤다 Inca Complex 한 가운데를 지나가는 수로, 설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 얼음물처럼 차갑다 Inca 제국 때 시체를 말리던 곳에서 포즈를 취한 흑색 복장을 한 괴상한 영국인 그룹, 그중 한 사람에게 왜 흑색 복장을 하느냐고 물었는데 싸늘한 눈초리의 무응답이었다 |